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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내달라는 지도 정보…정부 '풀까 말까'



IT/과학

    구글이 내달라는 지도 정보…정부 '풀까 말까'

    구글 1:5000 지도 데이터 공식 요청…보안시설 유출 등 문제로 의견 분분

     

    세계적인 IT기업 구글이 최근 정부에 국내 지리정보 데이터를 정식으로 요구하면서 정부내 보안 관련 부처와 산업·서비스 관련 부처간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지난 1일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지리정보원에 1:5000 대축적 지도 데이터 제공을 정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구글코리아와 구글 법률대리인을 통한 지속적인 문의는 있어왔지만 한국정부에 정식으로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글은 과거에도 1:25000 대축적 지도를 요구해 정부 승인 하에 국토지리정보원이 제공한 사례가 있지만, 1:5000은 현재 국내에서 사용하고 있는 내비게이션에 탑재된 지도 정보로 자동차 운행을 위한 세밀한 지리정보 데이터가 포함되어 있다.

    최근 해외 기업들의 지도 데이터 제공 요청이나 문의 민원이 늘면서 국토지리정보원 주관으로 정부 7개 부처 4급 이상 공무원이 참여하는 심의위원회가 2014년 11월에 구성됐지만 정식으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국내 지리정보 데이터의 해외 반출에 대한 구글의 정식 요청도 처음이어서 사실상 구글에 대한 단독 심의로 진행된다.

    문제는 국내 보안시설에 대한 유출 문제다. 국내 사업자의 경우 공간정보 데이터 서버를 국내에 두고 국내법의 규제를 받지만, 구글은 미국 등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국내법으로 규제하는데 한계가 있다.

    산업·관광 유관 부처는 지도 정보 공유가 기술산업 유발효과와 지도 데이터를 활용한 관광산업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지만, 국가정보원이나 국방부 등 군사·보안 유관 부처는 아직 남북한이 정전국가로 있는데다 한반도 지정학적 특성상 국내 보안 시설이 노출될 경우 발생할 문제로 반대 입장을 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가 최근 기술·정보의 발달 속도에 비해 규제 정비가 이를 따라오지 못하자 규제개혁위원회를 설치해 국가 경제·산업에 파급효과를 가져올 각종 제도를 완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해외 기업들의 편승도 늘고 있다.

    구글은 직관적이고 정확한 지도 정보 서비스인 구글맵스와 위성지도 서비스인 구글어스, 천문지도 서비스인 구글 스카이 등을 운영하고 있는 세계 최대 글로벌 공간 정보 업체이기도 하다.

    구글은 국내 1:5000 대축적 지도를 활용해 보다 정밀한 국내 지도정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고, 2020년 상용화 할 무인자율자동차용 내비게이션을 탑재해야하기 때문에 아시아의 주요시장으로 보고있는 한국에서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정밀한 지도와 공간 정보 데이터는 필수다.

    정부가 정밀지도 데이터 제공을 무조건 반대를 하는 것은 아니다. 보안시설이나 국가 안보를 위협하지 않는(사실상 국내법의 규제를 받을 수 있는) 수준에서 동의만 한다면 제공할 용의가 있지만 구글은 내부 규정을 이유로 이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구글은 현재 미국과 싱가포르·대만·네덜란드 등에 서버를 두고 미국과 아시아, 유럽지역에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한국에도 데이터 센터를 만들어 서버를 두면 문제가 해결되지만, 역시 구글은 내부 규정을 이유로 국내법의 저촉을 받는 방식을 회피하고 있다.

    국토지리정보원 신승원 주무관은 "관련법상 국가 보안시설 보호와 안보 위협이 되지 않는 수준에서는 다른 국내 업체들처럼 지도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지만 현재 법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구글의 요구처럼 무조건적으로 제공하기는 힘들다"면서 "다만 최근 관련 정보기술 산업이 크게 성장하면서 다양하고 정밀한 지도정보 데이터를 오픈해야한다는 요구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한국지리정보학회 회장(금오공대 토목학과 교수) 이진덕 교수는 "1:5000 대축적 지도는 우리나라 전역을 커버하는 수준으로 구글이 요구하는 것은 단순한 지도가 아니라 국내 전역에 대한 3D 실감지도를 만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구글이 국내법을 준수하지 않는다면 북한은 물론 해외 국가에 나라의 세세한 정보를 노출 시키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산업계의 시각은 조금 다르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국내 안보를 위해 지도 정보의 유출을 제한하는 것은 동의한다"면서도 "산업계가 국내에서만 활동하는 것도 아니고 구글이든 애플이든 해외 기업들과의 연계된 산업이나 서비스도 있기 때문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지도 정보는 미래 신성장 산업인 자율주행차와 드론 등 다방면에 걸쳐 산업유발효과를 갖고 있어 산업계의 제도 개선 요구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제도개선 움직임은 글로벌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산업계의 다양한 요구가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미 자율주행차와 드론과 관련된 규제 개선이 있었던만큼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오지 않겠냐"고 예상했다.

    구글의 국내 지도 데이터 요구에 대한 정부 부처의 심의는 오는 8월 25일까지 처리해야 한다. 첫 심의는 6월 안으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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