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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에 그친' 日 자본의 파격, 그래도 실리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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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완에 그친' 日 자본의 파격, 그래도 실리는 있었다

    넥센타이어 강호창 사장(왼쪽)과 히어로즈 이장석 대표이사가 5일 메인스폰서십 연장 계약을 맺은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히어로즈)

     

    프로야구 서울 히어로즈의 새로운 시도는 미완에 그쳤다. 일본 자본과 대부업체라는 부담을 무릅쓰고 추진했던 계약은 무산됐지만 그래도 얻을 것은 얻어냈다.

    히어로즈 구단은 5일 "오늘 오전 서울 방배동 넥센 빌딩에서 넥센타이어와 메인 스폰서십 연장에 합의,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2018년까지 3년 연장이다.

    계약 금액 등 구체적인 조건은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전보다 두 배 정도 늘어난 연간 100억 원 규모로 알려졌다. 히어로즈 관계자는 "자세한 금액을 밝힐 수는 없지만 이전 계약 규모보다는 확실히 커졌다"고 밝혔다.

    ▲J트러스트, 여론 역풍에 계약 무산

    협상이 진행 중이던 일본계 금융기업 J트러스트그룹과 계약은 자연스럽게 무산됐다. 당초 히어로즈는 넥센과 계약이 만료되는 올해 복수의 기업과 네이밍 스폰서십 협상을 진행해왔다. 그 중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해온 J트러스트가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J트러스트는 기존 규모의 2배 정도를 약속한 후원 금액은 물론 또 다른 매력적인 카드를 히어로즈에 제시했다. 감독 선임과 선수 이동 등 구단 운영에까지 다소 깊숙하게 개입하는 부분을 완전히 배제한 가운데 스폰서 기업으로서 역할을 충분히 하겠다는 조건이었다.

    여기에 야구단 운영과 관련해서도 히어로즈가 거부하기 어려운 카드도 있었다. 일본계 기업인 만큼 일본 프로야구와 히어로즈 구단의 교류를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전지훈련과 연습 경기, 선수 이동 등에서 히어로즈는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정호도 없고, 병호도 가고'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5 서울 슈퍼시리즈' 대한민국과 쿠바의 경기 4회말 타석에 선 박병호의 타격 모습.(자료사진=박종민 기자)

     

    또 박병호(29)의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비한 전력 보강에 대한 지원 약속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FA(자유계약선수) 영입에 수십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시즌 뒤 강정호에 이어 박병호까지 전력 누출이 심각한 히어로즈로서는 구미가 당기는 제안이었다.

    하지만 J트러스트와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모 매체의 보도가 나오면서 반발 여론이 빗발쳤다. 일본계 자본인 데다 서민들을 대상으로 한 대부업체가 모태인 만큼 도적적 측면에서 J트러스트 그룹을 프로야구 파트너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의견이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난감한 입장을 드러내면서 히어로즈는 난관에 부딪혔다. 모 여론 조사에서도 히어로즈와 J트러스트의 계약에 대해 반대 의견이 64.0%로 찬성(11.6%)의 6배 정도에 이르렀다. 결국 히어로즈는 J트러스트와 계약을 접고 넥센과 다시 손을 잡았다.

    ▲히어로즈-넥센-J트러스트, 논란 속 얻은 실리

    그러나 히어로즈가 J트러스트와 계약 무산 과정에서 얻은 부분도 적지 않다. 일단 J트러스트 측이 제시한 파격적인 조건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넥센타이어와 협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했고, 상당 부분 계약 조건이 나아졌다.

    넥센은 지난 2010년 이후 6시즌 동안 히어로즈를 후원해왔다. 올해 후원 금액은 50억 원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야구단의 네이밍 스폰서로 연간 수백억 원의 광고 효과를 봤던 점을 감안하면 다소 적은 액수라는 의견이 많았다.

    박원순(오른쪽) 서울시장과 이장석 히어로즈 대표이사가 고척돔구장 홈구장 사용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자료사진=박종민 기자)

     

    하지만 내년부터 히어로즈가 받게 될 후원 액수는 기존 계약보다 훨씬 커졌다. 정확한 액수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연간 100억 원 규모라는 게 정설이다. J트러스트와 계약설이 나오지 않았다면 얻지 못했을 성과일 수 있다.

    여기에 또 다른 이슈였던 스폰서 기업과 구단 사이의 '갑을 논란'도 상당히 해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히어로즈 관계자는 "계약 관계에서 상당 부분 구단 운영과 관련해 조건이 나아졌다"고 귀띔했다. J트러스트가 제시했던 독립적 구단 운영 보장 조건이 영향을 미친 부분이다.

    이장석 히어로즈 대표이사는 넥센과 재계약 후 "기업 대 기업의 관계를 떠나 함께 하는 동반자 관계로 영광을 나누고 싶다"고 강조했다. 강호찬 넥센타이어 사장도 "히어로즈와 동반자적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J트러스트 그룹도 계약이 무산됐지만 성과가 전혀 없지는 않았다. 이번 계약의 일련 과정을 통해 엄청난 홍보 효과를 누리게 된 것. 일각에서는 계약 논란만으로도 J트러스트는 기존에 쏟아부었던 광고보다 더 많이 기업을 알렸다는 의견도 나온다.

    넥센타이어도 마찬가지다. 논란 속에 히어로즈와 계약을 연장하면서 신뢰도를 높였고, 내년부터 역사적인 고척스카이돔 시대의 스폰서 기업으로 남게 됐다. 논란과 상처는 남겼지만 삼자 모두 그에 못지 않은, 넘치는 효과도 분명히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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