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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직원 자살사건…판 키우려는 野, 꼬리 자르려는 與



국회/정당

    국정원 직원 자살사건…판 키우려는 野, 꼬리 자르려는 與

    (자료사진)

     

    해킹장비를 사들이고 운용해 온 국가정보원 직원의 자살을 둘러싸고 여야의 셈법이 엇갈리고 있다.

    국가 정보기관의 민간인 사찰 의혹이라는 호재에도 국정원의 자료제출 거부 등으로 정국의 주도권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는 야당은 "자살사건은 의혹의 끝이 아닌 시작"이라며 원인 규명을 시작으로 국정원 사태를 키우겠다는 계산이다.

    반면 여당은 "민간인 사찰 등 문제가 전혀 없었는데 해당 직원의 오판으로 관련 정보를 삭제한 뒤 압박을 받은 것 같다"며 자살의 원인을 해당 직원의 개인적인 문제로 돌려 이번 사태가 증폭되는 것을 막으려는 모양새다.

    ◇ 찌르는 새정치 "자살사건은 의혹의 끝이 아닌 시작"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국정원불법사찰의혹조사위원장은 지난 16일 오전 국회 당 대표회의실에서 열린 국정원 불법 해킹프로그램 시연 및 악성코드 감염검사를 전문가와 함께 시연해 보였다. (사진=윤창원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20일, 국정원 직원의 자살 사건을 기점으로 국정원의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 진상 규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15일 백신 전문가인 안철수 전 대표를 중심으로 '국민정보지키기위원회'를 꾸리긴 했지만 해킹프로그램 로그파일 원본 제출 등 야당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국정원이 사실상 '무대응'으로 일관해 진상 규명은 답보상태였다.

    그러나 국정원 직원의 죽음을 계기로 해킹프로그램 도입을 주도한 부서와 지휘체계 등 민간인 사찰 의혹이 보다 구체화 된데다 여론까지 악화되는 상황이다.

    야당이 자살사건 진상규명 요구에 집중하며 판을 키우겠다는 판단을 하는 이유다.

    실제로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17일 공개한 인식조사에서는 '국정원이 국민을 대상으로 해킹한 사실이 없다'는 해명을 신뢰한다는 응답자가 31.4%였는데 국정원 직원이 자살했던 직후인 21일 실시한 인식조사 결과에서는 국정원 해명을 신뢰한다는 응답자가 27%로 떨어졌다.

    아울러 최근 조사에서 응답자의 52.9%는 '국정원이 대테러, 대북 업무 외에 내국인 사찰도 했을 것'이라고 답해 '대테러나 대북 공작활동을 위해서만 해킹했을 것'이라는 응답자(26.9%)의 두 배 수준이었다.

    이와 관련해 국민정보지키기 위원장을 맡은 안철수 전 대표는 "불법 해킹 사찰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국정원 직원의 자살로 또 다른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며 "고인이 죽음에 이르게 된 배경에 대한 규명 없이 유야무야 넘어가게 된다면 국정원에 대한 국민 불안이 해소될 수 없다"며 국정원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문병호 의원 역시 "국정원이 불법행위를 하고 대외적으로 밝힐 수 없는 사정이 있기 때문에 직원이 자살한 것 아니냐, 죄 없는 사람이 죽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 국민 여론아니냐"고 반문하며 "국정원 직원이 자살하면서 의혹이 더 커지고 사건이 더 증폭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정원이 안보 등을 이유로 야당의 자료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문제제기나 진상규명이 쉽지 않다는 현실론도 야당이 국정원 직원 자살사건에 대해 끈질기게 문제 제기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야권 관계자는 "국정원과 새누리당이 안보 등을 이유로 로그파일 원본파일 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고 버티고 있지만 담당 직원이 숨지면서 '도대체 무슨 일을 했길래 목숨까지 끊냐, 민간인 사찰 등 불법행위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눈덩이 처림 커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납득할만한 답변을 내놓지 않으면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이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막는 새누리 "잘못 없는데, 오판으로 자료 지우고 압박감으로"

    20일 오후 국회에서 여야 원내수석부대표와 정보위 간사가 국정원 현장방문 등 현안논의를 위해 회동했다. (좌측부터 새정치민주연합 신경민 정보위 간사,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 새누리당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 박민식 정보위 간사) (사진=윤창원 기자)

     

    새누리당은 전반적으로는 사태가 확대되지 않도록 상황을 관리하면서도 야권의 공세에는 적극 맞서겠다는 전략이다.

    국정원 직원 자살의 책임을 1차적으로 직원 개인에게 돌리면서도 "야권의 정치 공세로 인한 심한 스트레스가 자살의 원인중 하나"라며 야당에게 책임을 덧씌우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국회 정보위 새누리당 간사인 이철우 의원은 "민간 사찰이라든지 선거개입 정치적인 문제는 전혀 없었지만 본인이 생각할 때 이런 내용들이 밝혀지면 국가적으로 문제가 있다 싶어서 자기도 모르게 삭제를 했는데, 이튿날 국정원장이 원문을 공개하겠다고 하니 우려감에서 그랬던 것(자살한 것)이 아닌가"라고 자살 배경을 해당 직원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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