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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軍, 2700억 투입 최신 TOD 배치하고도 "北 지뢰 매설 몰랐다"



국방/외교

    [단독] 軍, 2700억 투입 최신 TOD 배치하고도 "北 지뢰 매설 몰랐다"

    성능 3배 향상된 'TAS-815K' 실전 배치…軍 장비 성능 타령만

    신형 TOD 'TAS-815K' (사진=방위사업청 제공)

     

    경기도 파주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사고 현장 인근에 군 당국이 2,700여억원을 투입해 개발·양산한 최신예 열상감시장비(TOD)를 배치했던 것으로 CBS 노컷뉴스 취재 결과 확인됐다.

    결국 군 당국은 DMZ내 북한군의 움직임을 면밀히 감시하기 위해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하고도 지형과 기후에 따른 감시장비의 성능 탓을 하며 북한의 지뢰 매설 사실을 몰랐다는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고 있는 것이다.

    ◇ 軍 2,700억 투입 3세대 TOD 'TAS-815K' 개발·양산

    국방부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정미경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뢰 사고 발생 현장에서 2㎞ 떨어진 우리 군 일반전초(GOP) 관측소(OP)에는 야간에도 열을 이용해 적의 동향을 감시하는 최신예 TOD인 'TAS-815K'가 배치됐다.

    3세대급 TOD인 TAS-815K는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체계개발을 마친 뒤 이듬해부터 오는 2017년까지 모두 2,700여억원이 투입돼 양산 중인 첨단 감시장비다.

    군 당국은 국방홍보원을 통해 TAS-815K가 기존 1세대급 TOD에 비해 3배 가량 성능이 향상됐다고 홍보한 바 있다. 1세대 TOD의 관측거리가 사람은 3㎞, 차량은 8㎞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TAS-815K는 DMZ 전지역을 감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또 1세대 TOD의 경우 화질이 좋지 않아 설사 원거리 영상을 촬영하더라도 판독이 어렵지만 TAS-815K는 이런 문제점을 대폭 개선했다는 것이 군 당국의 설명이다.

    이미 지난해 말까지 1,164억여원의 예산이 투입돼 수백여대의 TAS-815K가 서해 접경지역과 DMZ 인근 OP에 배치됐고, 이번에 사건이 발생한 경기도 파주 인근 우리 군 OP에도 해당 장비가 배치됐다.

    ◇ 수목 울창한 DMZ에서 최신예 TOD도 무용지물?

    지뢰폭발 당시 상황을 담은 TOD 영상 (사진=영상 캡쳐)

     

    그렇다면 우리 군은 왜 이같은 최신예 감시장비를 보유하고도 북한군의 활동이 왕성한 DMZ 내에서, 그것도 우리 군이 관리하고 있는 통문까지 접근해 지뢰를 매설한 북한군을 포착하지 못했을까?

    지난 10일 지뢰 폭발 사고 브리핑 당시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이 도발한 그 지역은 수목이 울창해서 감시 장비로 보기에 매우 제한되는 곳이고, 또 비가 오거나 안개가 끼면 전혀 보이지 않는다"면서 "감시 장비로 봐도, 촬영을 해도 허옇게 나온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한마디로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해 북한군의 활동을 속속들이 들여다 볼 수 있는 최신예 감시장비를 실전 배치했지만 수목이 울창한 DMZ 지역에서는 무용지물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DMZ에 여름철 수풀이 우거져서 탐지하지 못했다는 것은 변명이 되지 않는다"며 "애초에 신형 TOD 도입사업을 시작한 지난 2008년에는 수풀이 우거지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GP 불모지 작전 및 수목제거 추진이 진작에 이뤄졌어야 했다"면서 "수천억원 예산을 들여 장비따로, 작전따로 가면 이번 사건처럼 그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기 어렵다"고 군 당국의 안일한 대응을 비판했다.

    국방부는 폭발 사고 발생 뒤에야 DMZ내 수목 정리작업을 벌이겠다고 뒷북 발표를 해 북한군의 지뢰 매설을 사실 몰랐던 이유가 감시장비의 성능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인정했다.

    ◇ 감시작전 실패 해놓고 해명만 늘여놓은 軍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보고를 했다. (사진=박종민 기자)

     

    이와 함께 비가 오거나 안개가 끼면 감시장비로 촬영을 해도 허옇게 나온다는 군 당국의 해명 역시 앞뒤가 맞지 않는다.

    신형 TOD를 개발·양산한 이유가 비나 안개 기후가 잦은 서해상 접경지역과 산악지형인 DMZ를 보다 정밀하게 감시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점에서 군의 해명은 이런 기후에서는 굳이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해 신형 TOD를 개발·양산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비가 오거나 안개가 끼면 TOD를 이용한 감시에 제한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TOD가 열을 추적하는 감시장비인 만큼 감시가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수목이나 비, 안개 등으로 북한군의 동향을 감시하기 힘들었다는 군 당국의 해명은 우리 군이 경계작전에 실패한 것을 감추기 위한 변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 현안질의에서 정 의원이 "수풀, 나무가 우거져서 보이지가 않는다면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와 지뢰를 매설할 가능성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고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틀린 말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 신형 TOD 양산 예산 국방부 스스로 200억 감액

    이 뿐만 아니라 최신예 TOD를 개발하고도 양산과정에서 국방부가 스스로 내년도 예산을 삭감한 것으로 드러나 처음부터 군 당군이 DMZ 감시 강화에 별 뜻이 없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 의원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내년도 신형 TOD 양산 예산으로 612억원을 요구했지만 국방부 심사 과정에서 200억원이 삭감돼 412억이 최종적으로 내년도 예산에 반영됐다.{RELNEWS:right}

    이에따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이기도 한 정 의원은 예산 심사 과정에서 신형 TOD 양산 예산 증액을 추진할 계획이다.

    동시에 폭발사고 발생 현장 인근에 신형 TOD를 배치한 사실을 그동안 언론에 공개하지 않고 마치 감시장비 성능에 한계가 있는 것처럼 발표한 부분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 때문에 각 언론에서는 이미 사고 현장 인근에 신형 TOD가 배치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DMZ 감시활동 강화를 위해 신형 TOD를 빨리 보급해야 한다'고 보도하는 웃지못할 상황이 연출됐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신형 TOD 보급 상황은 기밀 상황이기 때문에 언론에 공개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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