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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크 살인사건 총력전 불구 '등잔 밑 어두운' 경찰



사건/사고

    트렁크 살인사건 총력전 불구 '등잔 밑 어두운' 경찰

    침착한 신고·흉기 앞서도 용감한 시민들 '활약'

    서울의 한 빌라에 주차된 차량 트렁크에서 숨진 채 발견된 30대 여성을 살해한 용의자 김일곤(48)씨가 범행 8일 만에 검거됐다. 주모(35.여)씨를 납치해 살해한 혐의(강도살해)로 공개수배한 김 씨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17일 서울 성동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김 씨는 살인 이유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나는 잘 못한 게 없어요! 난 앞으로 더 살아야 한다"고 답했다. (사진=윤성호 기자)

     

    '트렁크 살인 사건'을 수사한 서울 성동경찰서가 범행 8일만인 17일 용의자 김일곤(48)을 검거했다.

    그러나 서장을 본부장으로 57명을 동원한 수사본부를 꾸리고도 김씨의 소재 파악에는 사실상 실패한 셈이어서 아쉬움을 남겼다.

    반면 시민들의 침착한 신고와 용기있는 행동은 김씨 검거에 핵심적 역할을 했다.

    ◇수사본부 코앞에 있었는데…

    경찰은 앞서 성동경찰서장을 비롯해 형사·강력 6개팀과 광역수사대 2개팀 등 모두 57명으로 구성된 수사본부를 꾸렸고, 특진까지 내걸며 총력전을 펼쳤다.

    하지만 경찰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었을 뿐, 정확한 소재를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여 수사력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김씨가 검거된 장소는 수사본부와 직선거리로 불과 2㎞ 정도 떨어진 곳으로, 자동차를 이용하면 10분도 채 걸리는 않은 곳이었다.

    더구나 흉기 난동 신고를 받고 출동해 신분증을 확인한 후에야 겨우 신원이 파악됐다.

    만약 김씨가 오토바이 등을 이용해 빠르게 도주하며 또다시 잠적했다면 수사 장기화는 불가피했을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추가 범행을 저지르지 않고 조용히 잠적했다면 김씨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했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또 범행을 전후한 김씨의 이동 경로를 파악하는 데도 경찰은 그의 진술에만 의존하는 형국이다.

    김씨가 극도의 흥분 상태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어 그 신빙성도 떨어지기 때문에 정확한 동선을 확인하기까지 적지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후 도주로를 따라 추적하고 있었다, 화양사거리 인근에서 행적이 나타나 중점적으로 수사하고 있었다"며 "자세한 사안은 수사를 완전히 마치고 발표하겠다"고 해명했다.

    ◇침착·용감한 시민의 '활약'

    경찰 등에 따르면, 김씨는 17일 오전 8시 30분쯤부터 10시 55분까지 서울 성동구 성수동 한 동물병원에서 "동물 안락사용 약을 달라"며 흉기를 휘둘렀다.

    병원 관계자들은 진료실 안에서 문을 잠그고 "흉기를 든 강도가 병원에서 소란을 피우고 있다"며 112에 신고했다.

    그러면서 김씨에게 침착하게 "안락사 약을 찾고 있다, 약이 구석에 있어서 시간이 조금 걸린다"며 경찰 출동을 기다렸다.

    이에 김씨는 신고 사실을 짐작하고 병원을 빠져나와 도주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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