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검열이 나르샤, 국립공연장들은 예술 탄압



공연/전시

    검열이 나르샤, 국립공연장들은 예술 탄압

    "그거 세월호 언급 아냐?", "그 연출가는 안 돼"

    '정치적인 이유로 특정 작가의 작품을 배제한 사실' 등이 밝혀져 사회적 논란이 됐음에도, 이러한 검열이나 정치 탄압은 잠잠해지기커녕 오히려 더욱 활개치는 분위기다.

    해당 극장들은 검열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지만, 지난해 말 '서울연극제' 대관 탈락부터 반복되는 이 일련의 상황들이 그저 '우연'이라 하기엔 납득이 쉽지 않다.

    또한 논란에 휩싸인 두 공연장이 모두 국립공연장이다. 윗선의 지시 아니면, 알아서 눈치보기를 했다는 의혹마저 제기된다. 이러다 공연도 '국정화'하겠다는 말이 나올까 우려된다.

    ◇ "수학여행·주검 … 이거 세월호 얘기 아냐?"

    대학로예술극장. (사진=유연석 기자/노컷뉴스)

     

    연극 '이 아이'의 연출가 김정 씨는 최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산하 한국공연예술센터(센터장 유인화) 측이 세월호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연극의 센터 내 공연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김 씨에 따르면, 연극 내용 중 ‘수학여행에서 주검으로 돌아온 아들’과 ‘노스페이스 잠바’가 포함됐다는 이유로 임 모 문화사업부장이 공연을 방해하고, 대본 제출 등을 요구했다.

    임 부장은 “노스페이스 잠바를 입은 학생이 수학여행에서 죽어 돌아온 건 사실상 세월호 얘기를 하는 거 아니냐”며 기획공연 담당자에게 화를 낸 것으로 전했졌다.

    이어 공연을 위해 위치를 옮겼던 대학로예술극장 1층 카페(공연장소)의 테이블을 다시 원래 위치로 옮겨놨고, 그럼에도 연극이 진행되려 하니 고함을 지르거나 카페 음악 볼륨을 높이는 방식으로 방해해 중단시켰다.

    이에 대해 공연예술센터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공연 장소 물품은 옮기지 않고 그대로 둔 채 공연하는 게 원칙이며, 또 카페에서 민원이 들어와 조치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대본 요구는 9월부터 진행됐고, 전체 대본이 늦게 제출돼 재촉한 것이며, 세월호 내용은 이미 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했다.

    ◇ 국립국악원, '박근형 연출 배제' 요구 논란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 (사진=국립국악원 제공)

     

    국립국악원도 '예술검열' 도마 위에 올랐다. 다음 달 6일 풍류사랑방에서 열리는 '금요공감'에서 퓨전국악그룹 '앙상블시나위'의 공연이 올라올 예정이었으나 취소됐다.

    '앙상블시나위'가 연출가 박근형 씨가 대표로 있는 '극단 골목길'의 연극과 협업할 예정으로 알려지자, 국립국악원이 연극은 빼고 음악 연주 중심으로 변경하라고 요구한 것. 이를 '앙상블 시나위'가 거부하자, 국립국악원은 이날 공연을 다른 프로그램으로 대체했다.

    박 씨는 2013년 '개구리'라는 연극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을 풍자했다는 이유로 올해 문화예술위원회의 연극 지원 사업 대상에서 배제되는 정치 검열을 당한 사실이 최근 국회 국정감사를 통해 알려졌다.

    국립국악원은 "특정 연출가를 겨냥한 탄압이나 예술 검열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상반기에 세 차례에 걸쳐 연극이 포함된 프로그램을 이 무대에 올려본 결과, 자연음향 국악 연주를 위해 설계돼 음향과 조명 장치를 사용할 수 없는 공연장의 특성상 연극은 대사 전달 등에 문제점이 발견돼 올리지 않기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앙상블시나위' 안무가 정영두 씨는 SNS를 통해 "자연음향 국악연주를 위해 설계됐다면 배우들 대사는 더 잘 전달"되며, "완성도가 걱정된다면 함께 협력하고 수정보와하면 된다. 2주나 남겨둔 상황에서 완성도를 걱정해 연극을 빼달라는 것은 누구도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 "2015년 연극 역사상 가장 참극의 해"

    예술 검열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올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때문에 박장렬 서울연극협회장은 지난 9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규탄 기자회견에서 "2015년은 연극 역사상 가장 참극의 해로 기록될 것 같다"고 울분을 토한 적도 있다.

    조금 거슬러 올라가면, 지난해 말 35년 전통의 '서울연극제'가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정기 대관공모 선정에서 사상 처음으로 탈락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