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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사리오 "ML 출신인데 왜 韓에서도 배우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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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사리오 "ML 출신인데 왜 韓에서도 배우냐고요?"

    '배운 대로 했더니 넘어갔어요' 한화 윌린 로사리오가 7일 SK와 원정에서 8회 승부에 쐐기를 박는 2점 홈런을 날린 뒤 그라운드를 도는 모습.(인천=SK)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SK-한화의 시즌 8차전이 열린 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 경기 전 김성근 한화 감독은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27)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실력도 실력인 데다 인성도 훌륭하다는 평가다. 김 감독은 "지금까지 본 외국 선수 중 가장 착하다"고 운을 뗐다. 메이저리거 출신으로 자부심이 셀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평소 외인에 대해 다소 까다로운 김감독의 칭찬이 이 정도다.

    김 감독은 "가르쳐주면 (다른 외인들에게 흔히 있는) 거부 반응이 없다"면서 "최대한 받아들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야구 최고 무대 메이저리그 출신 선수들은 자신만의 방식을 고수하는 경향이 많지만 로사리오는 예외라는 것이다. 실제로 로사리오는 김 감독의 지도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이날도 로사리오는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5-4로 역전을 이룬 8회 1사 1루에서 로사리오는 SK 채병용의 초구를 통타, 좌중간 담장을 넘긴 2점 홈런을 날렸다.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은 한방이었다. 이날 3안타 3타점 2득점의 맹타로 14-4 대승을 이끌었다.

    'ML 출신은 잊어주세요' 지난해 콜로라도에서 뛰었던 로사리오의 모습.(자료사진=메이저리그 홈페이지)

     

    전날도 로사리오는 7회 2점 홈런 등 2안타 2타점 3득점 활약으로 13-2 대승에 힘을 보탰다. 홈런 4위(19개), 타점 5위(67개), 장타율 5위(6할4리)에 타율 3할2푼6리(18위) 등 중심 타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7일은 1루 수비에서도 빛났다. 2-4로 뒤진 5회 1사 1, 2루에서 로사리오는 SK 최승준의 타구를 잡아 2루로 재빨리 송구했다. 결국 1루수-유격수-투수로 이어진 병살 플레이가 완성됐다. 여기에 6회 1사 1, 3루에서도 로사리오는 이명기의 땅볼을 잡아 지체없이 홈으로 송구해 실점을 막았다.

    이날 로사리오는 경기 전 타격 훈련만 마친 게 아니라 1루 수비 훈련도 집중적으로 소화했다. 원래 로사리오는 포수 출신이지만 KBO 리그에서는 주로 1루수로 나서고 있다. 김 감독은 "공을 빼는 동작이 빨랐다"면서 "판단과 송구가 좋았다"고 칭찬했다.

    이날 경기 후 로사리오는 한국에서도 배움의 자세를 꾸준히 유지하는 데 대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프로 선수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배우고 나면 나중에 일본이든 미국이든 어떠한 리그를 나가서도 선수 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면서 "그래서 최대한 여기서 많은 것을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감독님, 잘 했죠?' 김성근 감독은 "로사리오가 가끔 홈런인 줄 알고 천천히 뛰다가 2루타가 되면 벤치를 향해 귀여운 표정을 짓는다"고 한다. 지난달 4일 삼성과 경기 때 모습.(자료사진=한화)

     

    한국에서 배운 점도 적잖다. 로사리오는 "KBO 리그에서 배운 점이 있다면 변화구 대처 능력을 꼽을 수 있다"면서 "메이저리그는 강속구 투수들이 많은데 한국 투수들은 대부분 외국인 타자와 상대할 때 변화구를 결정구로 많이 던진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로사리오는 KBO 리그 데뷔 시즌인 4월에는 다소 고전했다. 22경기 타율은 3할7리였지만 1홈런 6타점에 머물러 2012년 빅리그 28홈런의 자존심을 구겼다. 삼진도 24개나 됐다. 경기당 1개 이상이었다.

    하지만 5월부터 로사리오는 달라졌다. 25경기 타율 3할4리로 4월과 비슷했으나 홈런이 9개로 늘었고, 타점은 31개나 됐다. 삼진은 절반인 12개로 줄었다. 6월 24경기 타율 3할4푼7리 7홈런 25타점으로 상승세를 이었다. 7월 3경기는 타율 5할 2홈런 5타점이다.

    배운 만큼 경기 결과로 나오고 있다. 로사리오는 "코칭스태프와 많이 상의하면서 조언도 많이 받는다"면서 "연구하면서 변화구 대처 능력이 이전보다 많이 향상된 것 같다"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화려한 경력을 내세우며 자존심부터 세우다 실패한 몇몇 외국인 선수와 달리 불치하문의 정신으로 끝없이 성장하고 있는 로사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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