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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엄마 덕분에 '마야 안젤루'가 되었다."



책/학술

    "나는 엄마 덕분에 '마야 안젤루'가 되었다."

    신간 '엄마, 나 그리고 엄마'

     

    범상치 않은 "내가 이 책을 쓴 이유는 사랑이 어떤 식으로 사람을 치유하는지,
    깊이를 알 수 없는 나락에서 상상 불가능한 높이까지 오를 수 있도록 돕는지 이야기하기 위해서다."
    _본문에서

    흑인 여성 마야 안젤루는 소설가, 시인, 가수, 배우, 영화감독, 교수, 인권운동가 등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며 자신의 삶으로 희망을 증언했고, 많은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영감을 주었다.

    '엄마, 나 그리고 엄마'(2013)는 마야 안젤루가 발표한 일곱번째 에세이이자 고인이 되기 전 발표한 마지막 책이다. 이 책은 인종차별과 성차별이 심했던 시대에 태어나 유년 시절부터 온갖 불행을 겪으며 자란 흑인 여성 마야 안젤루가 어떻게 세계인의 멘토이자 희망의 상징인 '마야 안젤루'가 되었는지, 그러기까지 그녀의 어머니 비비언 백스터는 어떤 역할을 했는지, 이제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특별하고 내밀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시대를 앞서간 자주적인 엄마와 딸의 화해와 우정, 범상치 않은 사랑의 이야기가 따뜻하고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마야 안젤루와 어머니 비비언 백스터의 관계는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마야가 세 살 때 비비언 백스터는 마야의 아버지와 이혼했고, 다섯 살인 첫째 아들 베일리 주니어와 마야는 곧 친할머니에게 보내졌다. 할머니 손에 자란 마야는 열세 살 때 다시 어머니에게 가게 되는데 바로 마음을 열지 못한다. 그리고 자신의 어머니를 '어머니' 대신 '레이디'라고 부르기 시작한다.

    마야가 처음으로 '어머니'라는 말을 한 것은 그녀가 엄마가 된 직후다. 어린 나이에 미혼모가 된 자신을 전혀 비난하지 않고 보살피며 지지해준 어머니에게 그제야 마음을 완전히 열게 된 것이다.

    어머니는 나를 집안에 먹칠한 아이로 생각하지 않았다. 계획하고 낳은 아이가 아니었고 나는 학업 계획을 다시 세워야 했지만, 비비언 백스터 여사에게는 그런 게 인생이었다. 미혼모가 된 게 잘못은 아니었다. 조금 불편하게 됐을 뿐. _본문 100∼102쪽

    마야 안젤루는 아들을 출산한 지 이 개월 만에 일을 구하고 어머니 집을 떠난다. 부유한 사업가 어머니가 있는데도 편한 삶을 거절하고 자립하고자 한다. 마야 안젤루에게 그런 자립심을 가르친 장본인인 비비언 백스터는 딸의 결정을 받아들이고 응원한다. 그리고 그 이후 엄마이자 딸인 두 사람은 서로의 삶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며 때로는 다투고 때로는 의지하면서 끈끈한 유대를 맺기 시작한다.

    표면적으로 비비언 백스터는 우리의 예상을 벗어난, 조금은 특이한 엄마다. 혼자 힘으로 아들을 부양하기 위해 짧은 시간에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스트립 댄서가 되려는 딸을 말리기는커녕 함께 무대의상을 만든다. "옷을 안 벗을 참이면 맨살이 거의 다 드러날 정도로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어야 해. 그래야 관객들을 만족시킬 수 있으니까. 그리고 또 한 가지. 무대 위에서 옷을 벗으면서 포즈를 잡으면 안 된다. 계속 춤을 춰야지"하면서. 심각한 폭력을 가한 남자친구에게 복수를 하라고 딸에게 총을 건네는가 하면, 막 흑인 출입을 허가한 호텔에 딸과 함께 가면서 총을 챙기기도 한다.

    비비언 백스터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것을 기어이 해낸다. 위험이 예상되더라도, 그것이 마땅히 자기 권리라면 절대 미리 포기하지 않는다.

    "여자는 조합원으로 받아주지 않을 거라고 그러지 뭐냐. 흑인 여자는 절대 안 된다나? 그래서 내가 말했지. '내기할래요?' 그들 문틈에 발을 넣고 엉덩이까지 들이밀 거다. 모든 여자들이 조합에 가입하고, 배를 타고 바다로 나설 수 있을 때까지 말이야.” 본문 182쪽

    진취적이고 자주적인 비비언 백스터를 본받아, 마야 안젤루는 자기 삶을 스스로 개척하며 꿈을 이루는 데 성공한다. 그녀는 1940년대에 미혼모로서 혼자 힘으로 아이를 키우느라 온갖 궂은일을 다 하면서도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다. 아이를 위해 희생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행복한 삶을 추구하며 엄마라는 역할과 자기 자아 사이에서 균형을 잡았다. 모두 어머니에게서 좋은 사람과 좋은 엄마가 되는 법을 배웠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마야 안젤루는 자기 삶을 대중들에게 소개하고 나누는 것으로, 희망을 찾으며 살아가는 세상 모든 아들딸들에게 좋은 엄마가 되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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