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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성 추문' 강정호 정상 출전-김상현은 퇴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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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韓·美 성 추문' 강정호 정상 출전-김상현은 퇴출, 왜?

    '둘이서와 혼자서의 차이?' 최근 나란히 성과 관련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메이저리그 피츠버그의 강정호(왼쪽)와 KBO 리그 케이티 김상현. 강정호는 여전히 경기에 정상적으로 출전하고 있지만 김상현은 수사 중이라는 보도가 나온 지 1일 만에 방출됐다.(자료사진=노컷뉴스, 케이티)

     

    한국 야구 선수 2명이 동시에 메이저리그(MLB)와 KBO 리그에서 성 추문에 휩싸였다. 'KBO산 1호 메이저리거 야수' 강정호(29 · 피츠버그)와 2009년 KBO 리그 MVP 김상현(35 · 케이티)이다.

    먼저 강정호는 지난 6일(한국 시각) 미국 매체 시카고 트리뷴을 통해 성폭행 혐의로 경찰이 수사 중인 사실이 밝혀졌다. 지난달 18일 시카고 컵스와 원정 기간 한 여성을 숙소로 불러 술을 먹인 뒤 성폭행을 했다는 혐의다. 해당 여성이 경찰에 신고해 수사에 들어간 상황이다.

    김상현의 성 추문은 지난 12일 알려졌다. 지난달 16일 전북 익산시 한 주택가에서 길을 지나던 한 여대생을 보며 음란행위를 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당초 선수의 이름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익산에 2군 경기장이 있는 케이티 소속일 것이라는 추측이 돌았고, 결국 케이티가 사실을 인정하면서 알려졌다.

    다만 강정호는 이후에도 정상적으로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섹스 스캔들'이 불거진 당일에도 대타로 나섰고, 이후에도 선발 출전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김상현은 곧바로 팀에서 제외됐다. 12일 넥센과 홈 경기에 선발 출전한 김상현은 성 추문 사실이 알려지자 급히 교체됐고, 하루 만인 13일 구단에서 임의탈퇴를 결정했다.

    ▲MLB "강정호, 수사 결과 전까지 징계 없다"

    이런 차이는 한국과 미국 야구, 더 나아가 문화의 차이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는 스포츠와 선수의 사생활은 엄격하게 분리하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 그러나 한국은 스포츠 선수에 대해 공인으로서 보다 높은 도덕성을 요구한다.

    무엇보다 법 제도 상의 문화 차이다. 미국의 경우는 혐의를 받더라도 수사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 무죄추정의 원칙이 확실하게 지켜진다. 경찰은 물론 언론에서도 추측성 발표나 보도를 엄금한다. 만에 하나 무죄가 밝혀질 경우 당사자가 겪을 피해를 염려해서다. 또 피해자가 추측성 보도나 경찰 발표에 대해 소송을 걸 경우 막대한 보상을 해야 하는 상황도 생긴다.

    강정호가 수사 중에도 정상적으로 경기에 출전하는 이유다. 강정호는 물론 피츠버그 감독이나 동료 선수들까지 성폭행 관련 질문에는 함구한다. 미국 현지 언론에서도 가급적 이 사안에 대해서는 묻지 않는 분위기다.

    구단이나 MLB의 징계 역시 마찬가지다. 수사 결과가 확실하게 나온 이후에야 결정된다. MLB 롭 만프레드 커미셔너는 이날 올스타전이 열린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강정호의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수사 기관의 결론 전에는 어떤 처벌도 내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KBO-구단, 발빠른 징계 및 대처

    이에 비해 KBO 리그는 문제가 된 선수들에 대한 징계가 신속하게 이뤄진다. 김상현의 경우는 경찰 수사가 진행 중임에도 언론 보도 이후 1일 만에 퇴출을 결정했다. 물론 김상현이 혐의를 인정한 부분이 크긴 하지만 발빠른 대처다.

    케이티와 KBO는 앞서 장성우의 경우에도 빠르게 징계를 내렸다. 장성우는 지난해 10월 전 여자친구와 SNS로 치어리더와 동료, 코칭스태프에 대한 험담을 주고받은 게 밝혀져 파문이 일었다.

    이에 케이티는 11월 2일 50경기 출장 정지와 벌금 2000만 원 등의 징계를 내렸고, KBO 역시 품의손상행위 규정에 의거 240시간 봉사 활동 제재를 부과했다. 치어리더 박기량이 장성우를 명예 훼손 혐의로 고소해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었다. 장성우에 대한 법원 판결은 올해 2월에야 나왔다. 물론 이 역시 혐의에 대한 장성우의 시인이 있었다.

    지난 2014년 한국시리즈 4차전 당시 포즈를 취한 윤성환(왼쪽부터), 오승환, 안지만, 임창용 등 전, 현 삼성 투수들. 이들은 모두 해외 도박 혐의로 수사를 받았거나 진행 중이다.(자료사진=박종민 기자)

     

    '도박 스캔들'과 관련해서도 비슷했다. 지난해 10월 해외 도박 파문이 불거진 삼성 임창용, 윤성환, 안지만은 두산과 한국시리즈 명단에서 제외됐다. 경찰 수사 중이었지만 삼성은 엄청난 전력 누수에도 이들을 뺐고, 준우승에 머물렀다. 강정호가 MLB에서 정상적으로 출전하는 것과는 분명히 다른 부분이다.

    이후 임창용은 지난해 말 삼성에서 방출됐다.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이었다. 이후 임창용은 고향팀 KIA로 복귀해 KBO의 시즌 50% 출장 정지가 풀린 뒤 출전하고 있다. 다만 경찰의 수사가 잠정 중단된 윤성환, 안지만은 개막 이후 합류해 나서고 있다. 그러나 팬들이나 여론의 시선이 여전히 곱지는 않은 상황이다. 부담을 느낀 선수들도 예년만 못한 성적을 내고 있다.

    ▲시기는 달라도 징계 의지는 같다

    그렇다고 해서 MLB가 무조건 선수들을 감싸는 것은 아니다. 일단 혐의가 사실로 밝혀지면 중징계가 내려진다. 강정호 사건과 관련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만프레드 커미셔너도 "선수들이 권리만큼이나 사회적 책임감도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 폭력과 관련한 MLB의 징계 의지는 확고하다. 이미 MLB는 지난해 8월 가정과 성 폭력, 아동학대 방지 협약을 발표했다. 강정호는 이 협약 이후 처음으로 조사를 받는 선수라 더 주목을 받는 것이다.

    MLB는 이 협약 이전에도 아롤디스 채프먼(30경기)과 호세 레예스(52경기) 등에 징계를 내렸다. 여자 친구 혹은 아내를 폭행한 혐의였는데 법적 처벌이 내려지지 않았지만 제재를 가했다. 시기는 최대한 신중하게 정하지만 처벌에 대해서는 엄격한 것이다.

    이에 대해 양 리그를 동시에 중계하는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미국은 최대한 무고한 피해를 막기 위한 법적인 체계가 확실히 잡혀 있다"면서 "만에 하나 무죄로 밝혀질 경우 누가 책임을 지느냐에 대한 확실한 원칙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우리의 경우는 소위 '카더라 통신'에 의한 피해가 적잖은 게 사실"이라면서 "이에 대한 명예 훼손 등의 제소도 최근에야 주목을 받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한국과 미국 야구의 구조상 차이점이 크다는 의견이다. 허 위원은 "KBO 구단들은 대부분 대기업이 운영하는데 그룹 이미지를 크게 생각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길 경우 대응이 빠르다"면서 "반면 MLB 구단들은 이런 점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에 신중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대한 구단 자산인 선수를 보호한다는 것이다.

    다만 KBO든, MLB든 선수들이 팬들의 사랑으로 부와 명예를 얻는 만큼 그에 따르는 사회적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점은 같다. 팬들이 떠나면 어떤 리그든 존재의 이유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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