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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 고' 속초에서는 가능한 이유…구글의 보너스?



IT/과학

    '포켓몬 고' 속초에서는 가능한 이유…구글의 보너스?

     

    세계적 열풍으로 밤낮 없이 포켓몬을 잡으러 다니는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 고(Pokemon Go)'가 한국에서는 플레이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속초와 고성, 양양, 울릉군 등 일부 지역에서 포켓몬 고가 실행된다는 경험담이 SNS를 강타하고 있다.

    12일 한 온라인 게임 전문 매체 게시판에 한 유저가 속초에서 '포켓몬 고' 실행이 정상 가동된다며 화면을 캡처해 사진을 게재했다. 이 매체는 실제 팀을 꾸려 속초에 가서 확인한 결과 정말로 게임이 실행됐고, 유저들은 앞다투어 속초행 의사를 밝혔다.

    현재 위도 38도 위쪽 일부 지역(휴전선 지점)과 울릉도에서 사용이 가능하다는 제보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 전파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게임 유저들이 서둘러 속초행 고속버스 등 대중교통편 예매에 나서고 있지만 여름 휴가철과 겹치면서 매진사례를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비무장지대인 DMZ 지역에 '체육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자 한 게임 사용자는 자신의 블로그에 "진정한 용자만이 차지할 수 있는... 혹시 이곳이 DMZ 평화공원?"이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포켓몬 고는 구글 지도(Google Map) 기반으로 실행되는 게임으로 일부 누리꾼들은 모바일 기기에서 지도상 GPS 좌표가 읽혀야 정상적으로 실행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 하고 있다. 즉, 구글이 아시아 데이터 GPS 할당 구획에서 한국을 제외했다는 것.

    사실은 이렇다.

    남한지역 대부분이 보안구역설정으로 '포켓몬 고'를 실행할 수 없지만 속초와 고성 울릉 지역은 물론 북한지역은 벗어나 있어 게임을 실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 개발사 나이안틱은 2014년 증강현실 게임 '인그레이스'를 출시하면서 전 세계를 직사각형의 '구획 지도(Cell Map)'로 나누어 특정 구획에서는 게임 앱을 통해 수신되는 GPS 신호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출시국가를 관리했다.

    남한지역은 대부분 'AS16'으로 시작하는 구획으로 분류했다. 제주도와 일본 남서 일부 지역은 'AS15'로, 일본 내륙지역은 'NP16'으로 구분하면서도 부산지역과 인접한 일부 지역은 'AS16'으로 분류했다. 오히려 대마도는 한국 구획으로 되어 있고 육지를 제외한 해상과 북한에 대해서는 이 구획 지도를 적용하지 않았다.

    누리꾼들은 나이안틱이 같은 방식으로 출시국가를 차단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지구를 미세한 직사각형 구획 지도로 나누어 이 중 해상을 제외하고 내륙 및 도서만을 포함시키다보니 어떤 지역에서는 더 많은 공간을 포함하거나 포함하지 않는 공백이 생긴다.

    이런 이유로, 서울과 경기도 북부지역 'AS16-ROMEO-14' 구획은 북한의 개성과 사리원 등 평양 서남지역 상당부분이 함께 포함되었다. 이처럼 국가간 경계와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지다 보니 명확한 구획보다는 GPS 신호를 주는 지역을 중심으로 국가를 구분하는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강원 북부 일부지역과 속초, 고성, 양양은 'NR-15'로 북한 구획으로 구분되어 있다. 이때문에 이 지역이 포켓몬 고 제한 지역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나이안틱이 북한을 제한 구획에서 아예 해제한 것. 그렇다고 북한에서도 게임을 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속초 지역에서 '포켓몬 고'를 실행해 인증샷을 올린 네티즌들

     

    일각에서는 구글이 한국 정부와 국내 지도 반출 문제로 꼼수를 부린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지만, 이는 중국이나 일본 등 포켓몬 고 미출시 국가에서 나타나는 동일한 현상이다.

    그렇다고 한국에서 구글지도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구글이 한국 정부에 요청한 5000분의 1 지도 반출 여부가 8월 25일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반출이 확정되면 한국도 포켓몬 고를 구글지도 기반에서 한국어 버전으로 이용할 수 있지만 반출 허가가 나지 않는다면 이 게임을 정상적으로 즐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국토지리정보원 관계자는 "지도 반출 문제 논의는 첫 사례인데다 국가의 보안, 외교, 통상, 산업 경쟁력 등 다양한 부분에 걸쳐 있어 쉽지 않지만 8월 25일 까지는 결론이 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포켓몬 고 한국서비스가 정식으로 시작된다면 최소한 이 결정이 난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국내 게임 사용자들은 남의 집 이야기 처럼 생각했던 포켓몬 고를 속초와 고성군 일대 지역에서 할 수 있다는 소식에 분주히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일약 '성지'로 떠오른 속초는 고속버스 터미널에서부터 카페, 도로, 건물 등 곳곳에서 포켓몬과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캡처 사진들로 SNS와 온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포켓스탑 및 체육관 위치를 알려주는 맵. 속초와 고성 일대에 포진해 있고 바다에도 있다.

     

    속초 지역 인증샷 (사진=트위터 갈무리)

     

    이 지역에서는 게임을 위한 GPS가 작동하고 포켓몬이 등장하지만 지도 정보는 표시되지 않는다. 게임 앱 상에서 지도 없이 허허벌판을 무작정 돌아다니면 어떤 위치에서 포켓몬이 나타나고 스마트폰 카메라를 통해 나타난 증강현실 포켓몬을 포획하는 방식이다.

    나이안틱이 지난 5일 한국을 포함해 일시적으로 포켓몬 고를 전 세계 동시 출시했을때 전 지구에 미리 프로그래밍해 넣은 포켓몬들은 일종의 시스템에 의해 가려져 있다. 이 장막을 걷어내면 포켓몬들이 등장한다. 서비스 제외 구획인 한국의 속초 일대가 그 경계에서 살짝 벗어나면서 은신처를 드러내고 있다. 전통적인 해양 관광지 속초가 포켓몬 고의 '미드타운(midtown)'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한국 출시가 확정된다면 포켓몬의 등장은 국내 전역으로 확대되겠지만, 구글의 국내 지도 반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지도 내비게이션을 이용하는 방식은 여전히 요원하다.

    포켓몬 고는 일본 게임 개발 회사인 닌텐도가 지분을 출자한 포켓몬 주식회사와 구글에서 분사한 증강현실 게임 개발회사인 나아안틱이 손을 잡고 인기 만화영화 '포켓몬스터' 탄생 20주년 기념으로 개발한 모바일 증강현실 게임으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AR을 이용해 다양한 실제 장소를 돌아다니며 포켓몬을 잡는 게임이다.

    지난 5일 첫 출시된 포켓몬 고는 호주와 뉴질랜드를 시작으로 7일 미국과 영국 등 유럽국가로 확대 출시되었지만 그 외 지역에서는 서버 확충 문제 등으로 잠정 중지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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