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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박이도 긴장' 구자욱이 불러온 '나비 효과'



야구

    '붙박이도 긴장' 구자욱이 불러온 '나비 효과'

    '다른 팀도 긴장하세요' 삼성 구자욱은 올 시즌 신인왕이 유력한 행보를 보이고 팀뿐만 아니라 상대팀까지 긴장시키고 있다.(자료사진=삼성)

     

    삼성은 10개 구단 중 가장 전력이 안정된 팀으로 꼽힌다.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KS)까지 '통합 4연패'가 이를 증명한다. 투타 모두 두텁고 짜임새가 있다.

    반대로 말하면 팀에 변화가 적은 팀이기도 하다. 잘 나가고 있기 때문에 뭘 바꿀 필요가 없는 팀인 것이다. 류중일 감독도 지난해 KS 도중 "나는 타순이나 선발 라인업에 잘 바꾸지 않는다"고 말한 적이 있다. 어지간해서는 기존 주전들을 믿고 맡겨 기량이 나오게끔 한다는 것이다.

    그런 삼성은 올해는 변화가 적지 않았다. 주전들의 부상이 있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새로운 선수가 삼성의 두터운 라인업을 꿈틀거리게 했다. 바로 팀의 미래로 꼽히는 구자욱(22)이다.

    ▲구자욱 맹활약에 터줏대감 채태인도 긴장

    구자욱은 주전 1루수 채태인(33)의 부상으로 개막전부터 선발 출전의 기회를 안았다. 아기 사자는 찾아온 먹이를 놓치지 않았다. 지난달 9일 롯데전 끝내기 안타와 10일 끝내기 득점 등 승부처에서 스타성을 입증했다.

    첫 1군 무대에 대한 시련도 있었다. 지난달 한때 타율이 2할대 초반으로 떨어져 26일 롯데전, 28일 LG전 등 연속 선발 명단에서 빠졌다. 하지만 5월 들어 타율 3할5푼2리(54타수 19안타)로 살아났다. 최근 7경기 연속 안타 행진이다.

    '자욱이한테 뺏길라' 부상 복귀 이후 4할대 후반 타율로 맹활약 중인 삼성 채태인.(자료사진=삼성)

     

    올 시즌 38경기 타율 2할9푼6리 5홈런 20타점 25득점을 기록 중이다. 쟁쟁한 삼성에서도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중 타율 3위다. 4번 최형우(.320)와 전설 이승엽(.305) 다음이다. 득점도 야마이코 나바로(38개), 최형우(28개) 다음이다.

    이러니 주전으로도 꾸준히 출전하고 있다. 1루 터줏대감 채태인이 돌아온 이후에도 외야로 자리를 옮겨 선발로 나서고 있다. 우익수와 중견수, 포지션을 달라도 삼성은 구자욱의 타격과 득점력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구자욱의 성장과 꾸준한 출전은 팀에 건전한 긴장감으로 연결된다. 붙박이 주전이라도 안심할 수 없다는 자극을 불러일으켜 더 경기에 집중하는 효과를 준다. 통합 4연패로 자칫 생겼을지 모를 '내 자리는 철밥통'이라는 방심을 날려버리는 것이다.

    채태인은 지난해 12월 무릎 수술 뒤 재활이 늦어져 지난달 10일에야 복귀했다. 다소 이른 감이 없지 않았지만 서둘러 돌아왔다. 당시 채태인은 "아직 통증이 있지만 자리를 뺏길 것 같아 빨리 왔다"고 했다. 강력한 경쟁자가 된 구자욱에 대한 위기감이었다.

    ▲외야 '양박 듀오'도 안심할 수 없다

    일단 채태인의 이른 복귀는 탈이 났다. 돌아오자마자 선발 출전했지만 옆구리 통증으로 구자욱과 교체된 것. 구자욱은 이날 홈런과 함께 끝내기 득점까지 올리며 맹활약했다. 옆구리 근육이 찢어진 채태인은 이후 한 달을 구자욱에게 1루 자리를 양보해야 했다.

    다시 1군에 합류한 채태인은 더욱 심기일전했다. 지난 12일 복귀전인 한화전에서 홈런 포함 3안타 2타점을 펄펄 날았다. 이후 5경기 타율 4할7푼4리(19타수 9안타) 6타점으로 타선을 이끌고 있다. 구자욱에 대한 '각성 효과'라 할 만하다.

    베테랑 외야수 박한이(36)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달 18일 케이티전 왼 갈비뼈 부상으로 빠졌던 박한이도 16일 복귀전인 NC전에서 홈런 포함 2안타 2볼넷 2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박한이도 "복귀전에서 맹활약한 채태인 때문에 부담이 됐다"고 했다. 자신도 못 하면 자리를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담겨 있다.

    '우리도 안심 못 해' 삼성 외야수 박한이(왼쪽)과 박해민.(자료사진=박종민 기자, 삼성)

     

    형님들이 돌아왔지만 구자욱은 여전히 선발 출전하고 있다. 채태인의 1루수와 박한이의 우익수에 이어 이번에는 박해민(25)의 중견수 자리다. 지난해 박해민은 군 입대한 배영섭의 공백을 든든히 메워준 히트 상품이었다. 타율 2할9푼7리 65득점 36도루로 공격 첨병 역할을 해냈다.

    그런 박해민도 경쟁을 펼쳐야 하는 것이다. 올해 박해민은 타율 2할6푼7리로 다소 주춤하다. 그러나 17도루(1위)와 함께 명품 수비로 여전한 활약을 펼친다. 그러나 구자욱은 방망이가 다소 앞서 최근 선발 경쟁에서 살짝 우위에 있다.

    구자욱은 "경쟁에 신경쓰기보다 팀과 선수들 모두 잘 됐으면 좋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그렇다고 욕심이 없는 게 아니다. 구자욱은 "개인적으로 최대한 많은 경기에 출전하는 게 목표"라면서 "내야는 물론 외야 수비도 문제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통합 5연패를 향해 순항하고 있는 삼성의 원동력 중 하나는 구자욱이 불러온 나비 효과일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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