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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 눈물호소 "가난을 증명하며 밥 먹여야 하나요?"



경남

    학부모들 눈물호소 "가난을 증명하며 밥 먹여야 하나요?"

    朴 "학교급식법 해결해달라"…文 "중앙당 차원 강력 추진하겠다"

     

    "형편이 어려워 무상급식을 신청하면 어떻겠냐는 엄마의 질문에 가난한 것 죽어도 친구들한테 보여 주기 싫다고, 차라리 학원 끊고 급식 먹으면 안되냐고 딸은 말합니다. 일반 가정인데도 이 정도로 형편이 안된다는 것에 자괴감마저 들 정도입니다"

    가난함을 보여주기 싫어 무상급식 지원받길 싫어한다는 딸의 이야기를 전한 한 어머니가 "이런 현실이 부끄럽다"며 눈물을 흘렸다.

    주위가 눈물바다가 됐고, 박종훈 경남교육감도 손수건으로 얼굴을 감싸며 한참을 흐느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8일 창원 반송초등학교를 찾아 지원 중단된 무상급식 현안에 대해 학부모들의 의견을 들었다.

    김해에서 자녀 넷을 둔 한 어머니는 "막내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1년에 300만 원이 넘는 돈을 급식비로 지출해야 한다"며 "어려운 형편 때문에 무상급식 지원 신청을 하려 했는데 딸이 죽어도 싫다고 한다"고 말을 꺼냈다.

    그는 "정말 가난한 가정이 아닌 평범한 가정임에도 불구하고 딸의 입에서 친구들한테 가난한 걸 죽어도 보여주는 것 싫다는 말을 들었을 때 이 정도로 형편이 안된다는 것에 자괴감마저 들 정도"라고 눈물을 지었다.

    그는 "납세의 의무도 충분히 지키고 있는데 밥 한 끼 마음대로 먹여주지 못하는 현실이 정말 부끄럽다"며 "가정에 부담이 안되고 아이들이 낙인찍히지 않고 밥을 먹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양산의 한 어머니는 "무상급식은 단순한 밥 한끼가 아니라 학교 교육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도지사도 알아야 한다"며 "아이들이 '엄마 나 그냥 친구들하고 편하게 밥 먹으면 안돼? 꼭 가난을 증명하면서 밥을 먹어야 하나요?'라는 얘길 한다"고 학부모들의 현실을 전했다.

    한 어머니는 학부모들보다 왜 홍준표 지사를 먼저 만났냐고 묻기도 했다.

    문 대표는 "지금이라도 해법이 있는 지, 중재가 가능한 지, 도울 길이 있을까 해서 홍 지사를 만났는데 실패했다"며 "워낙 완강하게 자신의 소신을 주장해 벽을 보고 만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가난하고 공짜 밥을 먹는다는 낙인효과가 자라나는 아이들에겐 상처가 되는데 참으로 안타깝다"며 "중앙 정치는 학교급식법 입법을 해내고, 학부모와 교육청도 이런 사안에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학부모와의 간담회에 앞서 박 교육감을 만나 무상급식 현안을 논의했다.

    박 교육감은 "무상교육이 확대되어 온 과정 중에서 급식만큼은 지방자치제도의 산물"이라며 "교육청과 지자체가 협조에서 이뤄진 지역 협치의 좋은 모델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교육감은 "홍 지사에게 4차례나 대화를 제안했는데 전혀 답이 없다"며 "저로서는 내놓을 수 있는 카드란게 없는게 현실인데, 급식이 중단돼도 홍 지사와 만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박 교육감은 "당장 4월이면 급식 대란이 올 수 밖에 없다"면서 "급식 재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계류중인 학교급식법을 국회 차원에서 완성해주면 최고의 작품이 되지 않겠나 싶다"며 무상급식 법제화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문 대표는 "저도 어릴 때 급식 혜택을 받으면서 배고픔보다 부끄러운게 참 어려웠다"며 "우리 아이들만큼은 그런 시대를 물려주지 말자며 허리 띠를 졸라매고 나라를 발전시켜왔는데, 아이들 밥까지 그러니까 답답하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학교급식법 개정은 중앙당 차원에서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이날 박 교육감과 함께 초등학생들에게 점심을 배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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