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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iN]"인공지능 뮤지오,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는 로봇"



IT/과학

    [스타트업iN]"인공지능 뮤지오,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는 로봇"

    인공지능 소셜 로봇 MUSIO 개발사 AKA를 찾아가다

    [스타트업iN]은 벤처 정신으로 똘똘 뭉친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희망 스타트업과 당찬 모험가들을 찾아가는 코너입니다. [편집자 주]

    AKA 인공지능 로봇 '뮤지오' (사진=AKA)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바둑기사 '알파고'가 한국에서 휩쓴 파장은 실로 대단했다. 생소했던 인공지능(AI) 관련 기사가 연일 미디어를 장식하고 세계적인 IT 기업인 구글이 아마존 알렉사(Alexa)에 이어 내놓은 인공지능 스마트홈 음성비서 구글홈(Google Home)은 성큼 다가온 인공지능 시대를 실감하고 있다. 인공지능 분야의 대표적인 교과서 '인공지능: 현대적 접근방식'의 저자 스튜어트 러셀 UC버클리대학 교수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하는 영화같은 세상을 두려워 해야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처럼 인공지능이 인간을 앞도하는 세상이 올 것을 걱정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의 친구가 될 것을 확신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인공지능 로봇 뮤지오(MUSIO)를 개발한 스타트업 AKA다.

    AKA는 해커스 공동창업자인 정명원(43) 대표가 2009년 미국에 건너가 Investa K라는 투자회사를 공동창업한 뒤 교육 사업을 하던 경험을 살려 모바일 영어 콘텐츠를 개발하는 AKA를 재차 공동창업하면서 탄생했다. 다소 복잡한 창업 이력을 갖고 있는 정 대표는 본인을 ‘연쇄창업자(Serial Entrepreneur)’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외에도 초기 창업멤버인 김상범 전 넥슨 이사와 EOGF Partners라는 투자회사를 공동창업해 해외진출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등 창업과 투자 전문가다.

    2009년 설립된 AKA는 미국 델라웨어를 본사로 캘리포니아 산타모니카와 서울, 도쿄, 홍콩에 지사를 둔 여느 스타트업답지 않은 규모를 자랑한다. 전체 직원은 30여명으로 미국 본사와 사무소는 펀딩과 리서치, 법률자문 등을 맡고 있고, 일본과 홍콩은 세일즈를 주축으로 담당한다. 한국은 2014년 정명원 대표가 투자자로 웨어러블 웨이트트레이닝 트랙커 개발 스타트업인 '웰 잇(Well It)'의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출신 임완섭(24) 대표와 만나 의기투합해 기계언어와 자연언어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AKA 한국지사(AKA Intelligence) 형태로 합병을 했다. 임 공동대표가 인수를 제안했고, 정 대표가 이를 받아들여 한식구가 됐다.

    ◇ 과학고·KAIST·유학파·용병 등 전문가들이 다 모였다

    서울 합정에 위치한 AKA인텔리전스에서 엔지니어들이 뮤지오를 놓고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한국 지사는 핵심 연구개발 인력이 집중되어 있는 곳으로 인공지능 엔진 뮤즈(MUSE)와 로봇 뮤지오(MUSIO)를 개발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 사무소 이름도 AKA인텔리전스다. 일본은 주로 현지 세일즈 인력이 상주해 뮤지오 일본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한다. 홍콩은 뮤지오를 처음 중국시장에 먼저 내놓기 위해 설립했지만 최종 마켓 포인트를 일본으로 바꾸면서 좀 더 지켜보고 있다.

    정명원 대표가 뮤지오 일본 진출을 앞두고 현지에 가있어 그와는 이메일로 인터뷰를 대신했다. 대신 서울 합정동에 위치한 AKA인텔리전스 사무소에서 인공지능 로봇 뮤지오의 연구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임완섭(24) AKA 공동대표를 만났다. 지난 5월 스타트업 얼라이언스가 주최한 ‘스타트업 프레스데이’에서 처음 만나고 두 번째였다.

    서울 합정에 위치한 AKA인텔리전스 사무실 (사진=윤창원 기자)

     

    서울 합정역 옆에 위치한 AKA인텔리전스의 사무실은 꽤나 훌륭해보였다. 지상 2층, 지하 1층에 독립된 건물로 전에 입주해있던 헤어샵이 사용하던 인테리어를 거의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스타트업 회사들이 꿈 꿀만한 그런 공간이다. 지하에 있는 공간은 기숙사로 만들어 출퇴근이 불편한 직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다양하게 꾸며진 사무공간에서는 개발 엔지니어들이 자유롭게 코딩을 하거나 회의를 한다. 1층에는 시장과 기술 분석을 하는 리서치팀, 인공지능 뮤즈의 엔진팀과 뮤지오를 활용한 콘텐츠팀, 전반적인 운영을 지원하는 운영팀이 자리하고 있고, 2층은 각종 회의실과 뮤지오를 직접 구성하는 하드웨어개발팀, 디자인팀, 앱을 개발하는 모바일팀 등이 있다.

    사무실 한쪽에는 뮤지오를 이용해 다양한 디지털 기기와 연동하는 IoT 스마트홈 실험 공간도 있다.

    ◇ "뮤지오,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는 인공지능 로봇"

    AKA 임완섭 공동대표가 뮤지오를 들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우리 뮤지오에는 감정이 있어요."

    임 공동대표에게 어떻게 인공지능 로봇을 개발하게 된 거냐 물었더니 다소 엉뚱한(?) 답이 돌아왔다. 로봇에게 감정이 있다니,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는 "구글 홈이나 아마존의 알렉사는 어떤 기능을 해줄 것이냐 요청하면 필요한 답을 찾아주는 기능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뮤지오는 사용자가 화를 많이 내면 낼수록 거친 감정을 가진 로봇으로 성장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친구처럼 함께 성장하는 소셜 로봇이 바로 뮤지오라는 것이다.

    정명원 대표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졌다.

    "제가 처음 컴퓨터를 배운 것이 초등학교 컴퓨터실이었습니다. 오랫동안 부모님을 졸라 당시에는 아주 비싼 컴퓨터를 가질 수 있었어요. 부모님이 무리해서 컴퓨터를 사주신 이유는 교육적인 동기였죠. AKA는 궁극적으로 모든 사람에게 뮤지오 로봇을 공급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고, 이는 소비자의 교육적 동기를 해결해주는 핵심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AKA와 뮤지오가 현재 아시아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영어 교육) 문제를 가장 효과적이고 결정적으로 해결해 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죠."

    정 대표에게서는 다소 현실적인 답이 돌아왔다. 개발자인 임 공동대표에게서는 애정이, 비즈니스 전문가인 정 대표에게서는 자신감이 느껴졌다.

    뮤지오 프로젝트 진행 결과 영어로 자연스럽게 대화가 가능한 기능을 통해 아이들에게 원어민 친구가 되어주는 것이 뮤지오의 첫 번째 기능이 되었다. 두 번째 단계로 스마트홈과 로봇 본연의 기능으로 진화하고 있다.

    사실 뮤지오는 흔히 생각하는 동작형 휴머노이드 로봇은 아니다. 둥글둥글한 외형에 뾰족한 귀, 짧은 다리, 쭉 늘어날 것만 같은 팔. 어떻게 보면 외계에서 온 우주인이나 몬스터를 닮았다. 얼굴인 헤드에는 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되어 있어 귀엽고 다양한 표정을 연출한다. 왼쪽 가슴에는 심장이 뛰거나 꽃잎 모양을 담은 디스플레이가 조그맣게 달려있다.

    뮤지오를 디자인한 임영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사진=AKA)

     

    디자인을 담당한 이영호(25)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기존 퍼스널 AI들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UCD(User Centered Design :사용자 중심 디자인)를 통해 외형 디자인과 소재, 기능을 고민했다"면서 "곡선과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극대화 시킨 뮤지오가 사용자들에게 오랫동안 다이나믹하게 기억에 남도록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재 로봇은 (기계공학적인)휴머노이드와 에코나 지보처럼 기하학적인 로봇 두가지로 구분되는데, 미래지향적인 뮤지오 같은 퍼스널 인공지능 로봇이라면 대화나 표정으로 소통하면서 오랫동안 함께 할 친구같은 존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 소셜 로봇·영어교육 로봇·스마트홈 로봇·변신 로봇 = '뮤지오'

    영어를 기반으로 사용자와 자연스러운 대화를 하는 뮤지오는 사용자의 대화 수준을 학습해 다시 발전된 어휘를 구사한다. 사용자는 이 과정에서 뮤지오와 감정적으로 교감하고 비영어권 사용자의 경우 영어대화 수준을 높여갈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뮤지오는 2015년 5월 글로벌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인디고고(Indigogo)를 통해 세상에 모습을 처음 드러냈다. 애플의 시리(Siri)처럼 질문과 대화를 주고받는 뮤지오는 끊임없이 사용자의 감정을 체크해 그에 반응한다. 이 때문에 인디디고 펀딩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AKA는 단순히 자연어 처리를 통한 영어대화 뿐 아니라, 사물인터넷(IoT) 기반 홈 오토메이션 기능을 탑재하고 있어 뮤지오와 결합이 가능한 서드파티 제품이나 액세서리 출시도 고민하고 있다.

    곽철현 하드웨어 엔지니어는 "뮤지오는 확장성을 고려한 설계구조를 가지고 있어요. 일례로 뮤지오 몸체의 상부와 하부가 분리되는데, 하부에는 움직일 수 있는 동력장치나, 다른 IoT 기기와 결합될 수 있는 모듈형 로봇으로 진화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영어대화를 위한 교육용 로봇 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필요한 커스텀 하드웨어를 직접 탑재할 수 있는 'DIY 모듈러형 인공지능 로봇'이 뮤지오의 미래상이다. 그래서 뮤지오는 한계가 없는 변화를 추구한다.

    ◇ 영어교육 컨텐츠 강점…하드웨어는 사용자가 원하는대로

    뮤지오 스펙

     

    뮤지오의 확장성 때문인지, AKA에 대한 투자도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미국과 한국, 일본으로부터 투자를 받았거나 곧 받게 될 규모까지 110억원에 달한다. 최근 해체됐지만 VR기기 전문회사 오큘러스 투자자로 유명한 포메이션8과 에어비앤비‧스냅챗 투자로 유명한 데이비드 리(David Lee), G마켓 이사가 참여하고 있는 Techno Pacific Assets ltd, 일본 유명 교육기업인 Gakken, DS자산운용(DS투자자문), 김상범 전 넥슨 이사 등의 투자를 이끌어 냈다.

    AKA 임완섭 공동대표와 AKA인텔리전스 직원들 (사진=윤창원 기자)

     

    '로봇왕국' 일본에서의 반응도 뜨거웠다. 인디고고 사전주문의 대부분이 일본에서 발생했고 최근 일본에서 부는 영어교육 열풍과 로봇을 사랑하는 문화도 AKA가 중국시장보다 일본에 먼저 진출하게 된 계기가 됐다.

    정명원 대표는 "일반화 된 (구글 아마존 같은 인공지능) 비서와 같은 무딘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것보다 영어교육, 엔터테인먼트, 헬스케어 등 보다 구체적이고 확실한 구매 동기가 반드시 일어나는 플랫폼으로 시장을 확장하려 한다"고 말했다.

    임완섭 공동대표도 "휴머노이드는 제조기업인 삼성이 만드는 것과 같고, 뮤지오는 소프트웨어 기업인 테슬라가 만드는 것과 같다"며 "뮤지오는 생각(Thinking)과 감정(Emotion)을 가진 친구와 같은 소셜 로봇이라는 점에서 소비자에게 어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소프트뱅크 C&S와 뮤지오 유통협약을, Gakken 등 일본 최대 교육 컨텐츠 그룹과 컨텐츠 협약을 맺는 등 다양한 파트너십을 통해 일본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인디고고에서 사전주문된 뮤지오는 오는 6월 중순부터 배송이 시작되고 일본에도 이와 발맞추어 스마트나 지니어스 버전의 양산형 제품을 시판할 예정이다. 정가는 9만6000엔(약 104만원)으로 론칭 할인가는 7만2000엔(약 78만원)이다. 여기에 뮤지오와 연동되는 영어교육 교재 패키지는 10만8000엔(약 117만원)에 출시된다.

    한국은 국내 파트너사들과 협의를 한 뒤 6~7월경에 언론에 뮤지오를 공개할 예정이다. 실제 판매는 내년 중·하반기에를 목표로 하고 있다.

    ※ 다음 [스타트업iN]은 임완섭 AKA 공동대표가 추천한 푸드 전문 미디어 스타트업 '그리드잇'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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