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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오늘 뭐했지?]남북 단일팀, 탁구로 통일 이룬 날



스포츠일반

    [1991:오늘 뭐했지?]남북 단일팀, 탁구로 통일 이룬 날

    현정화(왼쪽)-리분희 복식조. (자료사진)

     

    [90년대 문화가 다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응답하라' 시리즈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고, '토토가'는 길거리에 다시 90년대 음악이 흐르게 만들었습니다. 사실 90년대는 스포츠의 중흥기였습니다. 하이틴 잡지에 가수, 배우, 개그맨 등과 함께 스포츠 스타의 인기 순위가 실릴 정도였으니까요. 그렇다면 90년대 스포츠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병신년(丙申年)인 지금으로부터 25년 전. 1991년 오늘로 돌아가보려 합니다.]

    코리아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2012년 나온 영화인데요. 하지원, 배두나 주연으로 남북 단일팀이라는 주제를 다룬 영화입니다. 물론 영화라는 특성상 러브 스토리가 들어가는 등 픽션이 가미됐지만, 남북 단일팀으로 출전해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목에 건 여자 탁구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렇게 영화로 만들어질 만큼 남북 단일팀의 임팩트는 강했습니다.

    정확히 25년 전 오늘. 그러니까 1991년 4월29일에 남북 단일팀이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중국을 꺾고 정상에 섰습니다. 영화로 만들어질 정도로 감격적이었던 그 순간을 돌아보겠습니다.

    일본 지바에서 열린 제41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북은 처음으로 단일팀을 구성해 출전했습니다. 첫 단일팀인 만큼 준비도 철저했는데요. 대회 한 달 전인 3월26일부터 일본 나가노에 모여 1~3차 합동 훈련을 진행했을 정도입니다.

    준결승까지는 승승장구했습니다. 사실 세계 최강 중국을 제외하면 적수가 없었죠. 현정화가 단복식에서 전천후 활약을 펼쳤고, 리분희가 현정화와 파트너를 이뤄 복식을 책임졌습니다. 또 유순복도 단식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결승 상대는 당연히 중국. 당시 중국에는 '마녀'로 불렸던 세계랭킹 1위 덩야핑이 버티고 있었습니다. 단식 2경기는 내주고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덩야핑의 실력은 무시무시했습니다.

    하지만 결승에서 유순복의 활약이 빛났습니다. 영화 코리아의 주인공은 현정화(하지원), 리분희(배두나)였지만, 결승전의 주인공은 단연 유순복이었습니다.

    유순복인 제1단식에서 덩야핑을 2-1로 제압했는데요. 이어 현정화가 제2단식에서 가오준을 2-0으로 꺾으면서 한국이 2-0으로 앞서갑니다. 다음 경기가 현정화-리분희 조의 복식인 만큼 우승이 눈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영화 코리아의 장면.

     

    중국은 호락호락하지 않았습니다. 현정화-리분희 조는 덩야핑-가오준 조에 1-2로 졌습니다.

    이어진 제3단식. 코리아 팀은 현정화가 나섰습니다. 현정화는 앞서 복식에서 패하기 전까지 단식 14전 전승, 복식 8승1패를 기록한 사실상 코리아 팀 에이스였는데요. 역시 덩야핑의 벽은 높았습니다. 현정화가 0-2로 패하면서 경기는 2-2 원점이 됐습니다.

    한국의 금메달은 제4단식에 나서는 유순복에게 달려있었습니다. 상대는 세계랭킹 15위 가오준. 유순복은 가오준을 2-0으로 꺾으면서 코리아 팀에 금메달을 안겼습니다.

    4시간 가까운 사투 끝에 따낸 금메달이었는데요. 1973년 이에리사, 정현숙 등이 사라예보 세계선수권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딴 뒤 18년 만의 경사였습니다. 특히 중국의 9연패를 저지하면서 남북 단일팀의 힘을 보여줬습니다.

    시상식장도 훈훈했습니다. 당초 대회본부에서는 코칭스태프 중 감독 1명만 시상대에 올라달라고 요청했는데요. 윤상문 감독은 "남북 단일팀의 특수성을 이해해달라"면서 남북의 이유성, 조남풍 코치를 시상대에 올려보냈습니다.

    또 대회본부도 감독과 코치에 각 1개씩 메달을 걸어주는 규정이 있음에도 남북의 두 코치에게 모두 금메달을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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