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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오늘 뭐했지?]'노장 군단' 고려증권의 전승 우승



농구

    [1990:오늘 뭐했지?]'노장 군단' 고려증권의 전승 우승

    장윤창 경기대 교수의 현역 시절 모습(왼쪽)과 최근 모습. (유튜브 캡처/자료사진)

     

    [90년대 문화가 다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응답하라' 시리즈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고, '토토가'는 길거리에 다시 90년대 음악이 흐르게 만들었습니다. 사실 90년대는 스포츠의 중흥기였습니다. 하이틴 잡지에 가수, 배우, 개그맨 등과 함께 스포츠 스타의 인기 순위가 실릴 정도였으니까요. 그렇다면 90년대 스포츠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지금으로부터 25년 전. 90년대 문화가 시작된 1990년 오늘로 돌아가보려 합니다.]

    현대캐피탈이 V-리그 출범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아시다시피 현대캐피탈은 삼성화재와 함께 유이한 V-리그 우승팀인데요. 물론 우승 횟수에 큰 차이는 있지만, 그래도 삼성화재를 막을 수 있는 현대캐피탈이었습니다. 그런 현대캐피탈이 첫 포스트시즌 탈락이라는 수모와 함께 눈물을 흘렸습니다.

    사실 삼성화재 창단 전부터 현대캐피탈은 '명가'였습니다. 대통령배 배구대회 4회, 슈퍼리그 1회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당시 라이벌이 바로 고려증권이었죠.

    25년 전 오늘. 바로 1990년 3월5일에는 현대캐피탈의 전신 현대자동차써비스와 고려증권이 제7회 대통령배 배구대회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맞붙었습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올 시즌과 마찬가지로 현대캐피탈이 울었습니다.

    먼저 3월4일 1차전에 열렸는데요. 고려증권이 3-1(13-15 17-15 15-9 15-3)로 승리했습니다.

    당시 현대자동차써비스는 장신 군단이었습니다. 200cm 이종경이 독일에서 무릎 수술 후 복귀했고, 202cm 양진웅도 버티고 있었습니다. 여기에 한양대 졸업반이었던 195cm 이명학까지 가세했습니다. 왼쪽에는 전천후 공격수였던 노진수도 있었죠.

    반면 고려증권은 주전 평균 연령이 28세인 노장 팀이었습니다. 당시에는 30대 선수가 흔치 않았으니 고려증권의 노쇠화를 짐작할 수 있으시겠죠.

    1차전 1세트는 현대자동차써비스가 먼저 잡았습니다. 히든카드였던 지창영의 이동 공격에 고려증권이 무너졌습니다. 하지만 고려증권은 장윤창의 스파이크로 경기를 뒤집었습니다. 장윤창은 2세트 12-13, 14-15로 뒤질 때마다 스파이크를 내리꽂아 고려증권의 1세트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그리고 5일 열린 2차전. 고려증권은 현대자동차써비스를 3-0(15-11 15-7 15-2)으로 완파하고 정상에 올랐습니다. 경기 내용을 따로 설명할 필요 없는 말 그대로 완승이었습니다.

    특히 고려증권은 15전 전승 우승에다 6회 대회 챔피언결정전 이후 24연승 행진을 계속했습니다. 당시 고려증권에 대한 평가를 살펴보면 '여섯 명이 한 몸처럼 움직이는 탄탄한 조직력'이라는 표현이 있는데요. 그만큼 진준택 감독의 지휘 아래 정말 짜임새 있는 배구를 했습니다.

    그럼 당시 고려증권 멤버를 살펴볼까요. 일단 대회 MVP는 장윤창이 받았습니다. 최근 아들과 관련해 안 좋은 일도 있었지만, 1978년 인창고 3학년 때 처음 대표로 발탁돼 당시로는 최장수 대표 기록도 가지고 있을 정도로 기량은 탁월했습니다. 류중탁 플레잉코치와 함께 현역 선수 중 가장 나이가 많았는데요. 당시 나이 서른이었지만, 20대 후반 은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니 노장 중의 노장이었습니다. 여기에 세터 이경석과 정의탁, 홍해천, 이재필 등이 주축 선수였습니다.

    당시 고려증권 멤버로는 유일하게 V-리그 남자팀 감독을 맡았던 이경석 현 KOVO 경기감독관. (자료사진=KOVO)

     

    사실 당시 공격 랭킹(성공률 기준)을 살펴보면 고려증권 선수들은 5위 안에 없습니다. 이상렬(금성), 강성형(한양대), 서남원(금성), 박삼룡(서울시청), 최천식(대한항공)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대신 토스율 1위 이경석의 볼 배급과 함께 다양한 공격으로 상대를 압박했습니다. 이경석의 토스와 함께 장윤창의 백어택과 이재필의 오픈 공격, 류중탁의 속공, 정의탁의 개인시간차 등 다채로운 공격이 펼쳐졌고, 여기에 홍해천의 그림 같은 수비가 더해졌습니다. 고려증권이 강한 이유였습니다.

    어쩌다보니 현대가 울었던 이야기만 나왔는데요. V-리그 출범 후 삼성화재의 독주에 그나마 견제를 했던 것도 현대캐피탈이고, 삼성화재가 창단하기 전 고려증권과 양강 구도를 이룬 것도 현대자동차써비스입니다. 대통령배와 슈퍼리그에서 고려증권이 6번, 현대자동차써비스가 5번 우승을 했습니다. 그 사이에 우승한 팀은 한양대와 상무가 전부니 현대의 힘을 아시겠죠. 지금과 마찬가지로 대한항공, 금성(LIG손해보험 전신)이 있었지만, 양강 구도를 깨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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