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전북 익산 택시기사 살인사건 수사를 맡았던 전직 경찰이 '진범을 잡았지만 검찰이 받아들이지 않아 억울한 사람이 옥살이를 했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전북 익산 경찰서 황상만 전 형사반장은 21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해 "(진범으로 추정되는) 김모씨가 (당시 살인혐의로 복역중이던) 최모씨보다 구체적으로 범행을 진술하고 있었고 자백을 몇번씩 했다"며 "객관적으로 봐도 김씨가 최씨보다 진범인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황 전 반장은 "그러나 검찰은 (경찰의 이런 입장을) 들어주지 않았다"며 "사법당국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진범이 나타나도 사건 자체를 뒤집는 일이 흔치 않다"며 "(당시 사건에서도) 검찰이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고 들어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황 전 반장은 (진범으로 추정되는) 김씨를 검거한 경위와 관련해 "김씨와 친한 친구인 임모씨가 사건을 자세히 알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사건 전모에 대한 진술을 받았다"며 "(진술에 따르면) 밤중에 김씨가 옷에 피를 묻힌 채 땀흘리고 몸을 떨면서 '내가 택시 기사를 칼로 찔렀다. 기사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김씨가 임씨에게 피묻은 칼까지 보여주었다"고 말했다.{RELNEWS:right}
황 전 반장은 이번 사건이 재심을 통해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있는만큼 "대법원이 합리적으로 판단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방송에는 살인혐의로 10년동안 수감됐다 석방된 최 씨의 아내도 출연해 "진범을 검거하기 보다는 무죄판결을 받아 7개월 아기 앞에 떳떳한 아빠가 되고 싶다는게 남편의 소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