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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2015 히트작'은 바로 너, 구자욱이다



야구

    삼성 '2015 히트작'은 바로 너, 구자욱이다

    '잠깐만요, 길어서 벗기도 힘드네요' 삼성 구자욱이 28일 SK와 시즌 개막전에서 3회 쐐기 2루타를 친 뒤 2루에서 발목 보호대를 벗고 있다.(대구=삼성 라이온즈)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삼성-SK의 공식 개막전이 열린 28일 대구구장. 경기 전 삼성 내야수 구자욱(22)은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날은 시즌 개막전이자 구자욱의 1군 공식 경기 데뷔전이었다. 지난 2012년 2라운드 12순위로 입단한 구자욱은 상무 복무 등 그동안 퓨처스리그에서만 뛰었다.

    구자욱은 3년 만의 1군 데뷔전을 앞두고 일단 "설렌다"고 했다. 그러나 그 표정에는 긴장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구자욱은 "어젯밤에 잠은 푹 잘 잤다"고 했다. 여느 신인급 선수 같지 않았다.

    사실 구자욱은 시즌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한화를 비롯해 각 팀에서 그에 대해 눈독을 들였지만 삼성에서 트레이드 불가 방침을 세웠다는 소식이 나오면서였다. 장래성을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여기에 189cm, 75kg의 훤칠한 키에 연예인 뺨치는 준수한 외모로 스타성까지 갖췄다.

    시범경기 때도 언론과 팬들의 관심이 비상했다. 이에 대한 부담감은 없을까. 구자욱은 "그렇게 크게 부담이 되지는 않는다"면서 "어차피 실력으로 인정을 받아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관계자는 "멘탈이 좋다"면서 "쉽게 들뜨거나 기가 죽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그러고 보니 구자욱은 시범경기를 치른 소감에 대해서도 "정규리그는 조금 다르겠지만 1, 2군 선수들의 기량 차이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고 조심스럽게 자신감을 보였다. 구자욱은 지난해 2군에서 75경기 타율 3할5푼7리 3홈런 48타점 48득점 27도루를 올렸다. 올해 1군 시범경기는 12경기 타율 2할9푼3리 2홈런 7타점 8득점 2도루로 가능성을 인정받아 개막 엔트리에 들었다.

    구자욱의 자신감은 이유가 있었다. 빈 수레가 아니었다. 개막전부터 공수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뽐냈다.

    '데뷔 첫 안타' 삼성 구자욱이 28일 SK와 개막전에서 4회 2타점 2루타를 때려내고 있다.(대구=삼성)

     

    이날 구자욱은 주전 채태인의 부상으로 1루수 6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2회 첫 타석에서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하지만 곧바로 관중의 탄성을 자아내는 플레이를 펼쳤다. 수비부터였다. 3회초 구자욱은 상대 발빠른 1번 이명기의 까다로운 타구를 깔끔하게 처리했다. 크게 바운드된 공이 넘어갈 듯 했지만 큰 키를 이용해 펄쩍 뛰어 잡아낸 뒤 베이스 커버로 들어온 선발 피가로에게 토스했다.

    좋은 수비 뒤 좋은 타격이 나온다는 속설처럼 타석에서도 잘 풀렸다. 2-0으로 앞선 4회 1사 2, 3루에서 상대 선발 밴와트의 초구를 받아쳐 우월 2루타를 뽑아냈다. 시속 117km 변화구를 잡아당겨 승기를 가져온 2타점 적시타였다. 4회와 7회 수비에서도 구자욱은 박정권과 임훈의 까다로운 타구를 잘 처리해냈다.

    하지만 역시 가다듬을 게 적잖은 아직은 원석이다. 4-0으로 앞선 5회 수비에서 구자욱은 실책을 범했다. 1사에서 임훈의 타구를 뒤로 빠뜨렸다. 빠르긴 했지만 충분히 잡을 수 있었던 타구가 글러브 밑으로 빠졌다. 피가로는 이후 볼넷까지 내줘 1, 2루 득점권에 몰렸다. 이후 피가로는 두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처리해 위기를 넘겼지만 구자욱의 실책으로 인해 실점할 수도 있었다.

    일단 구자욱은 1군 데뷔전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삼성이 트레이드 불가를 외친 이유를 입증했다. 5타수 1안타 2타점의 데뷔전 성적. 안타와 출루가 다소 아쉬웠지만 쐐기타와 수비로 팀의 개막전 6-1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구자욱은 "데뷔 첫 안타는 좋았지만 나머지 타석과 수비 실책이 아쉬웠다"면서 "내일부터는 긴장하지 않고 더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삼성은 최근 수년 동안 진흙 속의 진주가 나오듯 히트 상품을 내놨다. 2008년 최형우, 2011년 배영섭이 중고 신인왕을 탔고, 지난해는 박해민이 신인상은 놓쳤지만 신고 선수 신화를 썼다. 올해는 그 역할을 구자욱이 해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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