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화재가 나 7명의 사상자를 낸 글램핑장 (사진=박종민 기자)
정부가 강화도 글램핑장 화재사고 뒤 내놓은 야영장 안전관리 강화대책이 캠핑족들로부터 '탁상행정'이라는 원성을 사고 있다.
지난달 18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입법 예고한 관련 시행규칙 개정안은 텐트 등 야영용 천막 안에서 전기나 가스 등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자녀들과 주말 캠핑을 자주 즐긴다는 송혁(45)씨는 "아이들은 전기장판이 없으면 감기에 걸릴 수 있는데 날이 조금만 추워져도 함께 야영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면서 "6년 동안 해온 캠핑을 접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주부 김현희(36)씨도 "캠핑을 하면서 낮에는 강가에서 다슬기도 잡고, 밤에는 모닥불 주위에서 이야기도 나누며 아이들과 스트레스를 날려 왔는데 앞으로는 주말이면 아이들은 컴퓨터 앞에서, 남편은 TV만 보며 시간을 보내야겠느냐"고 걱정했다.
정작 문제가 됐던 글램핑장이나 카라반 등의 시설에 대해서는 소화기와 누전차단기 등의 설치, 천막의 방염처리 의무화 등을 전제로 전기와 가스 사용을 일부 허용한 것도 논란거리다.
캠핑시설만 갖춘 곳들이 애꿎게 타격을 입게 된 것.
경기도 가평에서 캠핑장을 운영하고 있는 송모(34)씨는 "레저업계 실정을 모르는 정부관계자들이 법안을 만든 것 같다"면서 "안 그래도 어려운 캠핑장에 이용객의 발길이 끊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캠핑장 업주 김모(45)씨도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현재 발표된 입법예고안이 그대로 통과된다면 캠핑장 80%는 문을 닫을 것이고, 결국 글램핑장만 남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NEWS:right}
국민신문고에서 진행된 두 차례의 전자공청회에서도 입법예고안에 대한 찬성은 30표에 불과했고 반대는 5,792표에 달했다.
이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글램핑이나 카라반 같은 고정형 시설은 정기적으로 안전점검을 받으면 관리가 가능하지만, 야영용 천막은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면서 "전문가가 아닌 캠핑 초보들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자칫 일반 캠핑족까지 범법자로 내몰 수 있다는 우려와 캠핑 문화가 움츠려들지 않아야 한다는 업계의 반발 속에, 정부가 입법예고 기간 동안 다양한 목소리를 수용한 대안을 내놓을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