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단독]김진태 검찰총장, 이완구 '부패와 전쟁' 선포에 우려 표명



법조

    [단독]김진태 검찰총장, 이완구 '부패와 전쟁' 선포에 우려 표명

    이완구 총리(왼쪽), 김진태 검찰총장 (자료사진)

     

    이완구 총리가 약 한 달 전 '부패와의 전면전'을 선포하며 담화문을 발표하자 김진태 검찰총장이 검찰 수사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이 물밑에서 포스코건설 등 주요 수사를 벌이자 핫라인을 통해 보고받은 이 총리가 의제를 선점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한 것을 두고 검찰총장이 매우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검찰총장의 우려 속에서도 사정의 신호탄을 먼저 울린 이완구 총리는 결국 사정의 대상이 돼 자리를 내려놓을 위기에 처했다.

    대검찰청 고위 간부들에 따르면 김진태 검찰총장은 이완구 총리가 지난달 12일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직후 내부 회의에서 "수사의 중립성을 해칠 수 있다"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완구 총리의 대국민담화 내용을 뒤늦게 보고받은 김 총장은 "이런 식으로 정치권이 나서면 오히려 검찰 수사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수사 검사들의 사기가 얼마나 떨어지겠느냐"고 개탄했다고 한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대검의 고위 간부는 "총리의 강도높은 발언을 듣고 총장님이 우려를 많이 가졌던 것은 사실이다"면서 "검찰은 나름대로 스케줄을 가지고 수사를 하는데 정치권이나 외부의 압박을 받으면 수사가 방해될 수 있다는 취지였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대검 관계자도 "당연히 총장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총장도 걱정을 많이 하셨다"며 "그 뒤에 실제로 정치권과 언론이 검찰 수사를 앞서나가면서 수사 스케줄이 압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김 총장은 정치권이 검찰에 지시를 내리는 듯한 모양새가 수사 중립성을 해칠 수 있다고 판단, 일선 수사 검사들의 사기를 걱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황교안 법무장관이 이 총리의 발언 다음날 "부정부패를 발본색원하겠다"고 공표한데 반해 대검찰청은 따로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것도 검찰총장의 불편한 심기를 반영한다.

    앞서 이완구 총리는 대국민담화를 통해 "암적인 요소들을 과감히 도려내야 한다",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부정부패를 발본색원하겠다"는 등의 강도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기자회견 불과 몇시간 전에 출입기자들에게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긴급하게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이 총리의 담화문 발표 다음날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조상진 부장검사)가 포스코건설 본사를 압수수색하며 비자금 수사 시작을 알렸다. 그리고 엿새 뒤에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임관혁 부장검사)가 자원개발 수사의 첫 타깃으로 경남기업과 고 성완종 전 회장 주변을 압수수색했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