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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르 읽으면 미술작품이 새롭게 보인다.



책/학술

    키워드르 읽으면 미술작품이 새롭게 보인다.

    신간 '생각을 여는 그림'

     

    미술작품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또 감상한 작품을 진정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사비나미술관 이명옥 관장은 신간 '생각을 여는 그림'을 통해 새로운 방식으로 작품을 들여다보는 미술 감상법을 제안한다.

    '생각을 여는 그림'은 미술의 문턱을 낮추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미술을 감상하고 지식과 정보만을 얻는 것이 아니라 작품을 체험함으로써 그림 보는 즐거움을 발견하길 권한다.

    그리하여 지은이는 "키워드로 읽으면 명작이 새롭게 보인다"라는 명제 아래 새로운 미술 감상법을 개발했다. 이는 키워드와 스토리텔링을 융합한 감상법으로 먼저 주제의 핵심이 되는 단어를 고른 다음, 그 의미가 담긴 여러 미술작품을 미술사적 의미와 메시지를 담은 이야기 형식으로 엮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에벌린 드 모건의 「루나」, 카스파르 다비드 프리드리히의 「달을 응시하는 두 남자」, 이중섭의 「달과 까마귀」, 강익중의 「꿈의 달」을 '달'이라는 키워드로 묶어 이야기를 들려준다.

    '개'를 키워드로 18세기 윌리엄 호거스, 조선의 이암, 영국의 프랜시스 바로, 현대미술의 슈퍼스타 제프 쿤스, 19세기 스페인의 프란시스코 고야, 한국의 공성훈 등 동서고금을 막론한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낯설게 조합한다.

    이처럼 익숙한 작품을 새롭게 전달하고 낯선 작품을 친근하게 소개함으로써 감상자는 참여자로, 작품 감상은 곧 경험으로 바뀌게 된다. 결국 작품에 대한 의미는 만들어진 것을 학습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발견하는 것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호기심 가득한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모든 사물을 신선하게 접할 수 있다. 그러나 알게 모르게 편견과 선입견이라는 필터가 생기면서 새로운 것을 향한 의욕은 점차 사그라진다. 어른이 되어서도 아이처럼 세상을 바라볼 수는 없을까? 지은이는 명작을 톺아보는 것에서 그 해답을 찾는다.

    이 책은 2012년도부터 지금까지 '조선일보'에 연재하고 있는 칼럼 「이명옥의 명작 따라잡기」 중 핵심만을 엄선하여 내용을 다듬고 도판을 더해 주제의 밀도를 높였다. '명작'은 자칫 오래되어 퇴색된 인상을 준다. 하지만 분명 명작은 어떤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태도로서 다음 세대에 전해지는 값진 유산이다. 더불어 시대와 세대를 넘나들며 지금 여기에 유효하게 적용되는 질문이자 사건이다. 그것이 지은이가 동서고금을 가로지르는 명작을 통해 작품을 뒤집어 보고, 낯설게 보기를 주장하는 까닭이다.

    "키워드 감상법을 활용하면 익숙한 작품인데도 마치 처음 대하는 것처럼 새롭게 바라보는 눈을 갖게 되고 숨겨진 의미를 발견하는 기쁨을 경험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같은 작품, 같은 사람, 같은 사물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해석하는 능력이 길러진다. 프랑스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는 ‘창의성은 새로운 풍경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각을 갖는 여정이다’라고 말했다. 이 책이 독자들에게 예술가의 눈으로 새롭게 세상을 바라보는 경험을 안겨주길 바란다."

    책 속에서

    이성자 화백은 우주의 기본 질서와 원리는 음과 양이 서로 짝을 이룬 균형과 조화에 있다고 생각했다. 즉 음양의 화합에 의한 우주의 보편적 진리를 반원으로 표현한 것이다. 한편 색동은 기쁨과 행복, 즐거운 감정을 의미한다. 우리의 전통 풍속에서 명절이나 축하할 만한 기쁜 일이 있을 때 색동옷을 입지 않던가. 이 아름다운 추상화에는 동양사상과 우주적 시각, 인간의 소망이 결합되어 녹아 있다.
    _「별 | 아름답지만 닿을 수 없는」에서(35쪽)

    르브룅은 특정 동물의 특성이 얼굴에 나타나는 사람은 그 동물과 비슷한 본성을 가졌다고 믿었다. 예를 들어 늑대의 특성이 얼굴에 나타나는 사람은 성격이 어둡고 음흉한 행동을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의 그림은 사람의 얼굴, 행동, 성격의 특징을 파악하고 이를 동물에 비유하는 관상법을 떠올리게 한다.
    _「의인화 | 동물에 빗댄 인간의 본성」에서(114쪽)

    왜 머리카락으로 그토록 힘들게 미술작품을 만드는 걸까? 머리카락은 빠지고 다시 생겨나는 과정을 일생 동안 되풀이한다. 머리카락으로 만든 작품은 생명체가 태어나 자랐다가 사라지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인체의 신비와 삶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또한 쓰레기처럼 버려지는 머리카락도 보석처럼 값질 수 있고, 연약한 것이 오히려 강할 수 있다는 메시지도 깨닫게 한다.
    _「머리카락 | 쓸모없음의 쓸모」에서(147쪽)

    당시 네덜란드는 세계적인 해양 강국으로 황금기를 누리고 있었다. 사회 지배층으로 등장한 돈 많은 상인들은 현실적인데다 물질적 욕망도 강했다. 부귀, 순결, 매력을 상징하는 진주는 여성에게 인기가 많았고 그 결과 네덜란드에서 진주 열풍이 불었다고 한다. 그러한 시대 분위기가 페르메이르가 진주 귀걸이를 크게 그리도록 자극을 주었다는 것이다.
    _「보석 | 찬란하고 강렬하게」에서(186쪽)

    입체주의 그림은 사람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꿔주었다. 우리는 한쪽 면만을 보고 전체를 보았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어떤 사람이나 일에 대해 편견을 갖거나 잘못된 판단을 내리지 않도록 입체주의 예술가처럼 다양한 시점으로 세상을 보는 훈련을 해보는 건 어떨까? 피카소처럼 위, 아래, 앞, 옆, 뒤 전체를 종합적으로 보는 시각을 갖자는 뜻이다.
    _「시점 | 피카소처럼 바라보기」에서(236쪽)

    이환권식의 옹기 인물 조각은 어떠한 과정으로 만들어진 것일까? 먼저 평범한 한국인 가족을 모델로 선정해 여러 방향에서 사진을 찍는다. 그다음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사진에 담긴 인물의 신체를 위아래로 짧게 줄인다. 이렇게 납작해진 인체를 흙으로 빚어 조각하고 다시 섬유강화플라스틱으로 본을 떠내 작품을 완성한다.
    _「압축 | 줄일수록 더 강렬해진다」에서(2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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