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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 전문가가 본 '이대호-박병호'의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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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L 전문가가 본 '이대호-박병호'의 상관관계

    '병호야, 우리 같이 흥하자' 이대호(왼쪽)가 3일 기자회견에서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른쪽은 포스팅 절차를 거쳐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넥센 거포 박병호.(사진=황진환 기자, 넥센 히어로즈)

     

    '빅 보이' 이대호(33 · 소프트뱅크)가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한국과 일본 무대를 평정한 데 이어 미국까지 접수하겠다는 의지다.

    이대호는 3일 서울 반얀트리 클럽 앤드 스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구 선수라면 누구나 동경하는 MLB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많은 분의 도움 속에 한국과 일본에서 성공적인 야구 인생을 살았지만 이제 나도 30대 중반에 접어들었고 지금이 메이저리그 꿈을 이룰 마지막 기회, 마지막 불꽃을 태울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2001년 롯데에 입단한 이대호는 KBO 리그에서 2011년까지 1150경기 타율 3할9리, 225홈런, 809타점을 올렸다. 특히 2010년에는 도루를 뺀 타격 전 부문 7관왕과 정규리그 MVP까지 올랐다.

    이후 일본에 진출한 이대호는 오릭스에 이어 지난해부터 올해 소프트뱅크에서 뛰면서 2년 연속 일본시리즈 우승을 견인했다. 2012년부터 올해까지 4시즌 570경기 타율 2할9푼3리, 98홈런, 348타점을 올렸다.

    그렇다면 이대호의 MLB 도전은 박병호(29 · 넥센)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올 시즌 뒤 해외 진출 자격을 얻는 박병호는 이미 MLB 30개 구단에 독점협상권을 위한 포스팅을 신청한 상황. 포지션이 겹칠 수 있는 두 선수이기에 이대호의 이번 선언이 더 관심을 끈다.

    ▲"영향 아예 없진 않지만 크지도 않다"

    이대호는 투수로 입단했지만 타자로 전향했다. 롯데에서는 주로 3루수로 뛰었지만 일본 진출 뒤에는 1루와 지명타자로 나섰다. KBO 리그 정상급 1루수인 박병호와 일견 겹치는 부분이다.

    박병호에 관심을 두고 있는 MLB 구단들이 눈길을 이대호에게도 돌릴 가능성이 있는 까닭이다. 포스팅 금액으로 2000만 달러(약 220억 원)까지 예상되는 박병호의 몸값이 자칫 떨어질 수도 있다.

    소속팀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를 2년 연속 일본시리즈 정상에 올려놓고 시리즈 MVP까지 차지한 이대호가 3일 오전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호텔에서 귀국 및 향후 거취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하고 있다.(사진=황진환 기자)

     

    이에 대해 송재우 MLB 전문 해설위원은 "이대호의 MLB 도전이 박병호의 포스팅에 미칠 영향이 아예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같은 한국인 출신에 1루수 거포인 만큼 상관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하지만 그 여파가 아주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내놨다. 월드시리즈 현지 중계를 마치고 귀국을 앞둔 송 위원은 CBS와 통화에서 "이대호와 박병호는 다른 유형의 선수이기 때문에 영향이 아주 크게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병호가 확실한 거포라면 이대호는 정확성을 겸비한 중장거리형 타자라는 것이다. 송 위원은 "이대호가 일본에서 거둔 성적은 나름 인정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MLB 1루수나 지명타자가 갖춰야 할 거포로서 평가는 아직 유보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대호는 일본 생활 4년째인 올해 한 시즌 개인 최다인 31홈런을 날렸다. 오릭스에서 뛰었던 2012, 13년 24홈런을 날린 이대호는 지난해 19홈런이었다. 확실한 거포라기보다는 컨택트 능력이 뛰어난 중장거리 타자로 종종 분류되는 이유다.

    반면 박병호는 KBO 리그에서 최초로 4년 연속 홈런-타점왕에 올랐다. 특히 역시 사상 첫 2년 연속 50홈런 이상을 때려냈다. 지난해 52홈런을 날린 박병호는 올해 53개의 아치를 그려냈다. 지난해 40홈런을 날린 강정호가 올해 피츠버그에서 126경기 15홈런을 날린 점을 감안하면 박병호의 MLB 홈런 숫자는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대호 "박병호와 방해되지 않을 것"

    '대호 형, 우리 같이 홈런 날리자' 최근 MLB 구단들을 대상으로 포스팅을 공식 요청한 넥센 박병호.(자료사진=넥센)

     

    물론 한국과 일본의 야구 추세가 다른 점은 있다. 최근 KBO 리그는 타고투저 현상이 극심했던 반면 일본은 투고타저 현상이 현저했다. 박병호와 이대호의 기록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이대호는 KBO 리그에서도 30홈런 이상 시즌은 2010년(44개)뿐이었다. 2010년 타율 3할6푼4리와 2011년 3할5푼7리에서 보듯 이대호는 정확성을 기본으로 한 부드러운 스윙으로 장타를 날리는 스타일로 볼 수 있다.

    반면 박병호는 기본적으로 장타자다. 엄청난 비거리를 자랑하는 타고난 힘을 바탕으로 한다. 다만 최근 정확성까지 겸비해 3년 연속 3할 타율을 쳤다. 통산 타율이 2할8푼1리다. 3할이 넘는 이대호에 비해 컨택트 능력은 다소 떨어진다.

    이대호 역시 박병호와 상생의 관계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대호는 "박병호와 동시에 미국 진출을 추진한다고 서로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둘 다 좋은 결과를 얻고, MLB 무대에서 같이 활약하면 정말 좋은 그림이 나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원하는 구단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송 위원은 "박병호는 MLB에서 검증된 강정호의 영향으로 강정호보다 많은 이적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일각에서 제기된 2000만 달러보다는 적을지 몰라도 몸값을 포함한다면 그 정도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박병호가 포스팅 시스템을 거치는 반면 이대호는 곧바로 MLB 구단과 계약할 수 있어 이적료가 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소프트뱅크와 2+1년 계약을 했던 이대호는 잔류 대신 FA(자유계약선수)를 택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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