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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의 美 대성공과 박병호의 'ML 경쟁력'



야구

    강정호의 美 대성공과 박병호의 'ML 경쟁력'

    '형도 충분히 통할 거에요' 최근 연일 맹타를 뿜어내고 있는 메이저리그 피츠버그의 강정호(왼쪽)와 올해 KBO 리그 홈런왕 4연패를 노리며 미국 진출을 노리는 넥센 거포 박병호.(자료사진=피츠버그, 넥센)

     

    연일 미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KBO산 1호 메이저리거 야수' 강정호(28 · 피츠버그). 3일(한국 시각) 신시내티 원정에서는 잠시 주춤했지만 이제 빅리그에서 그의 성공을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올해 메이저리그(MLB) 데뷔 시즌이 맞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의 성적이다. 강정호는 올 시즌 88경기 타율 2할9푼4리(282타수 83안타) 8홈런 35타점 39득점을 기록 중이다. 시즌 초반 주전 경쟁에서 살짝 밀렸지만 이제는 팀의 당당한 중심 타자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에 따르면 강정호는 올해 MLB 신인 중 출루율과 WAR(Wins Above Replacement,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에서 1위다. 3할6푼7리 출루율은 MVP 출신 팀 간판 앤드류 맥커친(3할8푼4리)에 이어 팀 2위다.

    대체 선수에 비해 얼마나 더 승리에 기여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 WAR 3.6은 당당히 팀내 1위다. 맥커친(3.2), 스탈링 마르테(3.1) 등 중심 타자는 물론 에이스 게릿 콜(3.2)도 강정호에 미치지 못한다. 그만큼 대체 불가한 선수라는 뜻이다.

    ▲PIT 감독 "강정호가 5번? 4번은 누구냐?"

    이런 가운데 지난해까지 강정호의 넥센 동료였던 박병호(29)의 MLB 경쟁력도 새삼 관심을 모은다. 박병호 역시 올 시즌을 끝으로 해외 진출 자격을 얻는 데다 최근 MLB 스카우트들이 직접 그의 경기를 지켜보며 가능성을 점검하는 까닭이다. 박병호는 시즌 중인 만큼 MLB 진출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분위기는 형성돼 있다.

    강정호가 이 정도인데 박병호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에 대한 궁금증이다.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도 현지 취재진에게 "강정호가 (넥센에서) 5번 타순이었을 때 3, 4번 선수들의 테이프를 보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강정호가 5번 타순에 배치됐던 넥센의 4번 타자는 박병호였다. 최근 4년 이상 영웅 군단의 붙박이 4번 타자였다. 강정호보다 더 무서운 타자가 박병호였다.

    그렇다면 박병호도 MLB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여기에는 전문가들의 예상은 다소 엇갈린다. 둘은 염경엽 넥센 감독은 "강정호처럼 박병호도 MLB에서 충분히 통할 것"이라며 성공을 확신한다.

    그러나 강정호와는 다른 상황이라며 조심스러운 의견도 있다. 강정호는 수비력까지 필요한 유격수, 3루수인 반면 박병호는 온전히 타격으로 승부를 봐야 하는 1루수이기 때문이다. 박병호가 시즌 전 3루 수비를 본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강정호의 장타력, 지난해의 절반?

    지난해 KBO 리그 사상 최초로 유격수의 40홈런-100타점을 달성했던 강정호.(자료사진=황진환 기자)

     

    강정호는 지난해 KBO 리그에서 117경기 타율 3할5푼6리에 40홈런 117타점을 올렸다. 특히 장타율은 역대 2위인 7할3푼9리나 됐다. 역대 1위가 프로 원년인 1982년 백인천 당시 MBC 감독 겸 선수의 7할4푼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1위나 다름없다.

    올해 MLB에서 강정호의 장타율은 4할5푼4리다. KBO 리그보다 3할 가까이 낮다. 물론 주전 경쟁과 MLB 적응 등을 고려해야 한다. 강정호는 최근 7경기 장타율은 8할8리나 되고 15경기는 6할9푼1리, 30경기에서는 5할5푼1리다. 시즌을 끝까지 치른다면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장타율이 KBO 리그만큼 나오지 않는 것만은 분명하다. 한국보다 넓은 구장과 힘이 좋은 투수들의 영향이 있다. 강정호의 2루타 17개, 3루타 2개 중 담장을 직격한 타구는 KBO 리그였다면 홈런이었을 가능성이 적잖다. 지난해 강정호의 40홈런은 올해 MLB에서는 산술적으로 12~3개 정도가 된다. 절반 이상 줄어든 수치다.

    박병호의 매력은 무엇보다 홈런이다. 최근 3년 연속 KBO 리그 홈런왕에 올랐고, 올해 사상 첫 4연패에 도전한다. 올해 95경기에 34홈런으로 산술적으로 시즌 52개까지 가능하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50홈런이다.

    하지만 강정호의 경우에서 보듯 MLB에서도 50홈런을 날리리라는 보장은 없다. 홈런 개수가 대폭 줄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렇다면 박병호의 가치는 조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박병호의 포지션인 1루수는 MLB는 거포의 자리다.

    ▲박병호, MLB 주전 1루수 평균이 될까

    '병호야, 너 미국까지 날아가니?' 박병호는 7월 한 달 동안 홈런을 무려 10개를 터뜨리는 괴력을 뽐냈다.(자료사진=넥센)

     

    MLB 전체 홈런 20위 중 1루수는 7명이나 된다. 단일 포지션으로는 가장 많다. 앨버트 푸홀스(LA 에인절스)가 전체 2위(30개), 마크 테셰이라(뉴욕 양키스)가 3위(29개), 크리스 데이비스(볼티모어)가 9위(26개)를 달리고 있다.

    내셔널리그에서는 폴 골드슈미트(애리조나)가 22개로 리그 5위, 애드리안 곤살레스(LA 다저스)가 21개로 6위다. 시즌 3분의 2 정도를 치른 점을 감안하면 향후 30~50개까지도 가능한 수치들이다.

    MLB 주전급 1루수 31명의 3일 현재 평균 홈런은 15.5개다. 푸홀스가 워낙 대단하지만 조 마우어(미네소타)는 6홈런에 그쳐 있다. 30여 명 중 15위인 강정호의 팀 동료 페드로 알바레스는 15홈런을 때렸다. 전성기를 넘긴 미겔 카브레라(디트로이트)도 15홈런을 기록 중이다. 다만 카브레라는 타율 3할5푼에 출루율 4할5푼5리나 된다.

    역시 시즌 전체를 놓고 보면 20홈런 이상은 쳐줘야 한다는 것이다. 박병호 역시 주전을 노린다면 한 시즌 최소 20홈런은 날려야 꿰찰 수 있다. 지난해와 올해 예상되는 50홈런의 절반쯤 되는 수치다.

    박병호의 올해 홈런 평균 비거리는 123m가 넘는다. MLB에서도 통할 만한 파워다. 다만 MLB에 얼마나 적응하느냐가 변수다.

    ▲"박병호는 강정호보다 타격 한 수 위"

    '한국서 못 이룬 우승, 미국에서?' 지난해 삼성과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아쉽게 패권을 내준 뒤 박병호(왼쪽)와 강정호가 함께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모습.(자료사진=황진환 기자)

     

    송재우 MLB 전문 해설위원은 박병호의 미국에서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강정호보다 타격에서 한 수 위인 박병호가 후배의 성공에 자신감을 얻을 것이라는 점이다.

    송 위원은 사견임을 전제로 "박병호가 강정호보다 치는 기술이 더 낫다고 본다"고 운을 뗐다. 이어 "강정호는 MLB에서 빠른 공에 강점이 있고, 실투를 놓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박병호는 넘기기 어려운 낮은 공도 퍼올려 홈런으로 만들더라. 홈런 존이 강정호보다는 넓다"고 말했다.

    강정호의 활약이 박병호의 MLB 진출에 더 고무적이라는 의견이다. 송 위원은 "지난해 한 MLB 스카우트는 강정호의 한 타석만 보고 경기장을 나갔다는 소문이 있었다"면서 "그런데 강정호가 몸값에 비해 대성공을 거두면서 각 팀 스카우트들에 비상이 걸렸다'고 귀띔했다. 이어 "때문에 박병호는 한번 볼 것은 두세 번 보는 등 세심하게 체크하고 있다"면서 "강정호가 활약할수록 박병호의 몸값은 저절로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후반기 강정호의 장타력 상승도 반갑다. 송 위원은 "사실 올 시즌 초반 강정호의 장타력에 대해 의구심이 많았지만 지금은 얘기가 쏙 들어갔다"면서 "또 올해가 강정호의 첫 시즌이라는 점에서 내년, 후년 더 리그를 알게 되면 수치가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때문에 파워와 기술이 더 나은 박병호도 충분히 20홈런 이상을 때려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박병호가 성공적으로 빅리그에 적응해야 한다는 전제 하다. 송 위원은 "박병호의 성공 여부를 지금 논하기는 어렵다"면서 "그러나 조금만 현지에 적응하고 기회를 얻는다면 충분히 가능성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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