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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림 "북핵 보유 상태론 한국 주도 통일이 불가능한 까닭은?"



책/학술

    박명림 "북핵 보유 상태론 한국 주도 통일이 불가능한 까닭은?"

    신간 '공동체의 삶: 시대의 여러 문제'

     

    박명림 연세대학교 교수는 신간 '공동체의 삶'에서 북핵문제와 통일문제에 관해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북한의 핵은 통일 과정의 가장 큰 장애물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왜냐하면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시각에서 볼 때 북핵 보유 상태에서 남한 주도의 통일이 이뤄진다는 것은 통일 한국이 핵을 갖는다는 점을 의미한다. 주변 국가들의 관점이나 국제 정치 지평에서 볼 때 약소 분단국 북한이 핵을 갖는 문제와 통일된 중강국 한국이 핵을 보유하는 문제는 차원이 다르다. 따라서 북핵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중국은 물론 미국과 일본 역시 한국 주도의 통일에 강력히 반대할 것이 분명하다.

    박정희의 핵무장을 강경하게 반대하며 좌절시켰던 미국이 통일한국의 핵무장을 허용할 리는 만무하다. 더욱이 통일 한국의 핵 보유는 일본과 대만의 핵무장을 저지할 명분의 상실을 의미한다. 한국이 최선을 다해 평화적으로 북핵을 폐기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까닭이다.

    박명림 교수는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북미 관계 정상화와 북미수교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동아시아에서 가장 오래 적대적인 미국과 북한의 관계 정상화는 북핵 고비를 넘고, 한반도 안보 체제를 변혁하는 데 결정적인 전환점을 제공해 줄 것이다. 최근 미국- 미얀마, 미국- 이란, 미국- 쿠바 관계의 정상화로 인해 북미 관계는 현존하는 세계 최장의 적대 관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 북한은 안보와 국제관계 분야에서는 거의 유일한 폐쇄 국가이다. 한중, 한소 관계가 정상화한 지 20년 이상을 경과한 시점에서 북미 관계 및 북일 관계의 정상화는 한반도 문제의 균형과 북한의 개방, 평화 정착을 위해 필수 요소가 아닐 수 없다.

    특히 북미 수교는 북핵 폐기 그리고/또는 폐기 합의와의 상호 교환을 위한, 안보 대 안보 대응물의 최고의 교환재이다. 역사적으로 미국은 적대국가와 관계 개선을 통해 막대한 전략적 이익을 얻은 바 있다. 소련과의 관계 개선을 통한 반(反)나치 연대의 구축, 서독 및 일본과의 관계 정상화를 통한 반소·반공 연대 구축, 미중 관계 정상화를 통한 소련 련 고립 효과 등이 그것이다. 베트남과의 관계 정상화를 통해서는 중국 견제의 효과를 보아왔다. 북한이 미국과 세계에 주눈 위협은 과거 이들 거대 국가에 비하면 훨씬 작다. 냉전 시대에는 남한이 열세라서 북-미 수교에 소극적이었다고 할지라도, 이제는 핵을 보유하려는 북한을 세계 체제 밖에 방치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

    특히 만약 중국 견제를 위해서라면, 미국은 적극적 국제주의와 관여주의를 통해 북한 개혁 개방을 선도적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 중국이 북중 동맹과 남한 및 북한 모두와의 제일 교역 상대인 시점에서 북한과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는 한반도 문제에 대한 미국의 발언권 증대를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무엇보다도 이것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정전 협정의 평화 협정으로의 전환에 가장 필수적인 요로가 아닐 수 없다. 미국은 비확산에서 비핵화로의 재전환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북미 수교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는 것이다." _우리 시대 한국의 세계사적 방향(박명림) 270~271쪽

    이삼성 한림대 교수도 이 책에서 한반도 평화 협정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경제적 상호 의존성의 확대가 안보 영역에서의 협력 확대로 직결되는 것이 아님은 멀게는 제 1차 세계 대전, 그리고 가깝게는 2010년 이후 동북아 국제 관계가 웅변해주고 있다.

    경제공동체 구축을 위한 노력은 대단히 중요하다. (중략) 결국 경제 공동체 형성의 핵심은 경제 공동체의 문제라기보다는 공동 안보의 문제로 귀결된다. 공동 안보의 문제는 경제 영역에서의 협력의 결과로서가 아니라, 안보 영역 자체에 대한 직접적인 노력에 달려 있으며, 그 노력은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

    동아시아 대분단체제 안에서 대분단의 기축과 소분단체제 사이의 상호 유지적 상호 작용 패턴의 한가운데 있는 한반도는 그러한 노력이 가장 절실한 곳이다. 한반도 평화 협장과 동아시아 비핵무기 지대 구상은 북한 핵 문제의 평화적이고 궁극적인 해결의 틀을 담아낼 수 있는 그릇이라고 생각한다. 동시에 그것은 동아시아 공동 안보 모색의 긴요하고 적절한 출발점이라고 믿는다. 특히 평화 협정 체제로의 전환에 의한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은 정치범 수용소의 문제로 표상되는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에 대해 하루속히 변화의 전기를 마련하는 데에도, 그리고 북한의 급변 사태로 인해 초래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한반도 분단 상황의 지속을 예방하는 데에도, 가장 확실하고 빠른 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_천하체제, 제국체제, 대분단체제 (이삼성) 264~365쪽

    신간 '공동체의 삶:시대의 여러 문제'는 <문화의 안과="" 밖:시대="" 상황과="" 성찰=""> 시리즈 중 제 8권으로 출간된 것이다.

    '공동체의 삶'은 정보화, 여론, 교육, 복지, 통일과 평화의 문제를 검토한다. 공동체적 삶의 모습을 예견하는 일곱 편의 글은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방향을 모색한다. 아울러 독자자로 하여금 깨어 있는 현실 감각을 기반으로 건전한 공론장을 구축할 것을 주문한다.

    첫 번째 글인 이재열 교수의 「경계 짓기, 네트워크의 질서, 그리고 위험」은 방대한 양의 정보가 생성되는 오늘날 디지털 환경에서는 실체론적 사고가 아니라 '관계론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전제하고, 거대정보 세계를 해독해 내는 지표의 하나로 네트워크를 제시한다.

    박명진 교수의 「인터넷과 SNS 시대 한국 사회의 여론과 지식인」은 지식인과 여론이라는 개념의 생성과 변천 과정을 계보학적으로 살핀다. 이성에 기초한 합리적 의사소통과 그로부터 구축된 공론의 장이라는 이상이 한없이 훼손된 작금의 상황에서 지성은 다시금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지 물음을 던진다.

    이태수 교수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에서 교육적 관심의 대부분이 대학 입시 제도에 치우치는 한국 현실을 말하고 교육이 '인간과 인간의 만남을 통해 이루어지는 일'이라는 자명한, 그러나 쉽게 잊히는 사실을 깨우친다.

    김문조 교수의 「한국 사회에서의 행복의 자리」는 한국 사회의 행복도가 경제 수준에 비해 낮게 나오는 이유를 관계주의('알 만한 사람들끼리')와 현세주의('살아생전에 빨리빨리'), 배상주의('챙길 수 있는 한 많이')가 합쳐져 욕구의 주머니가 과대 팽창된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평등과 복지의 문제를 다루는 고세훈 교수의 「담론과 전망」은 모든 사회 문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가장 강력한 요인으로 불평등을 지목한다. 한국 사회에서 불평등의 공고화에 기여한 대표적인 반(反)복지 담론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그의 해소를 위해 민주주의 개념을 공세적으로, 즉 시장 영역에까지 확대할 것을 주장한다.

    마지막 두 편의 글은 시야를 넓혀 한반도와 동아시아 정세를 다룬다. 박명림 교수는 「우리 시대 한국의 세계(사)적 향방」에서 '통일이 곧 평화'가 아니라 '평화가 곧 통일'로 이어진다는 것, 또한 통일을 남북 관계만이 아니라 남한과 북한 각 사회의 내부 문제이자 세계 정치의 문제로 이해해야 한다는 관점을 제시한다.

    이삼성 교수는 「천하체제, 제국체제, 대분단체제」에서 기원전 3세기부터 현재에 이르는 동아시아 국제 질서를 '천하체제', '제국체제', '대분단체제'라는 세 가지 개념으로 일별한 뒤, 현재 동아시아 대분단체제를 특징짓는 긴장의 다차원성을 논의하고 평화 공동체 구축의 가능성을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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