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입점불허로 부도 위기에 놓인 포항 두호동 복합상가호텔 사업과 관련해 이해 당사자 간 첫 간담회가 열렸다.
시장상인회의 불참으로 반쪽 간담회로 진행됐지만, 포항시와 사업자, 주민 등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9일 두호동 호텔·마트 주민추진위원회 등에 따르면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인근에 건립된 복합 상가건물 사업의 부도가 가시화되고 있다.
은행 대출의 조건이었던 대형마트가 입점하지 못하면서, 채권단이 10일부터 자금 회수 절차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시행사인 STS개발은 두호복합상가호텔 사업에 투입된 사업비 1천250억원 중 900억원을 대출받았다.
자금 회수가 시작된 이후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면 두호동 사업장뿐 아니라 시행사까지 부도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자 호텔·롯데마트주민추진위원회는 9일 포항시와 시행사, 롯데마트, 죽도시장과 중앙상가 상인회 등을 초청해 두호동 주민센터에서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사태해결에 나섰다.
주민추진위원회 김승태 대표는 "포항시민들의 염원인 호텔이 조속히 개관되길 바라는 마음에 이번 간담회를 개최했다"면서 "지역 주민과 포항시를 위해서라도 부도사업장으로 남는 일이 생겨서는 안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호텔사업과 관련해 시의회는 지역민들이 함께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포항시의회 김상원 의원은 "전직 시장의 결정을 바꾸기가 싶지 않은게 사실이다"면서 "하지만 변화가 필요할때 변하지 않으면 쇠퇴한다는 것을 잊지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의회도 해결방법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함께 여성단체와 지역 자생단체들은 두호동과 포항 북구지역 발전을 위해 호텔과 대형마트가 입점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포항시여성협의회 박춘순 회장은 "대형마트들이 사실상 남구에 몰려 있다"면서 "회원들 대부분이 생활편의를 위해 북구에 마트가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주부인 여성들이 나서서 돕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호텔·마트 찬성여론이 확산되자 그동안 한발 물러나 있던 포항시가 입장을 바꿔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겠다고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포항시 방청제 경제노동과장은 "사업자와 소송을 펼쳐온 입장에서 그동안 중재에 나서지 못했다"면서 "전통시장과 사업자간 간담회 개최 등 원만한 상생을 위해 포항시가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마트입점 불허가 포항지역 상인 전체의 뜻이 아니며, 지역 발전을 위해 호텔·마트 사업이 필요하다는 상인들도 목소리를 냈다.
죽도수산시장 상인회 박순복 회장은 "포항시민만으로는 죽도시장은 운영이 안되며, 타지역에서 관광객이 와줘야 된다"면서 "주차장 건설 등 좋은 상생협의가 되면 시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또 "그동안 포항시상인연합회 회원들이 제대로 된 논의도 없이 반대만 해 왔다"면서 "투표 등을 통해 상인들의 뜻을 정리하는게 우선되야 한다"고 설명했다.
시행사인 STS개발과 롯데마트는 지역 상인들과 공생할 수 있는 안을 마련하겠다며 지역상인들에게 상생방안 협의를 제안했다.
이번 간담회에 불참한 죽도시장과 중앙상가 상인회는 오는 13일 회의를 통해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베스트웨스턴 포항호텔과 호텔·롯데마트주민추진위원회가 지난달 28일부터 추진한 호텔·마트 사업정상화 포항시민 서명에 9일 현재 3만5천600명이 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