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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 서거·테러에 묻힌 朴 순방 메시지



대통령실

    YS 서거·테러에 묻힌 朴 순방 메시지

    박근혜 대통령이 21일 오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 갈라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자료사진)

     

    박근혜 대통령이 7박 10일간의 해외 순방에서 거둔 성과와 국내 정치권을 겨냥해 던진 메시지가 국제 테러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계획,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 등 국내외 이슈에 묻혔다.

    2013년 5월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 시 윤창중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에서 시작된 이른바 순방 징크스의 재연으로 관측된다.

    ◇ 박 대통령, 선진국·후진국간 가교 역할 주력

    박 대통령은 지난 10일간 G20 정상회의, APEC 정상회의, 아세안+3 정상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등 다자 외교 무대를 종횡무진하며, 중간자적 존재로서 미국과 중국, 선진국과 후진국을 연결하며 한국의 외교 공간을 넓히는 '가교 외교'에 주력했다.

    박 대통령은 개발도상국 등의 입장을 대변해 미국에 금리인상의 속도 조절을 요구하는가 하면, 선진국과 후진국을 중재해 파리 기후변화회의 성공을 지지하는 G20 정상의 합의를 도출하는데 기여했고, 중소기업 국제화 등 역내 경제 통합의 포용성 증진 방안을 다양하게 제시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국제 외교무대에서 박대통령에게 쏠리는 시선을 피부로 느낀다"며 "대통령 한류"라고까지 말하기도 했다.

    ◇ 朴 대통령의 국내외 양면전략, 국내 정치권도 압박

    박 대통령은 특히 다자 정상회의 무대에서의 다양한 발언과 외교성과를 내세워 국회에 계류 중인 경제 활성화 4개 법안과 구조개혁 관련 법안 등의 국회통과, 한·중 FTA와 한·베트남 FTA의 국회 비준 등 국내 정치권의 움직임을 압박하는 양면 전략도 구사한 것으로 관측된다.

    최경환 경제 부총리는 지난 16일 터키 안탈리아에서 G20 정상회의를 마친 뒤 가진 브리핑에서 G20 회원국에 대한 성장전략 이행 평가 결과 한국이 2위를 한 사실을 전하며 "규제 완화 등 일부 과제의 경우 관련 법 개정 지연 등의 이유로 다소 아쉬운 평가를 받았다. 솔직히 이것만 잘 됐으면 거뜬하게 1위를 할 수 있었다는 아쉬운 점이 있었다"며 "국회에 계류 중인 구조조정 관련 법안들의 조속한 통과를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또 박 대통령이 18일 필리핀 마닐라 APEC 관련 행사로 열린 시진핑 중국 주석 등 3개국 정상과의 소그룹 토론에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도 청년과 여성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서비스 산업 육성과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해 참석자들의 큰 공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박 대통령이 바쁜 다자회담 일정 속에서도 잠깐씩 짬을 내어 현안이 걸린 타국 정상들과 환담하는 '스탠딩 경제외교'를 통해, 한·베트남 FTA의 연내 발효 전망을 확보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베트남 쯔엉 떤 상 주석에게 한·베트남 FTA 발효를 위한 베트남측의 준비 상황을 질의하며 연내 발효를 위한 베트남의 협조를 요청하자, 상 주석은 이미 자신들은 비준을 완료한 상태라며 한국의 준비만 되면 언제든지 베트남은 FTA 발효가 가능하다고 응답했다는 것이다.

    청와대가 강조한 박 대통령의 성과와 메시지는 이른바 민생 법안의 국회통과, 한·중 FTA와 한·베트남 FTA의 연내 발효를 위한 국회의 비준 동의 등 박 대통령이 평소 정치권에 요구한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 靑 "박대통령 발언, 정상 선언문·액션플랜에 다 반영" 평가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역내포괄적동반자협정(RCEP)가속화와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 촉진 등 Mega-FTA 관련 입장 제시, 아·태지역 농촌공동체 강화를 위한 새마을운동의 적용가능성 모색, 중소기업의 국제화 방안 등 박 대통령이 다자 무대에서 언급한 다양한 발언들을 예로 들며 "APEC, G20 모든 세션에서 박 대통령이 한 발언이 정상공동 선언문과 액션플랜에 다 반영됐다"고까지 말했다.

    그러면서 안 수석은 이번 순방의 경제성과를 정리하며 "한·중 FTA와 한·베트남 FTA의 국회 비준 뿐 만아니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의료법, 국제의료사업지원법 등 경제 활성화 4개 법안, 구조개혁 관련 법안이 하루속히 통과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이런 해외 순방 메시지와 순방 성과는 결론적으로 테러 대응 이슈,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 계획,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 등 다양한 국내외 이슈에 묻혀 효과적으로 부각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경제 협력 방안 등을 주로 논의하는 G20 정상회의와 APEC 정상회의는 파리 동시 다발 테러의 여파로 이례적으로 반테러 성명을 채택하거나, 공동 선언문에 강력한 테러 대응 의지를 담았으며,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서도 테러 논의가 이뤄졌다.

    이에 국내외 언론도 G20 정상회의, APEC 정상회의,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등에서 집중 논의된 역내 통합과 경제협력 방안, 이 과정에서 이뤄진 박 대통령의 외교 행보보다는 테러 대응에 더 관심을 기울였다.

    ◇ 순방성과를 가린 변수,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박 대통령의 순방기간 중 터져 나온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 계획도 언론의 눈과 귀를 쏠리게 하는 효과로 작용했고, 한국의 민주화에 중대한 공헌을 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은 더욱 결정적이었다.

    이처럼 워낙 큰 이슈가 터져 나와 박 대통령의 외교 행보를 가리기도 하였지만, 청와대의 충분한 설명이 없어 순방 성과가 효과적으로 부각되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의 2025년 APEC 유치가 그런 예로 거론된다.

    ◇ 2025년 APEC 유치성과, 충분한 설명 없기도

    한국의 APEC 유치는 단순히 경제적 효과뿐만 아니라, APEC 21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의 추진을 둘러싸고 패권국 미국과 중국이 주도권 경쟁을 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외교적 파워를 확대할 수 있는 호재로 보이지만, 이에 대한 청와대 관련 부서의 사전 설명은 일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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