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 방송 : 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선임기자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가 막말 통화 파문을 일으킨 윤상현 의원의 공천여부를 두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 윤상현 의원에 대해서는 대구 동을의 유승민 의원과 함께 '컷오프' 될 것이라는 전망과 유 의원은 컷 오프 되고 윤상현 의원은 살아남을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그렇지만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 출마한 새누리당 후보들은 윤상현 의원이 공천 될 경우 과거 야당의 '정동영 의원 노인폄하 발언'과 '김용민 후보의 막말파동'과 같은 역풍이 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윤상현 의원 막말 파문에 수도권 새누리 후보들 왜 벌벌떠나?"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새누리당 유승민, 윤상현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
▶ 유승민 의원과 윤상현 의원을 묶어서 발표하는 게 맞나?= 현실적으로 오늘 중에 지역구 공천을 마무리 할려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15일을 지역구 공천 심사 결과 발표 마지노선으로 잡은 만큼 유승민, 윤상현 의원에 대한 공천 결과 발표가 오늘 안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후 2시 공관위 회의가 열리니까 아마도 오후 6시나 7시쯤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
▶ 두 사람을 동시에 탈락시킬 가능성이 있나?= 몇가지의 시나리오가 예상되는데 지금으로서는 동시 탈락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 이유는 이한구 위원장이 어제(14일) 오전 예고 없는 기자회견을 가졌는데 3가지 물갈이 기준을 발표했다. 그 세가지가 ▲국회의원 품위 손상 ▲당 정체성 위배 ▲텃밭 다선 의원이다.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 (사진=윤창원 기자)
이 위원장은 국회의원 품위 손상과 관련 "국회의원으로 품위가 의심되는 사람들은 걸러내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이는 윤상현 의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당 정체성 위배 의원에 대해 "당 정체성과 관련해서 심하게 적합하지 않은 행동한 사람에 대해서는 응분의 대가를 지불하게 해야 하지 않나"라며 "그래서 오늘 우리가 결정할 것은 당 정체성과 관계되는 부분이 중요시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진실하지 않은 사람'으로 지목한 유승민 의원을 직접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한구 의원은 마지막으로 "상대적으로 편한 지역에서 오랫동안 다선의원으로 혜택을 즐길 수 있었던 분들은 정밀하게 조사를 해야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는데 대구의 서상기·주호영 의원 등이 이 기준에 의해 컷 오프됐다.
▶ 유승민 의원을 탈락시킬 수 있을까?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
= 지금까지 새누리당에서 나오는 말들을 종합하면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유승민 의원의 탈락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고 공관위 내부에서 격론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구에서 친박계 3선의 서상기 의원과 비박계 주호영 의원이 3선이라는 이유로 배제됐는데 유승민 의원도 3선이라는 이유와 당 정체성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공천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얘기가 들린다.
그렇지만 지금까지의 여론조사 결과 유승민 의원은 무소속으로 출마하더라도 큰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 새누리당이 그런 부담을 안으면서까지 탈락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수도권 새누리당 후보들은 유승민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할 경우 역풍이 불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 유승민 의원은 탈락하고 윤상현 의원은 구제 될 가능성도 있나?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
= 상식적으로는 이렇게 되는 게 최악의 가능성인데 실제로는 이럴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서울에 출마한 새누리당의 한 중진은 "유승민 의원이 탈락하고 윤상현이 의원이 공천을 받는 건 최악의 수"라면서 "이렇게 될 경우 수도권 새누리당 후보들이 엄청나게 고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2% 이상 지지율이 빠질 것이라고 했는데 박빙인 수도권에서는 당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상식적으로는 유승민 의원이 공천되고 윤상현 의원이 탈락하는 게 맞다"면서 "그렇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스타일로 볼때 변수가 많아서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의 평소 스타일이라면 유승민 의원의 공천 탈락은 뒤집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이다. 선거개입 논란을 자초하면서까지 대구로 간 이유가 뭐겠느냐? 그리고 윤상현 의원은 '진박 중의 진박'이니 '술에 취해서 한 말 실수'로 공천에서 배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전망이다.
이한구 위원장도 윤상현 의원의 막말에 대해 "진상 파악을 해서 당의 기구에서 이걸 다뤄야 한다"면서 "취중에 개인적으로 친구나 동생에게 그런 얘기를 했다면 그게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 윤상현 의원의 막말에 대해 수도권 새누리당 후보들이 왜 바짝 긴장하는 거냐?= 막말파동의 역풍이 역대 총선에서 위력을 발휘해 후보들의 당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2004년 17대 총선에서 탄핵 역풍을 맞아 당 해체 위기에 몰렸던 당시 한나라당은 정동영 의원의 '노인폄하발언'으로 기사회생했다. 19대 총선에서도 새누리당이 열세라는 평가가 우세했지만 민주당 김용민 후보의 막말파동의 여파로 새누리당이 과반의석 확보에 성공한 전례가 있다.
그래서 윤상현 의원을 이번에 공천한다면 수도권에 출마한 새누리당 후보들이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상당하다.
새누리당 이성헌 서대문갑 위원장 (사진=윤창원 기자)
새누리당 이성헌 서대문갑 위원장은 "지역주민들이 윤상현 의원 탈락시키지 않으면 새누리당 안 찍기로 했다고 얘기 할 정도"라면서 "정치에 관심있는 사람들만 그러는 게 아니고 평범한 동네 주부들도 무슨 그런 사람이 다 있냐? 그런사람 때문에 대통령에게 누가 되고 그런거 아니냐? 그런 사람 배제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많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한 중진 후보도 "부동층 뿐만아니라 지지층 내부에서도 '그게 뭐냐? 짜증난다'는 말들을 한다"면서 "윤상현 의원을 공천할 경우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윤 의원이 단순한 친박이 아니라 박 대통령의 심기까지 경호하는 돌격대로 인식하는 사람이 많은데 김무성 대표를 솎아내라는 얘기는 청와대가 공천에 개입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면서 "새누리당이 윤상현 의원을 공천한다면 수도권에 역풍이 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희웅 오피니언 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도 "새누리당이 윤상현 의원을 공천할 경우 공천개혁 평가에서나 선거메시지 전달 등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윤상현 의원이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나?= 그렇다.
비박계로 분류되는 새누리당 공관위원인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이 어제 김현정 앵커와의 인터뷰에서 윤상현 의원 스스로 정계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지 않느냐? 새누리당 공관위원인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도 "윤 의원이 스스로 결단해야 한다"며 불출마 선언을 촉구했다.
홍 부총장은 "(윤 의원이)엄청난 파문을 일으켰기 때문에 어떤 기구에서 다루는 것보다는 본인 스스로 결단을 해서 이 문제를 풀어야한다"고 말했고, '정계 은퇴가 답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내 소신은 그렇다"고 답했다.
윤상현 의원의 옆 지역구인 인천 남갑의 홍일표 의원은 "윤 의원이 탈당해서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당에 부담을 주게 될 것"이라면서 "지금은 스스로 잘못했다고 시인하고 잠깐 쉬는 게 당이나 본인이 사는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헌 전 의원도 "윤상현 의원이 자신의 발언을 실책으로 인정한다면 책임있는 정치인으로서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서 우리 국민들이 그걸 받아 줄 수도 있고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잘 알 것"이라면서 "이런저런 여러소리 하면 할 수록 구차한 변명만 되지 국민들을 설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윤 의원의 결단을 촉구했다.
▶ 그런데 윤상현 의원의 그런 '막말'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건 무슨 소리냐?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
= 윤 의원은 현역 의원 40여명 살생부설이 돈 지난달 27일 지인과의 통화에서 "김무성이 죽여버리게. 죽여버려 이 XX. (비박계) 다 죽여. 그래서 전화했어. 내가 당에서 가장 먼저 그런 XX부터 솎아내라고, 솎아내서 공천에서 떨어뜨려버리려 한 거여"라고 말한 것으로 확인이 됐다.
윤상현 의원 쪽에서나 친박계에서는 이 말이 '취중 실수'로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나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런데 윤 의원의 이런 발언 태도는 평소 행동에 비추어보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수도권의 새누리당 한 중견 의원은 "윤상현 의원의 이번 발언은 '빙산의 일각'으로 본다"면서 "인천지역에서 인천 전체의 판을 자기 구도대로 만들어보고 싶어한다, 여러곳의 선거구에서 구체적인 작용을 해왔다는 걸 지역에서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인천지역 현역 국회의원들의 경우 윤상현 의원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윤 의원이 자신이 미는 후보들을 예비후보로 등록시키고 그 후보들과 함께 다니면서 지지를 호소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막말파동이 일어난 이후에는 윤 의원이 연락을 끊은 채 '자중 모드'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의원들 가운데 낙천자들이 무소속 출마의사를 밝히고 있는데 윤상현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은 없나?= 그럴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처음에는 윤상현 의원이 탈당해서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나돌았다. 인천 남을지역구는 윤 의원이 압도적인데다 새누리당 단수 후보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민주당에서는 인천시 광역의원 출신인 약사 신현환씨가 출마했지만 존재감이 부각되지 않고 있다.
다만 새누리당이 유승민 의원과 윤상현 의원을 패키지로 공천에서 배제할 경우 윤 의원이 당의 결정에 불복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새누리당이 다른 후보를 낼 것인가 여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판세로는 윤상현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더라도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인천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또 유승민 의원의 경우 공천에서 탈락하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이냐 여부에 대해 아직 발언을 한 적이 없다. 다만 무소속으로 출마하더라도 당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대구지역 다른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금까지 새누리당의 공천에 반발해 탈당을 한 의원은 경북 구미을의 김태환 의원이 유일하다. 그렇지만 강길부 박대동 의원이 반발하고 있어서 추가 탈당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역의원은 아니지만 컷오프 된 경북 경주의 정종복 전 의원과 동해·삼척 선거구 이철규 전 경기지방경찰청장, 태백·횡성·영월·평창·정선 선거구 새누리당 공천을 신청한 3선의 김진선 전 지사도 무소속 출마를 예고하고 있다.
{RELNEWS:lef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