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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신경숙…침묵 모드, 언제까지?



책/학술

    '사면초가' 신경숙…침묵 모드, 언제까지?

    신경숙과 창비의 무책임…'독자 불신'만 가중

    신경숙 작가

     

    '표절 의혹'을 받는 소설가 신경숙의 침묵이 길어지면서 한국 문학계에 대한 독자들의 불신만 쌓여가고 있다.

    신경숙 작가의 표절 문제가 수면 위로 다시 떠오른 것은 지난 16일이다. 작가 이응준은 이날 신경숙의 단편 '전설'이 미시마 유키오의 작품 '우국'의 일부를 표절했다고 공개 비판하면서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 '사면초가' 신경숙, '침묵' 모드 언제까지?

    하지만 신 작가는 다음날 창비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표절 의혹을 부인하고 무대응 입장을 밝혔다. 신작 집필을 위해 몇 달째 서울을 떠나 있는 것으로 알려진 신 작가는 이후 쏟아지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독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신 작가의 남편인 남진우 명지대 문예창작과 교수 역시 언론과의 연락을 끊고 모습을 감췄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남 교수는 그동안 한국 문학계에서 문인의 표절 문제를 신랄하게 다뤄 '표절 저격수'라는 말을 들어왔다.

    신경숙의 단편 '전설'이 수록된 '오래전 집을 떠날 때'를 출간한 창비의 행보도 선명하지 못하다.

    창비는 애초 "표절로 판단할 근거가 부족하다"면서 신경숙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다 여론의 역풍을 맞자 강일우 대표 명의의 사과문을 발표하며 "지적된 일부 문장들에 대해 표절의 혐의를 충분히 제기할 법하다"고 한발 물러섰다.

    창비는 특히 "작가와 논의를 거쳐 독자들의 걱정과 의문을 풀어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아무런 후속조치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경숙 작가의 표절 의혹은 계속 터져 나오고 있다.

    JTBC는 20일 "신 작가의 '전설'과 '우국'을 전문가와 함께 정밀 검증한 결과 표절이 의심되는 대목이 5곳 더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전설'에는 <어느 순간,="" 두="" 사람의="" 내부에="" 너무도="" 자연스럽게="" 기쁨이="" 넘쳐나는="" 바람에="" 두="" 사람의="" 얼굴엔="" 저절로="" 미소가="" 떠오른다.="">는 구절이 나온다.

    하지만 '우국'에도 이와 매우 비슷한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두="" 사람의="" 가슴에="" 기쁨이="" 넘쳐나는="" 바람에="" 서로="" 마주="" 보는="" 얼굴에는="" 절로="" 미소가="" 떠올랐다.="">는 구절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신 작가를 사기와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현택수 한국사회문제연구원장도 이날 문학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발을 취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현 원장은 "문학의 일은 문학의 일로 해결한다는 것은 오만한 생각"이라며 "비리 문제엔 법과 사회, 언론 등이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문학계, 검찰 조사 '반대'…신경숙과 창비 비판 '계속'

    한국 문학계 내부에서도 신경숙의 표절 의혹에 대한 검찰 조사는 반대하면서도 그와 출판사 창비에 대한 비판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조영일 문학평론가는 이날 CBS 노컷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독자들 앞에 창피한 일"이라면서 "신경숙 표절 문제는 문학계 내부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 법정으로 가져갈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한국 문단이 신경숙 표절 문제를 15년 동안이나 방치했다가 결국 이런 상황을 자초했다"면서 "이에 대한 진지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창비나 신경숙 작가의 지금껏 행보를 보면 과연 문학계 내부 역량으로 '신경숙 표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덧붙였다.

    문학평론가인 김명인 인하대 교수도 "신경숙 표절 문제는 본인의 진솔한 사과와 자숙으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신경숙 씨가 왜 이렇게 사과를 하는데 시간을 끄는지 답답하다"면서 "사과가 하루씩 늦어질 때마다 문단 복귀 시기도 1년씩 늦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또 "창비와 백낙청 선생을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만큼 표절 의혹에 대한 창비의 실망스런 대응이 계속된다면 백낙청 선생에 대한 책임론도 거세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작가회의와 문화연대는 '최근의 표절사태와 한국 문학권력의 현재'라는 주제로 오는 23일 긴급토론회를 개최한다.

    작가회의 측은 "신경숙 작가 스스로가 나서서 명확한 자기 입장을 밝히며 사과해 주기를 기다렸으나 아직도 나타나지 않고 아무런 대응 움직임이 없다"면서 "공론의 장을 마련하여 한국문학의 자정 능력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토론회 개최 의도를 설명했다.

    이어 "일반 독자의 보편적 기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작가의 표절 부인과 창비의 대응은 시민사회를 놀라게 했다"면서 "도대체 무엇이 한국문학을 이처럼 폐쇄적인 자기 아집 속에 가두어 두었는가를 집중적으로 토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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