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마을회 등이 6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해군의 구상권 청구를 비판하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해군이 제주 강정주민 등을 상대로 34억원 대의 구상권을 청구한데 대해 강정마을회는 "얼마나 더 빼앗아야 행복하겠느냐"고 정부를 비판했다. 원희룡 제주지사와 4.13 총선 후보자들에게는 명확한 입장을 8일까지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6일 강정마을회에 따르면 지난 2007년 서귀포시 강정마을이 제주해군기지 입지로 확정된 이후 지난 2월 준공될 때까지 강정주민과 반대활동가 6백여 명이 해군기지 공사를 방해한 혐의 등으로 사법처리됐다.
또 이들에게는 3억원이 넘는 벌금이 부과됐고 군관사 천막농성장 철거에 따른 행정대집행비용 8천9백만원도 강정마을회에 청구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해군은 공사방해로 손실을 봤다며 강정주민과 반대활동가 등 120여명에게 다시 34억 4천여만 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공사지연에 따른 손해배상금을 해군측에 청구한데 따른 것이다.
이같은 구상권 청구에 대해 해군은 공사연장으로 발생한 추가 비용 275억원 가운데 공사방해 행위로 손해 본 34억원 가량을 강정마을 주민 등에게 요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주민들을 상대로 한 무리한 구상권 청구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시민단체는 물론 국회의원 일부와 제주도의원 전원이 소송 철회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강정마을회와 제주군사기지저지범도민대책위원회는 6일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강정주민들로부터 무엇을 얼마나 더 빼앗아야 박근혜 정부와 해군은 행복하겠느냐"고 따졌다.
"찬반 갈등으로 갈갈이 찢어진 주민들의 경제권마저 송두리째 빼앗으려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도 했다.
청구금액인 34억원도 근거가 없다고 강정주민들은 강조했다.
고권일 강정마을 부회장은 "삼성물산이 주장한 피해 내용을 보면 케이슨 제작장 설치와 화순항 연장사용에 따른 민원, 하수급인에 대한 손실보전, 손해보험료, 태풍으로 인한 손해 등"이라며 "도대체 해군기지 반대활동과 무슨 연관이 있느냐"고 물었다.
강정주민들은 원희룡 제주지사에게 명확한 입장을 밝혀 달라는 요구도 했다. 시한은 8일까지로 못박았다.
홍기룡 제주군사기지저지범대위 집행위원장은 도민의 대표기관인 제주도의회는 구상권 청구를 철회하라며 명확한 입장을 밝혔지만 원 지사는 아직까지 공식 입장을 말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 지사는 이와 관련해 제68주년 4.3 추념식때 황교안 국무총리에게 구상권 청구에 대한 재고를 요청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주민과의 대화는 언제라도 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제주도측은 설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홍 위원장은 강정주민들을 10분 만나는 것 조차 거부하는 원 지사가 누구를 위한 도지사인지 여전히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강정주민들은 4.13 총선에 출마한 후보자들에게도 8일까지 분명한 입장을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제주시 갑 선거구 새누리당 양치석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강창일 후보, 제주시 을 선거구 새누리당 부상일 후보와 더민주 오영훈 후보가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입장표명이 없는 후보에 대해서는 낙선운동을 벌이겠다는 경고도 나왔다.
정부와 해군의 무리한 구상권 청구가 4.13 총선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