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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 큰' 손정의 35조원 사물인터넷에 쐈다



IT/과학

    '통 큰' 손정의 35조원 사물인터넷에 쐈다

    로봇·인공지능·사물인터넷 융합 노리는 소프트뱅크…모바일 반도체 1위 영국 ARM 인수

     

    일본 소프트뱅크가 3조3천억엔(약 36조원)에 영국 ARM 홀딩스 인수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ARM은 애플 아이폰을 비롯해 세계 스마트폰 프로세서의 95%를 차지하고 있는데다, 삼성전자 엑시노스와 퀄컴 스냅드래곤 등이 대부분 ARM의 코어나 아키텍처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을 정도로 글로벌 시장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ARM 인수금액 3조3천억엔은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현금자산의 70%에 달할 정도로 막대한 금액이다.

    소프트뱅크는 2조5천억엔을 비롯해 최근 중국 알리바바 주식과 핀란드 게임업체 슈퍼셀을 매각하며 챙긴 약 2조엔의 매각대금을 합쳐 모두 4조5천억엔(약 48조원)의 현금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스프린트를 인수하며 부채 규모도 크게 늘은 상황이다. 3월말 현재 소프트뱅크 부채 규모는 12조엔(약 129조원)으로 ARM 인수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미즈호은행과 한도액 1조엔 규모의 단기 차입 계약을 추가로 맺었다.

    ◇ 소프트뱅크 자산규모 위협하는 인수 금액, 더 급한 이유 있었나

    자산 유동성에 대한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손정의 회장이 ARM을 인수한 이유는 무엇일까.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성숙해진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2016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증가율이 3.1%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2014년 27.8%에서 2015년 10.5%로 급락한 가운데 사상 처음으로 10% 미만으로 떨어진 수치다.

    손정의 회장이 이를 모를리 없다.

    (그래픽=스마트이미지 제공)

     

    ARM은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둔화를 염두하고 그동안 인텔이나 퀄컴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시장 확보에 나섰다. 그 중 가장 유망한 분야로 기기들을 서로 연결하는 사물인터넷(IoT)을 눈여겨 봤다. 커넥티드 카 등을 위한 새로운 칩의 수요는 수십억 개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커넥티드 디바이스 시장이 2014년 38억달러에서 2020년 2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IDC는 2020년 1.7조달러 규모로 추정했다.

    올해 1분기 5월까지 전 세계에 41억개의 칩이 공급됐고, 그 중 절반 이상이 ARM 기반의 칩이었다. 모바일 기기 로열티도 같은 기간 전체 사용료의 3분의 2를 차지했다.

    ARM은 두 달 전 사물인터넷 투자 전략의 일환으로 컴퓨터 비전 회사인 Apical을 3500억달러에 인수했다. APical은 영상과 임베디드 비주얼 컴퓨팅 IP 회사로 2002년에 설립돼, 작년에는 영국에서 가장 성장이 빠른 기술 회사 100위 안에 들기도 했다.

    APical의 제품은 15억대의 스마트폰과 3억대 이상의 IP 카메라, 디지털 카메라, 태블릿에 사용되고 있다. ARM은 인수를 통해 커넥티드 카에 필요한 레이더와 카메라에서 흐르는 데이터 스트림을 처리하는 기술을 확보했다.

    ◇ ARM 스마트폰 시장 성숙단계에 사물인터넷 공격 투자

    ARM 또 지난해 이스라엘 사물인터넷 보안 전문 업체인 산사(Sansa)와 오프스파크(Offspark), 블루투스 기술 업체인 와이센트릭(Wicentric)과 선라이즈마이크로디바이스(Sunrise Micro Devices, SMD), 사이클 정밀 가상 프로토타이핑 솔루션 공급업체인 카본 디자인 시스템즈(Carbon Design Systems)도 잇따라 인수하면서 사물인터넷 공급망 체인을 구축했다.

    ARM은 독자적인 사물인터넷 운영체제인 mbed OS를 개발해 기업들이 ARM 기반 칩을 선택함으로써 각종 커넥티드 디바이스를 신속하게 구축할 수 있도록 했다.

    소프트뱅크도 지난 주 미국 사물인터넷 서비스 회사인 에어리스 커뮤니케이션(AERIS Comminications)과 합작회사 '에어리스 재팬'을 설립해 사물인터넷 플랫폼에 한 발 다가섰다. 에어리스는 차량용 텔레매틱스 기업으로 클라우드 서버와 연결된 내비게이션이 주변 음식점이나 관광지 등을 찾아주고, 차량 운행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로 이번 합작을 통해 일본과 미국은 물론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커넥티드 카 시장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워릭 비즈니스 스쿨(Warwick Business School)의 마크 스킬톤 교수는 포춘(Fortune)과의 인터뷰에서 "ARM의 행보는 현재 시장의 한계를 인정하고 PC와 모바일을 넘어 소비자의 가정과 빌딩, 자동차와 사물인터넷을 통해 새로운 신흥 시장으로 확장 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킬톤 교수는 또 "소프트뱅크가 모든 장치와 서비스를 연결하는 중요한 네트워크에 '접착제'를 바르는 흥미로운 도전(ARM 인수)을 했지만, 이번 통합과 시장을 확장을 하는데는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의 브렉시트(Brexit) 여파로 인한 파운드화 가치 하락은 그나마 인수 자금 동원에 어려움을 겪은 소프트뱅크에게는 행운이었다. 영국 기업들에 대한 투자 철회나 자금 확보에 비상이 걸리면서 사물인터넷 인프라 투자를 확대해온 ARM에게도 소프트뱅크의 '러브 콜'은 적지 않은 도움이 됐다.

    휴대전화 통신 인프라는 손정의 회장을 일본 최대 통신 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해줬다. 손 회장이 소프트뱅크를 통해 지속적으로 세계 모바일 생태계 중심에 서기 위해서는 사물인터넷을 확장을 추진하고 있는 ARM과 같은 칩 메이커가 절실했던 것과도 맞아 떨어졌다.

    손정의 회장은 "ARM 인수는 우리가 만든 가장 핵심적인 인수 중 하나"라며 "사물인터넷에 투자하는 매우 중요한 기회로 소프트뱅크 그룹과의 훌륭한 전략적 결합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소프트뱅크 기반을 흔들 정도로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은 ARM 인수가 그동안 수많은 성공 신화를 기록한 손정의 회장에게 '신의 한 수'가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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