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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광고 이의제기 교사 "10대에게 코르셋? 경악"



교육

    교복광고 이의제기 교사 "10대에게 코르셋? 경악"

    "40대 남성의 관음증 드러낸 여학생 성상품화"

     

    - 학생들 반응은 "예쁘다, 그런데…"
    - 여학생들, 꽉기는 교복에 소화불량, 생리통…
    - 오래 앉아 공부하는 학생들, 골반도 망쳐…
    - 개성시대? 그럴 거면 차라리 사복을 입혀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유선 (의정부 금오중학교 보건교사)

    가수 박진영 씨가 교복 때문에 어제 하루 종일 입방아에 올랐습니다. 무슨 일인고 하니. 박진영 씨가 한 교복광고에 모델로 등장했는데요. 그 광고 속에서 박진영 씨는 선글라스를 끼고 마치 뭔가를 감상하는 듯한 포즈를 취하고 있고, 그 앞에는 몸매가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딱 달라붙는 교복을 입은 여학생 모델이 허리에 손을 얹고 몸매 자랑하는 듯한 포즈로 서있습니다. “스커트로 깍아라, 쉐딩스커트”, “재킷으로 조여라, 코르셋 재킷”이 광고 문구인데요. 이 광고를 본 일선 보건교사들이 문제제기에 나서 어제 하루 종일 화제가 됐던 이 사건.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다뤄보죠. 이 광고에 대해서 최초로 문제제기를 한 분이세요. 경기도 금오중학교의 보건교사 박유선 선생님, 연결이 돼 있습니다. 박 선생님 안녕하세요.

    ◆ 박유선> 안녕하세요.

    ◇ 김현정> 선생님은 언제 어디서 이 광고를 처음 보셨어요?

    ◆ 박유선> 지난주 화요일에 서울에 있는 모 중학교를 지나가다가 교문 바로 옆에 광고 포스터가 붙어있는 걸 봤거든요.

    ◇ 김현정> 교문 옆 벽에 광고 포스터가 붙어 있었어요?

    ◆ 박유선> 네. 아주 커다랗게.

    ◇ 김현정> 광고 포스터를 딱 보자마자 무슨 생각이 드시던가요?

    ◆ 박유선> 아이들한테 도대체 뭐하자는 건가, 너무 놀라서 경악을 했습니다. 그래서 바로 사진을 찍었거든요.

    ◇ 김현정> 경악을 하셨어요.

    ◆ 박유선> 네. 경악을 했어요.

    ◇ 김현정> 선생님이 보셨을 정도면, 아이들도 다 이미 봤다는 얘기인데. 아이들은 이 광고에 대해서 어떤 반응이던가요?

    ◆ 박유선> 제가 수업 중에 이 사진을 보여주면서 아이들한테 물어봤어요. 어떤 느낌이냐고. 그랬더니 아이들이 처음에 ‘예뻐요, 멋있어요.’ 이러면서 얘기를 했는데 어떤 학생들이 ‘야해요.’ ‘예쁘긴 한데 저런 식의 광고는 좀 아닌 것 같다’라고 아이들이 표현을 했어요.

    논란이 된 교복 광고, 전면 수정 및 수거가 결정됐다

     

    ◇ 김현정> ‘이 광고가 문제가 있다.’라는 생각을 했더라도, 교사 이름을 걸고 공식 문제제기까지 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을 텐데. 어떻게 이렇게 나설 생각을 하셨어요?

    ◆ 박유선> 전부터 대중문화에서 아이들을 성 상품화 시키는 것에 대해서 문제를 느끼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 광고는 성 상품화된 것을, 대중이 아니라, 아예 청소년들을 타깃으로 제작이 됐기 때문에요. 제가 이 시점에 문제제기를 하지 않으면 이거보다 좀 더 심한 광고들이 등장할 거라고 생각을 했고요. 제 이름을 걸고서라도, 이건 정말 옳은 일이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견제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 김현정> 이 광고 보면서 어떤 부분이 그렇게 느껴지시던가요?

    ◆ 박유선> 일단은, 광고가 “재킷으로 조여라. 코르셋 재킷”인데요. 코르셋이라는 걸 교복에다 도입시켰다는 게 문제가 된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 김현정> 코르셋이라면 이렇게 몸을 꽉 조이는 거잖아요. 옛날에 중세시대의 여성들이 꽉 조여서 개미허리 만드는 거.

    ◆ 박유선> 그렇죠. 성적 매력을 드러내는 건데. 이걸 교복 광고에다 넣었다는 게 문제가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그리고 그 코르셋 재킷을 입은 여학생을 뒤에서, 박진영 씨가 선글라스를 끼고서 내려다보고 있는 거죠. 콘셉이.

    ◆ 박유선> 이것도 문제가 있는게 40대 남성이 10대 청소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약간 관음증이 있는 것처럼 쳐다보고 있는데요. 아이들이 나이드신 어른들의 성적 타깃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 김현정> 그런데 선생님, 꼭 그 광고만 뭐라고 하기도 그런 게 실제 현실에서 상당수 아이들이 교복을 그렇게 엄청 짧고 타이트하게 입고 다니지 않습니까? 그게 현실 아닙니까?

    ◆ 박유선> 그게 현실이지만, 대중문화에 영향을 많이 받는 아이들인데 이 부분을 광고에서 더 부추겨서, 이렇게 꽉 쪼여서 입어도 된다는 식으로 정당화시킬 수 있다는 게 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아이들이 얼마나 요즘 타이트하게 줄여 입고 다녀요?

    ◆ 박유선> 숨막힐 정도로 줄이고요. (웃음)

    ◇ 김현정> 숨막힐 정도로 줄입니까? (웃음)

    ◆ 박유선> (웃음) 정말 숨쉬기가 힘들 정도로.

    ◇ 김현정> 그게 그러니까 대중매체의 영향을 이미 받은 거죠.

    ◆ 박유선> 이미 아이들이 물들어 있고, 이게 나쁜 거라고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하고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요, 아이들이.

    ◇ 김현정> 청소년들이 나온 드라마에서 다 짧게 입으니까 아이돌이 입는 게 예뻐 보이는 거예요.

    ◆ 박유선> 그런 게 지속적으로 TV에서 비춰지면 언제든지 해도 되는 것처럼 약간 정상적인 것처럼 보여지 잖아요. 그러니까 아이들도 그냥 따라서 하고 있는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래요. 우리 박 선생님은 학교의 보건교사시기도 해요. 우리가 예전에 양호선생님이라고 불렀던. 교복을 건강쪽으로도 연결시켜서 생각을 하신 모양입니다, 제가 문제제기를 하신 걸 보니까.

    ◆ 박유선> 학생들이 보건실을 많이 찾는데 소화불량이나 생리통이 많거든요. 그런데 학생들이 꽉 끼는 교복을 입고 왔을 때는 제가 좀 헐렁하게 체육복으로 갈아입고 오라고 얘기를 해요. 헐렁한 옷을 입고 있으면 나아진다고 학생들이 얘기를 하거든요. 그리고 골격이 점점 성장하는 아이들인데 몸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골반이 틀어지거나 하는 척추 이상이나 이런 것들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렇게 될 수도 있군요. 남자학생들도 그렇게 작게 입습니까?

    ◆ 박유선> 어제 제가 수업을 하는데 어떤 학생이 바지가 타이트해서 그런지 사타구니 쪽에 습진이 생기고 가렵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그 정도가 될 정도로 바지를 줄여 입어요? (웃음)

    ◆ 박유선> 그런데도 불구하고 입고 다니고 있어요, 아이들이.

    ◇ 김현정> 아이고, 그러네요. 뭔가 좀 이건 아니지 않는가. 저는 하는데. 일각에서는 아이들이 자율권도 인정해 줘야지. 개성시대 아니냐. 그렇게 획일적으로 무릎 밑 몇 센티미터, 머리도 귀 밑 몇 센티미터, 이런 시대는 지났지 않느냐, 이런 시각은 어떻게 보세요?

    ◆ 박유선> 교복이 왜 필요한지 먼저 생각을 해봤으면 좋겠어요. 교복을 입는 건 나는 학생이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고 소속감을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건데, 선정적인 교복이고 타이트한 교복이라면 본연의 의미를 잃어버린 거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아예 개성있게 입히려면 사복을 입혀야지 교복을 입힐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너무 타이트한 교복을 입게 되면 장기간 앉아서 공부를 해야 하는데 일단 혈액순환이 안 되기 때문에 몸에서 되게 많은 문제점이 생기고.

    ◇ 김현정> 귀 밑 몇 센티미터, 무릎 밑 몇 센티미터 이렇게 재는 건 아니죠, 요새는.

    ◆ 박유선>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더라도 아이들이 최소한 몸이 편하게 숨 쉴 수 있는 옷을 입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습진이 생길 정도 이렇게 가는 건 아니고. 그리고 성 상품화에 아이들이 도구로 쓰이면 안 된다, 이 부분을 분명히 하는 거죠. 알겠습니다.

    광고 전면 수정 수거 결정 내린 JYP 측(사진=JYP 홈페이지 캡처)

     

    일단 어제 문제가 크게 되고 나서 JYP엔터테인먼트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광고주와 논의한 끝에, 이 광고 포스터를 전면 수거하고 수정하겠다는 입장 발표했다는 거 여러분들께 알려드리면서. 선생님 현장에서 좀 더 애써주세요. 오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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