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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김무성은 "그대 앞에만 서면 왜 자꾸 작아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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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김무성은 "그대 앞에만 서면 왜 자꾸 작아지는가"

    추석연휴 여야 대표가 합의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놓고 여당 내 후폭풍이 거셌던 지난 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생각에 잠긴 김무성 대표 뒤로 황진하 사무총장, 권선동 의원 등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오늘까지(9월 30일)만 참겠다"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계속 참을 모양이다.

    최고위원회의나 의원총회 등 당내 의견수렴 절차도 생략하고 바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합의를 할 만큼 마지노선으로 여겼던게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의 이름을 빌린 박근혜 대통령의 강력한 태클에 걸린게다.

    확전자제, 장기전 모드라고 하지만 다시 동력을 찾아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주는 제도'를 추진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공천논의 실무기구에서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원점으로 돌아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결과는 사실 이 번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논란에서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다.

    그는 지난 달 28일 문재인 대표와 회동하기 이틀 전에 청와대 현기환 정무수석을 만나 사전에 '상의'를 했다. 그리고 합의 뒤에는 또 발표문을 찍어서 현 수석에게 보냈다.

    현 수석과의 의견교환 형태가 상의였든 통보였든 아니면 보고였든, 당 내부에도 알리지 않은 공천문제를 청와대에 알렸다는 사실 자체는 그가 박근혜 대통령의 심기를 살피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김 대표는 청와대가 고위 관계자 이름으로 국민공천제 불가입장을 밝히면서 두 차례에 걸쳐 또다시 후퇴했다.

    당선인 시절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대표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외견상으로는 "오늘만 참지 않겠다"였지만 "당 공식기구에서 논의되면 거부될 수도 더 발전될 수도 있다"면서 무산될 수 있음을 내비쳤다.

    그리고 급기야는 청와대와 "현 수석은 듣기만 했다, 아니다 반대했다"는 진실공방 끝에 "이제 안심번호 얘기는 안할란다"로 마무리됐다. 그리고는 침묵으로 들어갔다.

    "오픈프라이머리에 정치생명을 걸겠다"던 결기어린 발언은 "공천권을 개혁하는 문제 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로 후퇴했다.

    김 대표는 2005년 당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 의해 사무총장에 발탁돼 '친박의 좌장'이 된 뒤 박 대통령과의 충돌에서 번번이 고개 숙인 과거가 있고 그래서 말 못하는 트라우마가 있다.

    2009년 5월에는 친이계가 지원한 원내대표 합의추대를 수용했으나 박 대통령의 반대로 좌절됐고, 이어 2010년에는 박 대통령의 반대편에 서서 세종시 수정안에 찬성표를 던진 이후 박 대통령으로부터 "친박에 좌장은 없다"며 탈박당했었다.

    그 결과 2012년 19대 총선에서 친박에 의해 공천학살까지 당했지만 그는 박 대통령을 위해 대선 때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아 백의종군하기까지 했다.

    지난 해 7월 당 대표가 된 뒤에도 두 차례에 걸쳐 박 대통령과 충돌했지만 김 대표는 바로 고개를 숙였다.

    18대 대통령선거 새누리당 총괄선대본부장 시절의 김무성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특히 지난 7월 유승민 사퇴 파동으로 박 대통령과 한차례 홍역을 치른 뒤인 8월말에는 박 대통령이 당 소속 의원과의 오찬회동을 불과 하루 전인 연찬회 도중에 통보했는데도 김 대표는 130여명의 의원들을 데리고 청와대로 달려가기도 했다.

    지난 9월 28일부터 사흘간 벌어진 청와대 및 친박계와의 공천갈등에서 보여준 그의 태도와 함께 바로 이같은 과거 이력이 이 번에도 그가 끝까지 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들이 나오는 배경이다.

    김 대표와 청와대간 확전자제로 이제 여권의 공천논의는 당내 특별기구로 모아지게 됐다.

    그러나 여기서 김 대표의 안심번호 국민공천제가 관철되기는 이미 어렵게 됐다는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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