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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in 2002?' 삼성, 13년 만에 '꿈의 타선' 이룰까



야구

    'Again 2002?' 삼성, 13년 만에 '꿈의 타선' 이룰까

    '다른 팀이면 클린업 2개 나오겠네' 7월 이후 삼성 중심 타선을 이룰 채태인-최형우-나바로-박석민-이승엽.(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자료사진)

     

    '박석민이 7번 타자라고?'

    이 낯선 명제가 현실화할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2010년대 삼성 전성시대를 이끈 중심타자가 하위 타선에 배치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6월30일 넥센과 목동 원정을 앞두고 박석민이 7번 타순으로 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날은 상대 선발이 좌완 라이언 피어밴드라 박석민을 2번 타순에 배치시켰다. 박석민이 2번 타자로 나선 것은 데뷔 후 두 번째다.

    우완 선발이 나서면 7번으로 출전할 수 있다. 류 감독은 "구자욱의 출루율이 좋아 오른손 투수가 나서면 2번으로 올릴 것"이라면서 "그러면 박석민은 7번으로 나간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지난해 톱타자 야마이코 나바로가 올 시즌 중 5번 타순에 자리잡은 여파도 있다. 5번은 최근 박석민의 자리였다. 그러나 최근 부상으로 2군에 있는 동안 내준 모양새다. 류 감독은 "3~6번 채태인, 최형우, 나바로, 이승엽까지 뺄 사람이 없다"고 행복한 고민을 털어놨다.

    ▲박석민, 5년 만의 7번 타순?

    7번 타순은 최근 박석민의 팀내 위상을 감안하면 익숙하지 않은 자리다. 2004년 데뷔한 박석민은 2008년 초반까지는 아직 주전으로 자리를 잡지 못해 7번 타자로 곧잘 나섰다.

    그러나 군 제대 이후 2008년 중반 주전으로 자리를 잡은 뒤에는 중심 타자로 올라섰다. 그해 타율 2할7푼9리 14홈런 64타점을 올린 박석민은 이듬해 2할8푼5리 24홈런 62타점을 기록했다. 박석민이 7번 타자로 나선 마지막 경기는 2010년 6월8일 인천 SK전이었다.

    이후 박석민은 3~5번 클린업 트리오로 주로 나섰다. 특히 지난해까지 최근 3년 동안은 모두 타율 3할1푼대를 넘었고, 시즌 평균 23홈런 80타점 가까이를 올려줬다. 특히 지난해는 커리어 하이인 27홈런을 쏘아올렸다. 채태인-최형우-박석민-이승엽으로 이어지는 삼성 중심 타선은 통합 4연패의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올해 박석민은 슬럼프를 겪고 있다. 64경기 타율 2할6푼6리 9홈런 44타점을 기록 중이다. 왼 허벅지 부상 여파 등으로 2군에도 다녀왔다. 올 시즌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 박석민은 주장 완장을 차는 등 의욕적으로 시즌을 준비했지만 몸 상태가 썩 좋은 편이 아니다.

    본인을 위한 배려 차원도 있다. 류 감독은 "석민이가 7번에 있으면 중심 타선에 있을 때보다는 부담도 덜고 편한 마음으로 타석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본인이 자극을 받고 잘 하면 또 상위 타순으로도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02년 삼성 최강 타선 데자뷰?

    만약 그렇게 된다면 삼성은 그야말로 '공포의 타선'을 구축할 수 있다. 1번 박한이-2번 구자욱부터 7번 박석민까지 상대 팀으로서는 쉬어갈 타순이 없게 된다. 구자욱과 박석민이 타순을 바꿔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삼성은 8번 이지영도 올해 타율 3할2푼9리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9번 김상수는 다른 팀 같으면 1번 타자다. 김상수는 올해 타율 2할8푼3리 5홈런 37타점을 기록 중이다.

    '정말 ㅎㄷㄷ했군' 2002년 삼성의 최강 중심 타선을 이뤘던 이승엽(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마해영, 브리또, 김한수, 양준혁.(자료사진=삼성)

     

    올해 삼성은 이미 자신들이 '꿈의 타선'을 구축했던 13년 전과 흡사하다. 2002년 삼성은 양준혁이라는 거물급 타자가 7번 타순에 있었다. 당시 양준혁도 일시적인 부진을 겪고 있던 점 역시 올해의 박석민과 비슷했다.

    2001년 LG에서 타격왕(3할5푼5리)에 올랐던 양준혁은 2002년 타율 2할7푼6리 14홈런 50타점에 그쳤다. 데뷔 후 9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하며 '거꾸로 방망이를 잡아도 3할'이라던 양준혁의 첫 2할 타율 시즌이었다. 4년 27억2000만 원에 FA 계약을 맺고 친정에 왔지만 부담을 이기지 못했다.

    그럼에도 삼성 타선은 큰 타격은 없었다. 당시 이승엽-마해영-틸슨 브리또-김한수 등 황금 타선이 있었다. 양준혁이 7번 타순에 가면서 오히려 상대가 느낄 중압감은 더했다. 그해 삼성은 팀 타율(2할8푼4리) 홈런(191개) 득점(777개) 등 압도적인 타격을 뽐냈다. 결국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까지 맛봤다.

    양준혁도 2002년 부진을 딛고 2003년 보란 듯이 부활했다. 타율 3할2푼9리 33홈런 92타점으로 5번 타순으로 복귀했다. 이승엽(56홈런), 마해영(38홈런)과 함께 공포의 클린업을 이뤘다. 과연 삼성이 13년 만에 꿈의 타선을 이룰지, 박석민이 각성 끝에 상위 타선으로 올라설지 향후 사자군단 타선을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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