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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로몬] '메갈리아'가 자꾸만 삭제되는 이유



문화 일반

    [쓸로몬] '메갈리아'가 자꾸만 삭제되는 이유

    쓸로몬은 쓸모있는 것만을 '즐겨찾기' 하는 사람들을 칭하는 '신조어' 입니다. 풍부한 맥락과 깊이있는 뉴스를 공유할게요. '쓸모 없는 뉴스'는 가라! [편집자 주]

     

    페이스북 코리아의 '운영 지침'은 과연 뭘까. 이같은 질문은 인터넷에 만연한 '여성혐오'에 반대하는 '메갈리아' 페이스북 페이지가 자꾸 계정 삭제 조치를 당하면서부터 부쩍 잦아지고 있다.

     

    메갈리아 페이지는 지난 달 6일 처음 개설 됐는데, 약 2주 사이에 3차례나 삭제됐다. 관리자 계정의 실명 여부, 'facebook page term'에 어긋난다는 것이 이유였다.

    게시물 사진 삭제도 이뤄졌다. 메갈리아는 7월 15일, 페이스북 코리아의 조치에 의해 게시물 사진이 삭제 되었다고 밝혔다. 역시 페이스북 커뮤니티 표준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페이스북은 원활한 커뮤니티 운영을 위해 '소수 그룹을 향한 적개심을 조장하는 단체나 개인은 페이스북을 이용할 수 없다'는 규정을 제시하고 있다. 규정을 어겼다면 관리자 권한으로 페이지, 게시물, 댓글 등을 삭제할 수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제재가 여성혐오에 반대하는 메갈리아 쪽에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페이스북은 여성혐오를 조장하는 '김치녀', '김치녀 죽이러갈 파티원 모집' 등의 페이지는 커뮤니티 표준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듯 하다.(수차례 신고에도 불구하고 이곳은 계정 삭제 조치가 되지 않고 있다.)

    ◇ 메갈리아의 탄생

    Hate speech라는 말이 있다. 동성애 혐오, 유색인종 혐오 등 특정 인종, 국적, 종교, 성적 지향, 성별 등에 대해 그릇된 신념이나 편견을 기반으로 하여 증오를 선동하는 발언을 일컫는다.{RELNEWS:right}

    최근 인터넷 상에서 이 Hate speech가 많은 문제를 낳고 있다. 퀴어축제, 미국 동성결혼 합법화의 여파로 동성애에 대한 발언도 눈에 띄지만, 특히 '여성'에 대한 Hate speech가 심각하다.

    '김치녀'라는 특정 용어까지 생겨났으며, 여성을 향한 비난은 도를 넘어선지 오래이다. 포털 사이트 댓글에서부터 실명을 사용하는 페이스북까지, 성적 비하 발언도 서슴없이 뱉어진다.

    그런데 최근 한 두달동안 새로운 움직임이 나타났다. 무분별하게 행해지는 여성'혐오'에 대한 '혐오'가 등장한 것이다. 시발점은 인터넷 사이트 dc inside의 메르스 갤러리에서 부터였다.

    홍콩에서 한국여성 여행객 두명이 메르스로 인한 격리를 거부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메르스 갤러리는 "역시 김치녀"로 들썩였다. 그러나 사건이 의사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빚어진 오해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상황은 뒤바꼈다.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던 여성혐오에 움츠러들었던 여성들이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 시도했던 소통이 통하지 않자 그녀들은 여성혐오와 똑같은 방식을 선택했다. 김치녀에는 김치남이라고 맞수를 뒀다. 상황은 흥미롭게 진행됐다.

    시작점이 된 메르스 갤러리와 가부장제 사회 내 여성과 남성의 위치가 뒤바뀌었다는 설정의 소설 '이갈리아의 딸들'이 합쳐져 '메갈리아의 딸들'이라는 용어가 만들어졌다.

    ◇ 메갈리안으로의 진화

    여성혐오에 대한 통쾌한 반박이 쏟아지며 메르스 갤러리에 대한 관심은 커졌다. dc inside에서는 생겨난 이후 최초로 강한 욕설을 제재하며 논란을 낳았다.

    움직임은 모아져 페이스북으로 옮겨졌다. 여성혐오를 반대하는 사람들 중에는 여성만 있는 것이 아니기에 메갈리아의 딸들은, 메갈리안으로 고쳐졌다. 혐오에 혐오로 맞서는 방식은 많은 논란을 낳기도 했다. 과격하고 저속한 표현이 더러 섞여 있었기 때문이다.(이는 사실 여성혐오자들의 화법을 그대로 차용한 것이다).

    그러는 사이 메갈리아 페이지가 사라져버렸다. 6월 6일부터 17일까지 12일동안 무려 네 차례나 페이지가 삭제되면서 다시 페이지를 만드는 작업이 반복됐다. 메갈리안에서부터 시작하여 2, 3을 거쳐 메갈리안4 그러니까 페이지가 네 번이나 다시 만들어졌다.

    관리자 계정의 실명 여부, 에 어긋난다는 것이 이유였다.

    facebook의 규정을 살펴보면 '소수 그룹을 향한 적개심을 조장하는 단체나 개인은 페이스북을 이용할 수 없습니다'라는 조항이 있다. 커뮤니티 표준을 위반하였다고 판단 될 시, 페이스북 측에서 규제를 할 수 있다.

    ◇ 이상한 '잣대'

    그런데 잣대가 이상했다. 메갈리안보다 훨씬 오래 운영되고 있는 '김치녀'관련 페이지들은 삭제된 적이 없었다. 메갈리안 페이지가 삭제되자, 김치녀 페이지를 신고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페이스북은 커뮤니티 표준을 위반하지 않았다며 신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실제로 페이스북에 김치녀를 검색해보면 '김치녀'부터 '김치녀 죽이러갈 파티원 모집' 등, 여성혐오가 조장되는 페이지가 많지만 문제가 없다는 것이 페이스북의 판단이다.

    현재 메갈리안 페이지는 '메갈리아4'라는 이름으로 유지되고 있으나 지속성을 담보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몰카 근절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한국 성폭력 상담소 부설 열림터에 모금액 18,184,200원을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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