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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메트로-은성PSD 5년간 350억 계약…김군 월급은 144만원



사건/사고

    [단독]메트로-은성PSD 5년간 350억 계약…김군 월급은 144만원

    서울메트로 출신 '철피아'가 임금 대부분 챙겨가는 구조

    (사진=박종민 기자)

     

    서울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안전문)를 수리하다 숨진 19살 김모 군이 근무하던 용역업체가 서울메트로와 지난 5년간 350억원 규모의 용역계약을 맺은 것으로 CBS노컷뉴스 취재결과 드러났다.

    하지만 수백억대의 용역비에도 불구하고 해당 업체에 비정규직으로 근무한 김 군의 월급은 고작 144만원 정도였고 나머지 정규직 정비공들의 월급 역시 200만원 선에 불과했다.

    대신, 서울메트로에서 퇴직해 은성PSD로 자리를 옮긴 임직원들이 전체 업체 인원의 절반에 육박했고 이들은 고용보장은 물론 서울메트로에서 받은 임금과 복리후생을 그대로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계약서는 서울메트로 퇴직자 출신의 임금과 복리후생 보장을 명시하고 있다.

     

    ◇ 은성PSD 서울메트로에 매달 5억 8천만원 받아

    31일 CBS노컷뉴스가 단독 입수한 서울메트로와 스크린도어 유지·관리업체 은성PSD간 계약서에 따르면 양측은 지난 2011년 12월 1일,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간 스크린도어 정비·관리 용역비로 210억원(월 5억 8천만원)을 지불하기로 계약했다.

    해당 계약은 2년더 연장돼 2016년까지 유지됐으며 그 결과 은성PSD는 매년 70~90억원의 용역비를 받아 사고가 발생한 최근까지 모두 350억원 정도를 챙긴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메트로와 은성PSD는 2012~2014년까지 3년간 210억원의 용역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은성PSD에서 비정규직 정비공으로 일한 김 군의 월급은 매달 144만원 정도에 불과했다. 또, 정규직 정비공의 월급 역시 매달 180~220만원 정도다.

    은성PSD 소속 정비공 전체 인력이 50여명인 점을 감안하면 매달 이들에게 나가는 전체 임금은 아무리 높게 잡아도 1억원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매달 지급되는 용역비 5억 8천만원 가운데 나머지 4억여원은 어디로 갔을까?

    확인결과 나머지 용역비는 서울메트로를 퇴직한 뒤 은성PSD로 자리를 옮긴 전직 서울메트로 출신 임.직원의 임금으로 대부분 쓰인 것으로 보인다.

    계약서는 서울메트로 퇴직자의 은성PSD 우선 고용을 명시하고 있다.

     

    ◇ 서울메트로 출신 58명, 고용·임금 보장 받아

    2016년 5월 현재 은성PSD 소속 임.직원은 모두 143명이며 이 가운데 서울메트로 출신 임.직원의 수는 전체의 40%가 넘는 58명이다.

    서울메트로와 은성PSD가 맺은 계약서 제8조(인력의 배치 및 운영) 1항에는 "'을'은 '갑'의 분사전출 직원을 정규직으로 고용하여야 하며 인력배치는 '갑'의 분사전출 직원을 우선배치하고 부족시 신규 채용 직원을 임시 배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은성PSD는 서울메트로 출신들을 정규직으로 우선 고용한 뒤 나머지 인원을 자체적으로 선발해 사실상 서울메트로 출신들이 장악한 회사다.

    실제로 지난 2011년 세워진 은성PSD의 사장은 서울메트로 간부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고위직의 상당수 역시 서울메트로 출신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함께 계약서 부대약정서 제1조(분사직원의 임금 및 처우) 1항에는 "'을'은 '갑'의 분사직원에 대해서는 개인별 퇴직전 임금의 60%~80%를 서울메트로 잔여정년에 따라 적용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3항에는 "분사전출 직원의 후생복지는 선택적 복지 등 '갑'과 동일한 수준으로 보장한다"고 규정해 정년이 2년 정도 더 연장된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서울메트로 출신들은 이전과 거의 동일한 수준의 임금을 보장받고 있다.

    은성PSD 노조는 서울메트로 출신들은 평균 350~400만원의 월급을 받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후생복지비까지 감안하면 이들은 김군 등 비(非)서울메트로 출신보다 최소 2~3배 많은 월급을 받고 있는 것.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이정훈 의원은 "실제 정비.관리 직원은 백 몇십 만원 받고 서울매트로 퇴직 임.직원들은 몇 천만원 씩 받았다"면서 "기술인력들 급여내역을 비교해보면 실질적으로 열악한 조건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정비 자격증조차 없는 서울메트로 출신 임·직원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서울메트로 출신의 상당수가 정비 관련 자격증조차 없다는 점이다.

    서울메트로 등에 따르면 전체 143명의 임.직원 가운데 자격증을 보유한 인원은 전체의 41%인 41명에 불과하며 나머지 84명은 관련 자격증이 전혀 없고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서울메트로 출신이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계약을 할때 어떤 자격증을 가진 사람 몇명, 어떤 자격증 가진 사람 몇명, 이런 식으로 전원이 기술 자격증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은 계약에 없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은성PSD 본연의 업무인 스크린도어 정비·관리 업무는 비서울메트로출신 정비공들이 담당하고 있음에도 임금은 서울메트로 출신들이 훨씬 많이 챙겨가는 셈이다.

    서울 메트로는 지난 2011년 은성PSD와 계약을 맺을 당시 총 소요인력을 125명으로 잡고 매달 5억 8천여만원을 주기로 계약했다.

    하지만 전체 인원가운데 정비.관리 인력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사실상 사무실에 앉아서 사무업무를 보고 있음에도 임금의 대부분을 챙겨간다는 얘기다.

    처음부터 용역비 설계 자체가 잘못됐을 뿐만 아니라 이 용역비가 서울메트로 출신 은성PSD 임·직원들의 임금을 챙겨주기 위해 과다계상된 금액이라는 의혹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설계금액은 인원 167명으로 산정했던 것"이라며 "그렇게 산정한 금액과 그 금액대로 내부에서 나눠갖는 건 다른 문제가 아니냐"고 오히려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이 의원은 "서울메트로 출신들은 기술자와 동행해 현장에서 전동차가 들어오는지 보는 정도의 역할밖에 할 수 없었다"면서 "정비 인력은 실질적으로 국민 안전과 연관된 부분인데 서울메트로에서 면밀한 분석 없이 분사 외주를 설계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군은 지난 28일 구의역 스크린도어가 고장나자 혼자 선로에 내려가 작업을 하다 참변을 당했다. 당시 은성PSD 정비공들은 주간A.B반으로 나눠 모두 14명이 전체 98개 역의 스크린도어 정비.관리 업무를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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