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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백종원 선생, 김밥까지…이건 아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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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백종원 선생, 김밥까지…이건 아니잖아요

    요리연구가 백종원씨 (사진=CU제공)

     

    백종원. 그 어떤 연예인보다도 우리에게 친숙한 이름이자 대한민국 최고의 셰프(요리사) 대접을 받는 분이라면 너무 과찬일까요?

    결코 과도한 칭찬이 아닙니다. 그 인기를 제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지난달 22일 오전 김포공항에 백종원 선생께서 나타나자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백종원이다"라며 손을 흔들고 함께 사진을 찍자는 현장을 목도했으니까요.

    텔레비전을 통해 여러 차례 보긴 했지만 그렇게 유명 인사인줄을 몰랐는데 전 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는 분임을 알게 된 것입니다.

    물론 그때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물어 솔직한 대답을 이끌어내기도 했습니다.

    그날 CBS노컷뉴스와의 가볍게 인터뷰를 한 내용을 노컷뉴스(10.22 백종원 "탈세는 없으나…")에 올렸더니 세 군데 방송사에서 인터뷰 경위와 백종원 선생에 대해 느낀 점을 방송으로 연결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물론 거절했죠. 예의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너무 넉넉해 보여 저 자신도 백 선생의 인간성에 매료됐거든요.

    회사 동료들이 백종원 씨 어떻더냐고 묻길래 "솔직하며 괜찮은 사람으로 보이던데"라고 대답했습니다.

    돌발적인 대면이었고 아주 짧은 취재였을지라도 그 이후 백 선생께서 출연하는 '집 밥 백선생', '백종원의 3대 천왕' 등과 같은 요리 방송을 즐겨 보고 있습니다.

    알면 보이고 보이면 관심을 갖는 게 인지상정인지라. 백종원 선생이 경영하는 다양한 음식점들을 접하며 얼마나 많은지를 헤아려봤습니다. 입이 쩍 벌어졌습니다. 많아도 너무 많다는 느낌이 저의 뇌리를 떠나지 않더군요.

    실제로 가서 먹어보기도 했고요. '한신포차', '새마을식당', '백다방', '역전우돈', '차돌박이집', '치킨집', '중국집' 등 백종원표 음식 상호만도 예닐곱 곳이나 되며 이들 상호를 가진 식당들은 전국에 포진해 있습니다.

    언제 그 많은 음식점들을 차리셨는지 모르겠으나 음식점 재벌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단기간에 이렇게 팽창한데는 합리적인 음식 가격과 색다른 맛 때문으로 알려졌습니다.

    꼭 그렇기만 할까요? 그 이면에는 백 선생의 대중적 인기가 큰 몫을 차지하고 있지 않다고 부인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TV에서 백 선생의 음식 요리를 아주 신기하게 본 시청자들이 호기심과 궁금증 견디지 못해 백 선생의 식당을 찾은 게 습관이 되고 있습니다. 국민의 백종원 사랑이 초고속 성장의 결정적 이유가 아닐까요?

    결론적으로 백 선생이 이쯤에서 그쳤으면 아주 좋지 않을까 판단합니다. 현재 갖고 있는 음식점들을 바탕으로 다른 길을 모색했으면 국민의 백종원 사랑과 신뢰는 끝없이 이어질 텐데 작금의 행보를 보면 너무 아쉽습니다.

    김밥 영역에까지 진출한다는 보도를 접하고서 이건 아니다 싶어 한마디 하는 것입니다. 아무도 말하지 않기에 말입니다.

    백종원 선생이 편의점 CU(씨유)와 손을 잡고 편의점 도시락업을 한다죠.

    CU는 "지난 9월 백종원 씨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비밀리에 관련 상품을 개발해왔다"며 "4개월가량의 개발을 통해 도시락을 시작으로 주먹밥, 김밥 등 다양한 먹거리 제품을 출시한다"고 어제 밝혔습니다.

    백 씨는 상품 기획부터 메뉴 구성에 이르기까지 주요 음식 개발 과정에 참여했다고 CU는 공개했습니다.

    CU는 "백종원 씨와의 협업을 통해 상품의 맛, 색, 구성까지 다각도의 변화를 줬다"며 "CU가 가진 상품력과 백종원 씨의 노하우가 결합됐으며 집 밥 같이 따뜻하고 푸짐한 신선 먹을거리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제 전국의 김밥집까지 싹쓸이하겠다는 의도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군요.

    CU가 백 선생의 인기를 사업 확장에 이용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백 선생이 CU라는 거대 편의점 체인점을 활용하려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김밥을 말아 생계를 유지하는 아주머니의 얼굴이 떠오르지 않으신지요.

    물론 <김가네> 김밥처럼 거대 김밥 체인점들이 있습니다. 그럴지라도 김밥은 간편한 한국만의 간식 같은 주식으로 생계형 음식업자들의 영역입니다.

    대표적인 골목 상권 침범자인 재벌기업 CU와 세븐일레븐 등 24시간 마트들이 동네 구멍가게와 슈퍼마켓, 문방구를 밀어낸 것도 부족해 이제 김밥집까지 소멸시키려는 파렴치한 상혼에 어이하여 참여하는 건가요?

    이 나라에 상거래 질서나 상도의가 없어진지 오래됐고, 대신 약탈적 양육강식의 정글의 승냥이들만이 득실거립니다만 백 선생까지 그런 골목 김밥집 죽이기 상혼에 놀아날 필요가 있는지요? {RELNEWS:right}

    그럴 바엔 요우커(중국 관광객)들을 상대로 한 대형 요식업으로 사업 분야를 확장하시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연간 1천만 명인 요우커들의 입맛에 맞는 음식업이야말로 일자리 창출과 국익을 위한 온당한 길이 될 것입니다.

    백종원 선생께서 나타났다 하면 국민이 박수치고 악수하고 싶어 안달할 때 뒤를, 주변을 한 번쯤 돌아 봤으면 합니다. CU 편의점에서 백종원표 김밥이 한 줄 두 줄 팔릴 때 부근 김밥 집은 파리를 날릴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셨으면 합니다.

    또한 우리나라 방송계를 휘젓고 있는 다른 셰프들에 모범이 되기 위해서도 '넘침'을 경계하셨으면 합니다.

    백종원 선생만이라도 신자유주의의 약탈적 자본주의에 물들지 않는 현명한 결단을 내리기를 학수고대하는 건 저 혼자만의 바람일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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