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표절 가이드라인의 '딜레마'… 창작의 울타리냐 올가미냐



사회 일반

    표절 가이드라인의 '딜레마'… 창작의 울타리냐 올가미냐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예술실험센터에서 소설가 신경숙 씨의 표절 논란과 관련해 한국작가회의와 문화연대 공동 주최로 '최근의 표절 사태와 한국 문화권력의 현재'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윤성호 기자)

     

    신경숙 작가 표절 사태로 문학 작품의 표절에 대한 판단 기준과 대책을 마련하자는 목소리가 커졌지만 창작의 올가미가 될 거란 딜레마와의 줄타기는 문학계가 풀어야 할 또 다른 숙제다.

    낯부끄러운 논란을 외면할 수도, 문학계 자정 노력을 회피할 수도 없는 지경에서 이참에 창작 활동의 울타리를 치자는 움직임이 자칫 창작의 장벽이 될까봐서다.

    공론화에 나선 한국작가회의는 그간 문학계 내에 없던 표절 가이드라인 마련을 위해 실무 협의에 나서겠다고 팔을 걷어붙였지만 시작부터 고민은 깊다.

    작가회의 정우영 사무총장은 “예술의 새로움은 경계를 넘는 데 있는데 상상력을 넓혀가지 못하도록 통제할 수 있느냐는 게 곤혹스러운 지점”이라며 “너무 느슨하지도 지나치게 촘촘하지도 않은 가이드라인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학술논문의 경우 6개 단어 이상의 연쇄 표현이 일치할 때, 음악의 경우 핵심 부분 두 소절이 똑같을 때 표절로 본다는 판례 등이 있지만 그러한 잣대를 문학에도 들이댈 수 있느냐는 문제에는 회의적인 것이다.

    보호해야 할 대상이 구체적으로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도 있다.

    서울대 법대 정상조 교수는 논문 ‘창작과 표절의 구별기준’에서 “저작권법은 아이디어와 표현을 구분해서 창작적 표현은 보호하지만 그에 의해 전달되는 아이디어 자체는 보호하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독창적 창작성이나 예술성이 높은 결정적 묘사와 표현은 보호하지만 배경이나 줄거리, 전개, 인물 등 표현과 아이디어의 경계에 선 것들에 대해선 결국 문학계가 판단할 몫이라는 것.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