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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그리스 섬 매각, 외환위기 닮은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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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그리스 섬 매각, 외환위기 닮은 꼴

    그리스 자료사진 (사진 = 스마트이미지 제공)

     

    지중해나 에게해를 배경으로 한 그리스의 그림같은 섬들은 지상낙원이라 불릴 만큼 아름답다. 세계적 부호들이 찾는 휴양지였던 그리스의 섬들, 이제는 휴양에 그치지 않고 아예 집중적인 투자 대상지로 떠올라 눈길을 끈다.

    우선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은 최근 이탈리아 억만장자이자 뉴욕타임즈 주주인 알레산드로 프로토와 함께 그리스의 무인도 ‘아기오스 토마스’를 1500만 유로, 우리 돈 187억원에 사들였다. 이 섬은 그리스의 3천여개 무인도 중 하나로 아테네에서 모터보트로 45분 거리에 위치한 40만평 규모의 돌섬이다. 기암괴석과 절벽으로 이뤄져 있어 관광지개발의 여지가 있다.

    캐리비안의 해적으로 유명한 영화배우 조니 뎁도 지난 주 에게해의 작은 섬인 ‘스트론질로’를 420만 유로, 우리돈 52억원에 매입해 그리스 섬의 주인이 됐다. 브래드 피트와 앤젤리나 졸리 부부도 조만간 이오니아해의 가이아 섬을 매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섬을 사들이는 목적은 알 수 없으나, 쌀 때 사서 부동산개발을 한 뒤 차익을 노리는 투자의 일환인 것으로 짐작된다.

    유럽연합의 구제금융으로 국가부도 위기를 간신히 넘긴 그리스는 긴축정책에 내몰리며 자산가치의 폭락에 직면해 있다. 아름다운 섬과 경관 좋은 별장을 비롯해 각종 부동산 가격은 폭락했다. 그리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섬들의 부동산 가격이 30%나 폭락해 각국의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한다.

    1997년 IMF 외환위기를 생각하면 난파 위기의 그리스가 남의 일이 아니다. 돈 많은 부호들, 해외 투기자본들에겐 ‘위기가 기회’라는 말이 통할지 모르나 위기를 당하는 입장에선 자기 팔을 잘라내는 것처럼 고통스런 일이다.

    우리가 그랬다. 1997년 12월 3일부터 2001년 8월 23일까지 3년 8개월여 동안 우리나라는 사실상 ‘경제식민지’ 상태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업의 연쇄 줄도산과 바닥까지 떨어진 외환보유액으로 국가부도사태에 직면하자 IMF 구제금융을 받는 대가로 IMF관리체제에 들어갔다. 자율적인 정책결정권에 제약이 가해진 시기다.

    {RELNEWS:right}금리는 치솟고 부동산을 비롯한 자산가치가 폭락하자 해외의 투기자본들이 마수를 뻗쳤다. 부실기업들이 내놓은 회사와 대형 빌딩, 주식과 채권이 하나 둘 외국자본의 손에 헐값에 매각됐다.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이 시기 사들인 국내 자산은 강남구 역삼동 스타타워 빌딩과 극동건설, 외환은행 등으로 하나같이 먹튀 논란을 일으켰다.

    이런 전례를 생각할 때 그리스 사태가 남의 일 같지가 않다. 투기자본의 먹이감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과거에서 배우고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외환제도를 손질하거나, 기업들을 투기자본 침투로부터 방어하는 제도 정비도 시급하다.

    그러나 현정부 들어 급증하고 있는 국가부채와 가계부채가 매우 걱정스럽다. 그리스 사태도 제조업 생산기반은 취약한데 재정적자를 방치했기 때문에 발생하지 않았는가. 국가부채 1천조 시대임에도 세제에 대한 손질 없이 빚내서 재정을 메우려는 정책이 언제까지 가능할지, 정책당국의 깊은 고민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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