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격전지➃ 영등포을] 외나무다리서 재회한 숙적 '신경민 VS 권영세'



국회/정당

    [격전지➃ 영등포을] 외나무다리서 재회한 숙적 '신경민 VS 권영세'

    • 2016-03-15 04:00
    지난 2012년 영등포구을에서 맞붙은 후보들이 각각 재선과 4선을 노리고 다시 링 위에 오른다.

    19대 총선에서 처음 여의도에 입성한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의원은 방어전을 준비한다. 새누리당은 영등포을에서 내리 3선을 하다 ‘저격수’ 신 의원에게 4508표(5.2%p)차로 패배했던 권영세 전 의원을 다시 내세웠다. 4년 전 뜨거운 승부를 겨뤘던 두 후보는 이후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이라는 악연으로 얽힌 뒤 이번 선거에서 다시 맞닥뜨렸다. 국민의당에서는 김종구 후보를 공천해 삼자 대결 구도가 됐다.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의원이 지난 11일 영등포구 신길8동에서 지역 유권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CBS총선기자단 김지환 기자

     

    영등포을 지역은 샛강을 사이에 두고 여야 후보에 대한 지지가 엇갈리는 ‘작은 서울’이다. 여의동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중산층이 많은 여당 강세지역이다. 반면 샛강 너머 신길·대림동은 다세대주택에 사는 서민들이 많은 까닭에 야당 우세지역으로 꼽힌다. 실제로 지난 5회·6회 지방선거뿐만 아니라 18대 대선과 19대 총선에서도 여의동에서는 여당 후보가, 신길·대림동에서는 야당 후보가 각각 더 많은 표를 얻었다.

    ◇ ‘작은 서울’ 영등포을, 후보들 구역별 특화 공약

    신경민 의원은 지난 11일 아침 아내와 함께 신길7동 공군회관 앞 버스 정류장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이후 신길7동·대림3동 주민센터, 여의도여고 등을 다니며 지지를 호소했다. 신 의원은 “지난 4년간 공약 대부분을 이행했다. 열심히 해서 반드시 이기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여의도 금융특구를 내실화 하고, 신길·대림동은 주거·교육 환경을 개선하겠다”며 지역 맞춤형 공약을 제시했다. 또 “신림선 경전철과 신안산선 등 지역 내 교통 현안 해결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오후 권영세 전 의원은 대림1동에 위치한 우리시장에서 표심 얻기에 나섰다. 그는 “제 구호가 ‘크게 써 주십시오’”라며 “다시 한 번 기회가 생기면 지역을 위해 큰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주중 대사로 지역을 잠시 떠나있었던 권 전 의원은 “중국에 다녀오는 공백기가 있었음에도 지역에서 반겨주신다”면서 “방심하지 않고 열심히 할 것”이라고 지역구 탈환의 각오를 다졌다. 이어 “상대적 약세 지역인 신길·대림 지역의 주거·교육 문제를 특히 신경쓰겠다”면서 “지역구민들과 더 적극적으로 소통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김종구 후보는 “정치는 말보다 실천”이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김 후보는 “규제 때문에 막힌 여의동 재건축을 풀어내고 신길동 서울병무청 자리와 대림동 남부도로사업소에 문화시설을 건립하겠다”고 공약했다. 서울시의원을 역임한 김 후보는 “시의원 경험을 살려 지역 발전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새누리당 권영세 전 의원이 지난 11일 영등포구 대림1동 우리시장에서 상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CBS총선기자단 김민성 기자

     


    ◇ 국정원 댓글사건… 신경민 ‘권, 높은 수준 개입’ VS 권영세 ‘나와 무관’

    4년 전에 만났던 신-권 두 후보는 2013년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이 불거지자 서로를 향해 날을 세운 바 있다. 당시 신 의원은 “특검이 필요하다”며 권 전 의원을 비판했다. 지난 11일 CBS총선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신 의원은 “권영세 전 의원은 국정원 개혁의 정반대에 있는 후보”라며 “(권 전 대사가) 높은 수준의 개입을 했다는 것이 분명하다. 당시 그가 외교 사절로 나가있어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지만 스스로 떳떳하다면 국정감사·검찰조사 모두 받았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권 전 의원은 같은날 이뤄진 인터뷰에서 “의혹을 해명할 기회를 줘서 고맙다”며 반박에 나섰다. 권 전 의원은 “국정원 댓글 사건은 이미 저와 전혀 관련이 없다는 게 밝혀졌다”며 “김용판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장과 안면이 있다거나 전화통화를 했다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저와는 무관한 얘기”라고 일축했다.

    중앙 정치무대에서 두 전‧현직 의원이 보여준 서로 다른 행보에 대해 영등포을 주민들의 의견도 엇갈렸다. 여의동에 거주하는 주부 최모(68·여)씨는 “지역구에서 오랫동안 지켜봐서 아는데 권영세 전 의원은 모난 구석이 없다”면서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당사자인 권 전 의원이 아니라고 확실히 말한 만큼 믿는다”고 권 전 의원에 대한 오랜 신뢰감과 지지를 내보였다.

    반면 19대 총선부터 쭉 신 의원을 지지한다는 김모(28.여)씨는 “신 의원이 중앙 정치무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서 “특히 필리버스터 정국에서 애쓰는 모습은 지난 총선에서 준 표가 아깝지 않았을 정도”라며 변함없는 지지 의사를 밝혔다.

    국민의당 김종구 후보가 지난 14일 영등포구 신길동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총선 공약을 밝히고 있다. CBS총선기자단 김민성 기자

     


    ◇ 야권 단일화 등 몇몇 변수, 판세에 결정적 영향 없을 듯

    영등포을 역시 다른 수도권 선거구처럼 야권 후보 단일화 여부가 관심이다. 그런데 단일화 변수를 대하는 권영세 전 의원의 태도는 무덤덤했다. 그는 단일화 이후 지지율 변화에 대해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야권이) 단일화하면 우리 지지자들도 더욱 결집할 것이다. 특별히 걱정할 부분은 아니다”라고 괘념치 않는 모습이었다.

    현재 영등포을의 야권 후보 단일화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신경민 의원은 “단일 여권 후보와 복수의 야권 후보가 싸우는 것은 출혈이 심하다. 나는 열려 있다”며 단일화에 전향적 자세를 취했다. 반면 김종구 후보는 “후보 단일화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개헌 저지선 확보보다 제 3당 체제를 공고히 하는 게 오늘날 한국 정치에 더 가치 있는 일”이라며 신 의원과 온도차를 드러냈다.

    만약 야권연대가 이뤄지더라도 판세에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다.

    {RELNEWS:right}CBS와 국민일보가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8~10일 서울 영등포구을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503명을 대상으로 후보 지지도를 조사해 13일 발표한 결과를 보면 3자 대결에서 권영세 전 의원 30.7%, 신경민 의원 23.2%, 김종구 후보 12.5%로 권 전 의원이 신 의원에게 오차범위 내인 7.5%p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야권연대를 상정한 양자 대결에서는 권 전 의원 41.8%, 신 의원 31.8%로 격차가 10%p로 오히려 더 벌어졌다. (유선전화 무작위 임의걸기를 활용한 ARS방식과 스마트폰 앱 조사 방식. 응답률 2.8%,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4.4%p. 그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여론조사 결과 상으로는 후보 단일화가 야권의 절대 무기가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영등포을에는 대림동에만 1만7000여 명 거주하는 중국 동포들의 표심이란 변수도 있다. 하지만 재한중국동포유권자연맹에 따르면 이들은 생계문제·인식 부족 등으로 투표 참여 의사가 높지 않아 당락을 가를 정도의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