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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행복하게 하는 소통을 고민한다"



기업/산업

    "세상을 행복하게 하는 소통을 고민한다"

    [청년창업기획 ②] 김미균 시지온 공동대표

    최근 미래 성장동력으로서 창업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과거 어느 때보다 높은 편이다. 청년 창업도 많이 이뤄지고 있다. CBS노컷뉴스는 새해를 맞아 청년 창업에 성공한 벤처기업 대표들의 창업 스토리를 기획보도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김찬호 ㈜SNS에너지 대표
    ② 김미균 시지온 공동대표
    ③ 강준혁 오픈크리에이터즈 대표

    김미균 시지온 공동대표 (사진=시지온 제공)

     

    최근 페이스북과 같은 SNS(Social Network Service)가 대세가 되고 있는 가운데 댓글도 소셜댓글이란 이름으로 SNS에서 널리 공유되고 있다.

    국내에서 소셜댓글을 서비스하는 대표적인 회사가 바로 시지온(Cizion)이다.

    시지온은 다른 기업에서는 찾기 힘든 창업스토리를 갖고 있다.

    ◇ "동아리 친구들과 악성댓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업"

    시지온이 출범한 것은 9년 전인 2007년 7월.

    당시 대학 2학년(Y대 신문방송학과)을 마치고 휴학중이던 김미균 시지온 공동대표(31)가 같은 동아리 멤버였던 김범진 공동대표(33) 등과 함께 창업했다.

    이들이 22살의 젊은 나이에 학생창업을 하게 된 것은 당시 사회문제가 됐던 악성 댓글 때문이었다고 김미균 대표는 말한다.

    "대학에 들어갔을 때 신문 방송은 이미 온라인으로 중심이 옮겨 가고 있었다. 전공이 신문방송학인 만큼 온라인 미디어를 자세히 들여다 보곤 했는데 당시 온라인 미디어에서는 악성 댓글과 사이버테러 문제가 아주 심각했다. 악성 댓글에 시달린 연예인이 자살할 정도까지 돼서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었다. 동아리 활동을 함께 한 친구들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한 끝에 창업에 나서게 됐다."

    이들이 속한 동아리는 '리더스클럽'으로 창업동아리가 아니었다.

    리더가 돼 이 사회를 보다 나은 세상으로 바꾸고 싶은 꿈이 있는 친구들이 모여 리더십에 대해 서로 생각과 뜻을 나누는 클럽 성격의 특이한 조직이었다.

    그런 만큼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악성 댓글 문제를 해결해 보자는데 서로 의기가 투합될 수 있었다.

    "회사를 시작했지만 처음에는 돈 벌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 악성 댓글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찾는 데만 골몰했다. 회사라고는 하지만 수익을 목표로 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회사와 동아리의 중간형태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회사의 골격은 갖추고 있었다. 대표(김범진)도 있고 예닐곱명의 직원도 두고 직원들에 대해 월급도 쥐꼬리만큼이지만 나갔다. 그 월급은 나와 김범진 대표가 과외와 다른 아르바이트를 해서 마련했다. 처음에는 사무실을 가질 형편이 안돼 커피숍을 전전하다 1년 지나서부터 학교 창업센터에서 보육받았다."

    사무실 앞에 선 김범진, 김미균 공동대표

     

    개인사업자 등록을 하고 본격적으로 수익창출에 나선 것은 2년 뒤부터였다.

    "악성 댓글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서 회사를 만든 건데, 문제 해결을 계속해 나가려면 회사가 지속 가능해야 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수익창출을 공격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래서 2009년에 개인사업자 등록을 했다."

    ◇ "6, 7번의 시행착오 끝에 소셜 댓글 플랫폼 라이브리(LiveRe) 탄생"

    하지만 처음에는 계속 시행착오만 반복했고 매출도 전혀 없었다.

    "처음에는 채팅형으로 토론시스템을 만들었다. 댓글에 대해 찬성하는 사람과 반대하는 사람이 채팅하도록 해서 악성 댓글을 막아보자는 것이었는데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악성 댓글에 대한 필터링 시스템도 시도해 봤는데 머리 써서 필터링을 교묘하게 빠져나가는 친구들이 많아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런 식으로 시행착오를 6, 7번 하면서 계속 만들고 부수고를 반복했다. 캠페인도 벌여봤는데 효과가 없었다. 그러던 중 사회적으로 대세가 되고 있는 SNS와 연계된 기술 플랫폼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미치게 돼 소셜 댓글 플랫폼인 '라이브리'(LiveRe)‘를 만들게 된 것이다."

    라이브리는 특정 사이트에 들어가서 기사나 글에 댓글을 달려고 할 때 별도의 회원가입없이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과 같은 SNS 계정으로 쉽게 로그인을 하고 댓글을 달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이다.

    이렇게 작성된 댓글은 그 사람의 SNS에서 동시에 공유가 된다.

    댓글 앞에 소셜이 붙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댓글이 SNS에서 쉽게 공유가 되면서 소셜 댓글이라는 용어가 점차 널리 쓰이게 됐다. 당시 국내외적으로 라이브리와 같은 방식으로 소셜 댓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찾기 힘들었다. 어떻게 보면 소셜 댓글 서비스의 역사는 라이브리가 선도적으로 만들어가고 있다고 자부한다."

    ◇ "소셜 댓글, SNS로 날아가 친구들이 보게 돼"…악성 댓글 97%에서 5%로 줄어

    소셜 댓글 서비스는 악성 댓글 문제 해결에 효과가 뛰어났다..

    "악성 댓글은 익명성을 기반으로 활개칠 수 있는 것인데, 소셜 댓글은 SNS상에서 작성한 사람의 신원이 어느 정도 드러난다. 또 댓글을 작성하면 SNS로 날아가 자신의 친구들이 바로 보게 된다. 그런 만큼 댓글을 쓸 때 신경 써서 쓸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악성 댓글이 줄어드는 효과를 거두게 된다."

    라이브리가 설치된 사이트에서는 악성, 스팸 댓글 비율이 97%에서 5%까지 낮아지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고 시지온 측은 밝혔다.

    이 서비스를 받고 있는 고객사 입장에서는 악성 댓글 문제 해결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사이트를 별도의 노력없이 SNS상으로 확산시킬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댓글이 SNS 상에 공유되면서 댓글의 원문도 함께 열어볼 수 있고, 궁금하면 원문의 사이트까지 방문하게 되기 때문이다.

    또 시지온이 소셜 댓글 서비스를 하면서 별도의 서버를 두고 댓글 시스템 전반을 관리하기 때문에 댓글을 통한 악성코드나 디도스 공격 등 보안이슈에 대해서도 안심할 수 있다.

    이 서비스를 받는 고객사의 재계약율이 84%에 이르고 새로운 고객사가 계속 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라이브리 고객사, 주요 언론사 등 1000여개사…"새해에는 중국시장 진출 계획"

    2015년 말 현재 라이브리의 고객사는 주요언론사와 대기업, 관공서 등 1천29개사, 라이브리가 설치된 사이트는 2만 1천500개, 누적 사용자는 2천27만명, 누적 댓글은 2천163만개에 이른다고 시지온측은 밝혔다.

    사업은 2010년부터 해마다 크게 신장해 매출규모가 2014년도에 10억원을 넘겼고 새해인 2016년에는 20억에서 3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사업가능성도 인정받아 2014년 해외투자가와 엔젤투자가, 기관투자가 등 모두 3군데에서 10억원이 넘는 투자를 받았다.

    '라이브리 시티' 서비스 이미지 (사진=시지온 제공)

     

    시지온은 지난달(12월) 16일 라이브리의 새로운 버전 '라이브리 시티'를 출시했다.

    이 버전은 그동안 가격이 비싸 라이브리를 설치할 수 없었던 중소기업 등을 겨냥해 가격을 크게낮췄다.

    또 모바일에 최적화돼 모바일에서도 잘 보이게 만들어졌다.

    시지온은 라이브리 시티 출시를 계기로 새해부터 해외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아시아는 우리와 비슷한 문화를 갖고 있고 악성 댓글 문제로 고민하는 것도 비슷하다. 그래서 새해에는 1차적으로 중국시장으로 진출하려고 한다. 미국에서는 현재 3군데 소규모 언론사가 라이브리를 쓰고 있지만 댓글 문화가 우리와 다르다. 우리나라는 댓글이 상대적으로 적게 달리고 악성 댓글이 달리는 것이 문제지만 미국은 한꺼번에 너무 많은 댓글이 달려서 문제다. 그 문화에 맞게 미국시장을 공략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시지온이 소셜 댓글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모든 것이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2013년도에 경영상의 어려움이 발생했다. 갑자기 고객사가 많이 늘어서 서비스가 크게 확대돼 댓글 관리 서버를 대폭 늘릴 수 밖에 없었다. 서버 비용이 갑자기 많이 들어가 적자를 기록했다. 때 마침 고객사가 줄 돈을 제 때 안줘서 2, 3개월 현금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부도 위기까지 가지는 않았다. 돈이 없다면 월급을 줄이는 방식으로 해결했고 직원들도 협조를 잘 해줬기 때문에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었다."

    30대 초반의 CEO로서 짐도 무겁다.

    "회사 리더로 벅차다고 느낀다. 그동안 힘들지 않을 때가 없었다. 회사는 늘 문제를 한다발씩 갖고 다닌다. 힘들지 않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건강을 해칠 정도다. 어떻게 하면 시장에 잘 팔리고 유저들이 정말 많이 사랑하는 서비스가 되나 이런 고민을 달고 산다. 만들어놨는데 아무도 안 써주고 하면 고민이 많아 잠을 못자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한번도 포기하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회사에 빚도 있고 어려워지면 별 생각을 다할 수 있겠지만 그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려워질수록 긍정의 힘을 믿는다.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돌파구는 반드시 있다고 믿는다."

    ◇ "사람들이 어떻게 더 행복하게 커뮤니케이션을 할까 고민"

    IT기업으로 치열한 경쟁구도 속에 놓여 있지만 시지온은 더불어 함께하는 문화를 갖고 있다.

    이것이 시지온의 경쟁력이기도 하다.

    "직원이 30명인데 다같이 여행도 자주 가고 가족같이 지낸다. 업무성과가 안 나오는 직원이 있어도 계속 기회를 준다. 어떤 직원이 일을 못하거나 도움을 줘야 할 때면 다른 직원들이 막 붙어서 도와준다. 직원들끼리 서로 다독다독하면서 도와주기 때문에 닥터피쉬 같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직장 내부의 커뮤니케이션은 수평적이다. 처음에는 위에서 지시를 내리면 무조건 잘 따라야 회사가 잘 돌아가는 줄 알았는데 회사를 경영하면서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이 동기를 부여하고 더 생산성이 높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것은 직원들을 통해 배웠다."

    시지온(Cizion)이란 이름은 문명을 뜻하는 Civilization에서 철자를 따왔다.

    소통을 통해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문명을 꿈꾼다.

    "현재는 댓글에 집중하고 있는데 회사 비전이 커뮤니케이션 기술로 문명을 이끌어 가는 것이다. 댓글 시스템도 하나의 커뮤니케이션 기술이다. 그것을 통해 건강한 댓글 문화를 만들고 건강한 인터넷을 만드는 일이다. 우리 구성원들은 댓글 뿐만 아니라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을 늘 고민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애플 와치로 사람들이 어떻게 더 행복하게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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