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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스101', 꼭 이렇게 잔인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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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듀스101', 꼭 이렇게 잔인해야 하나

    [노컷 리뷰]

    '프로듀스101'에 참가한 연습생들(자료사진/윤창원 기자)

     

    지나치게 불친절하고 잔인하다. Mnet이 선보인 새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101' 말이다.

    '프로듀스101'은 국내 46개 기획사에서 모인 101명의 여자 연습생들이 참가한 걸그룹 육성 프로젝트다. 시청자들이 '국민 프로듀서'가 되어 데뷔 멤버를 발탁하고 콘셉트와 데뷔곡, 그룹명 등을 정한다는 방식이다. 최종 멤버로 선발된 11명은 올해 말까지 프로젝트 걸그룹으로 활동하게 된다.

    '프로듀스101'은 지난 22일 첫 베일을 벗었다. 이날 방송된 1회에서 연습생들에게 주어진 첫 번째 과제는 기획사별 퍼포먼스였다. 연습생들은 각자 준비해 온 무대를 선보였고, 이를 본 트레이너(가희, 제아, 치타, 배윤정, 김성은)들은 연습생들에게 A부터 F까지 등급을 부여했다.

    대형 기획사부터 중소형 기획사까지 다양한 출신의 연습생들은 그동안 갈고 닦아온 자신의 기량을 뽐냈다. 현재 활동 중인 걸그룹 멤버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실력을 보여준 연습생이 있는가 하면, 수준 이하의 실력을 보여준 연습생도 있었다.

    아직 연습생 신분이니 실력이 부족할 수 있다. 문제는 트레이너들이 연습생들을 다루는 방식. 일부 트레이너의 독설은 너무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특히 안무가 배윤정이 그랬다. 그는 만족스럽지 못한 무대를 선보인 연습생들에게 "실력은 말도 안 돼" "평가할 수 없는 수준이다" "고급스럽지 않고 싸보였다" "볼 것도 없다" 등의 혹평을 쏟아냈다. 평가를 하기 위한 자리에 앉아 평가할 수 없고 볼 것도 없다니. 직무유기이자 연습생의 노력을 한순간에 짓밟는 잔혹한 평가가 아닌가.

    (사진=CJ E&M 제공)

     

    제작진의 편집 역시 불친절했다.

    101명이라는 대규모 인원이 모였으나 정작 방송에 얼굴을 비친 연습생은 손에 꼽을 정도. 소녀시대 최종 후보 출신이자 남녀공학 멤버였던 더블킥 허찬미, 다이아 멤버로 활동했던 MBK 정채연과 기희현, 트와이스 멤버가 될 뻔한 JYP 전소미 배우 김수현의 이복동생으로 알려진 뮤직K 김주나 등 상대적으로 이름값이 높거나, 사연이 있는 연습생들이 대부분의 분량을 차지했다.

    '프로듀스101'의 잔인함과 불친절함은 이미 예고된 수순이다.

    Mnet 한동철 국장은 방송 전 제작발표회에서 "녹화부터 경쟁이 시작된다. 녹화에서 좋은 퀄리티를 낸 친구들이 방송에 나갈 확률이 높다"며 "경쟁에서 이긴 친구가 방송에 많이 나가는 것이 그렇게 불공정한 경쟁은 아니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이건 예능이지 노래 선수 뽑는 게 아니다. 당연히 사연도 들어갈 거고, 대형 기획사 친구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다. 출발점이 다른 건 인정해야 된다. 출발점이 똑같은 세상은 없다"며 "처음에는 사연있는 친구가 주목받겠지만 나중에는 실력있는 친구가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대형 기획사도 연습생도 아니고, 딱히 강조할 사연도 없다. 그렇다고 웃음을 유발할 만한 수준 이하의 실력도 아니다. 그런데도 방송에 나가고 싶다면 실력으로 이겨내보라는 식이다.

    책임은 시청자에게 떠넘길 셈으로 보인다. '프로듀스101'은 '국민 프로듀서'가 100% 투표를 통해 최종 멤버를 선발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한 국장은 "전문가 분들이 뽑는 것보다 공정할 것"이라는 이유를 들었으나, 설득력이 부족하다.

    그렇게 따지면, '슈퍼스타K', '보이스코리아', '쇼미더머니' 등 앞서 Mnet이 선보여온 서바이벌 프로그램에는 왜 심사위원이 있었나. 성공하면 시청자 덕, 실패하면 시청자 탓을 하겠다는 의도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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