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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플레이오프, 세터 싸움에서 승부 갈렸다

농구

    V-리그 플레이오프, 세터 싸움에서 승부 갈렸다

    "유광우 형, 챔프전에서 기다리세요." OK저축은행 세터 이민규가 팀을 챔피언결정전으로 이끌었다. (자료사진=KOVO)

     

    V-리그 남녀부 플레이오프 끝났다. 정규리그 성적대로 2위 OK저축은행과 IBK기업은행이 3위 한국전력과 현대건설을 나란히 꺾고 1위 삼성화재와 도로공사가 버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사실 전문가들의 예상은 반반이었다. 그만큼 전력이 비슷했다. 특히 한국전력은 막판 기세가 너무나도 무서웠고, 현대건설도 1, 2위보다 단 1승이 적었을 뿐이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2위 팀들이 3위 팀들보다 확실히 강했다.

    그 차이는 바로 세터였다.

    사실 한국전력은 세터로 고민이 많았다. 권준형을 트레이드로 영입했지만, 시즌 중 현대캐피탈 권영민 트레이드를 시도했을 정도였다.

    물론 기록만 보면 권준형과 OK저축은행 세터 이민규의 토스에 큰 차이는 없다. 권준형은 1, 2차전에서 183개의 토스 중 107개를 정확히 올렸다. 반면 이민규는 214개의 토스 가운데 115개가 정확히 배달됐다.

    문제는 리시브가 흔들렸을 때다. 흔히 말하는 2단 공격을 얼마나 외국인 선수에게 잘 올려주느냐의 차이였다. 또 외국인 선수에 의존하다가도 결정적인 순간 얼마나 과감하게 국내 선수를 활용하냐도 승부를 가른 요인이었다.

    한국전력 신영철 감독은 "권준형의 토스 컨트롤이 흔들렸는데 이 부분이 가장 아쉽다. 앞으로 준형이가 거쳐야 할 부분"이라면서 "서브 리시브가 안 되면 어떻게 공격수에게 올려줄 것인지, 이 부분만 좋아진다면 더 성장할 수 있다. 그래도 준형이가 없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다. 특히 준형이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도 "역시 이민규가 좋은 세터"라면서 "두 팀이 박빙이었다. 세터에서 조금 차이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 해외 진출까지 했던 세터야." IBK기업은행 세터 김사니가 팀을 챔피언결정전에 올려놓았다. (자료사진=KOVO)

     

    여자부도 비슷한 상황이다.

    현대건설 역시 세터가 고민이었다. 염혜선을 내부 FA로 잡고 주장까지 맡겼지만, 신인 드래프트에서 이다영을 뽑으며 둘을 경쟁시켰다.

    기록에서도 IBK기업은행 김사니(211개 중 86개 성공)가 염혜선(242개 중 89개 성공)을 앞섰다. 게다가 염혜선이 폴리에게만 의존한 반면 김사니는 현대건설이 데스티니의 공격을 생각할 때, 박정아와 김희진에게도 토스를 돌렸다.

    김사니는 1차전이 끝난 뒤 "편하게 하면 점수가 비슷해도 역으로 갈 수 있다"면서 "4세트에서 듀스로 30점이 넘었을 때는 역으로 박정아에게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 이대로 가면 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5세트로 가더라도 박정아에게 줬다"고 말했다.

    1, 2차전을 합쳐 폴리는74점을 올렸다. 데스티니 역시 69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점유율은 폴리가 앞섰다. 1, 2차전에서 딱 84개씩 스파이크를 때리며 공격점유율이 58.13%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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