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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내서 집 산 '에코세대'가 떠안은 '시한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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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빚내서 집 산 '에코세대'가 떠안은 '시한폭탄'

    KBS 1TV '시사기획 창' 주택문제 다룬 '살(買) 것인가, 살(居) 것인가' 방영

    (사진=KBS 제공)

     

    지난해 주택거래량이 110만 건을 돌파했다. 주택경기가 호황이던 2006년 이후 사상최고치다. 치솟는 전세 가격을 버티지 못한 무주택세입자들이 정부의 주택매입 지원정책에 힘입어 대거 집을 사들인 결과다.

    주목할 점은 이른바 '에코세대'로 불리는 2030세대가 대거 주택을 매입했다는 것이다. 에코세대는 1979년에서 1992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 출생 세대)가 메아리(echo·에코)처럼 제2의 출생 붐을 일으켰다고 해 이름 붙여졌다. 이들의 인구는 950만 명에 육박한다.

    부모세대인 베이비부머에게 '내집'은 단순한 생활공간이 아닌 노후대비를 위한 투자였다. 반대로 에코세대들에게 '내집' 마련은 언감생심이었다. 자신들의 능력만으로는 치솟는 집값을 감당할 수 없었던 탓이다.

    늦은 취업과 얄팍한 소득 탓에 에코세대의 85%가량이 셋집을 전전해 왔다. 연애와 결혼, 출산, 내집마련은 물론 희망마저 포기했다는 이들에게는 '오포세대'라는 또 다른 이름이 있다.

    이러한 에코세대가 지난해 주택시장을 뒤흔들었다. 분양아파트 물량의 35%가량을 이들이 사들였기 때문이다. 이는 40대(32%)와 50대(18%), 60대(8%)보다 많은 수치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23일(화) 밤 10시 KBS 1TV에서 방송되는 '시사기획 창'에서 '살(買) 것인가, 살(居) 것인가'라는 주제로 에코세대의 주택 문제를 짚어본다.

    에코세대가 대거 내집 마련에 나선 것은 여윳돈이 있어서가 아니었다. 천정부지로 뛰는 전세 가격에 전세품귀현상까지 가속화되자 울며 겨자 먹기로 '일단 사자'에 나섰던 것이다. 저리의 주택자금대출 등 정부가 내놓은 각종 주택경기부양책은 이들의 결심에 불을 지핀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문제는 이들이 집을 사기 위해 다른 세대보다 훨씬 많은 돈을 빌렸다는 점이다. 지난 2014년 2월 이후 1년 동안 30대 이하가 빌린 주택자금대출은 24%나 증가했다. 12% 정도 늘어난 40대는 물론 50대와 60대를 앞지르는 수치다.

    ◇ '경기부양'에 '주거안정' 뒷전…정부 선택은 옳은가

    (사진=KBS 제공)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샀다가 집값하락으로 생활고를 겪은 하우스푸어 중 50대가 가장 많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그들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자식세대인 에코세대가 사상 유례 없는 대출을 받아 다시 집을 샀다. 다른 점은 부모세대가 투자를 위해 자발적으로 집을 샀다면, 자식세대는 '깡통전세'를 피하기 위해 떠밀려서 집을 샀다는 것뿐이다.

    하지만 주택시장의 미래는 밝지 않다. 사상 최대 규모의 가계부채와 대출상환부담 증가로 시름이 깊어지는 까닭이다. 더욱이 베이비부머의 은퇴와 저출산, 100%가 넘는 주택공급물량으로 주택가격은 장기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른바 '대세하락론'인데, 이미 부동산시장의 바로미터인 강남 지역 일부 아파트 가격이 떨어졌다. 실수요자들이 많은 강북 지역에서도 가격이 떨어지는 아파트들이 등장하고 있다. 아버지세대에 이어 자식세대가 제2의 하우스푸어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경고가 울리고 있는 것이다.

    전세가 사라지고 월세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집값도 장기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집이 더 이상 재산을 불리고 노후를 보장하는 투자대상이 아니라는 얘기다.

    오히려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샀다가는 오르지 않는 집값 탓에 이자와 원리금 상환 부담으로 생활고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한국의 주택시장이 구조적인 변화를 겪으면서 나타나고 있는 문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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