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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서금회 내정설…인사시스템 비웃는 '보이지 않는 손'



금융/증시

    또다시 서금회 내정설…인사시스템 비웃는 '보이지 않는 손'

    저조한 대통령 지지율 의식, 기류변화 움직임 감지

    (사진=이미지비트 제공/자료사진)

     

    금융기관 수장들이 잇따라 바뀌는 가운데 민간 금융회사와 민간 연구기관에 서강대 출신이 중용될 것으로 알려져 지난해 금융권을 떠들썩하게 했던 '신(新)관치'와 '서금회(서강대 금융인회)' 논란이 불거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런 논란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자 정권에 대한 부담감 등을 이유로 이들이 배제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흘러나와 관심이 쏠린다.

    ◇ 차기 금융연구원장·KB손해보험 초대 대표 서강대 인사 유력 거론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음달 3년간의 임기를 마치는 윤창현 금융연구원장의 후임에 서강대 경제학부 남주하 교수 등 서강대 출신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다.

    서강대 학사 출신으로 2000년부터 모교에서 강의하고 있는 남주하 교수는 서강학파의 핵심 인물로 현재 금융발전심의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박근혜 대통령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소속이기도 하다.

    서 교수는 지난해 선임된 이덕훈 수출입은행장과 홍성국 대우증권 사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과 함께 서강대 출신이어서 특정 대학에 대한 특혜 논란이 이는 것이다.

    특히 금융연구원은 민간기관으로 이사회 의장인 은행연합회회장이 후보 추천 권한을 갖고 있지만 차기 연구원장 선임과정에서 완전히 배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남 교수가 발탁될 경우 신관치 논란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 후보추천권 가진 하영구 전은연회장 "후보군 하마평은 금시초문"

    하영구 은행연합회 회장은 금융연구원장 교체 설(設)에 대해 "차기 원장 후보를 추리지도 않았다. 차기 원장 하마평은 전혀 알지 못하는 이야기"라며 "금융위원회에 (연구원장 교체 관련 내용을) 확인해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위 고위관계자는 "금융연구원장은 은행연합회장이 후보 추천 권한을 갖고 있고 차기 원장으로 누가 선임될지는 알지 못 한다"고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았다.

    지난해 말 우리은행 행장후보추천위원회가 첫 회의를 갖기도 전에 금융당국이 이순우 당시 행장을 1순위로 하는 후보리스트를 청와대에 올렸다가 반려된 뒤, 이광구 당시 부행장의 내정설이 흘러나오고 이후 현실이 됐던 수순과 여러 모로 닮아있다.

    공식적인 인사스시템은 존재만할 뿐 작동하지 않으며, 인사시스템 위에서 '보이지 않는 손'만 작동하는 것이다.

    하영구 은행연합회 회장 (자료사진)

     

    ◇ 인사시스템 비웃는 '보이지 않는 손'

    여기에다 역시 서강대 출신인 김병헌 LIG손해보험 사장이 초대 KB손해보험 사장에 오른다면 이러한 논란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LIG손보 인수 승인을 받은 KB금융지주는 오는 4월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로부터 미국 내 영업을 위한 지주사 승인을 받는 대로 LIG손보 최종 인수 계약을 마무리 하고 초대 KB손보 대표로 김 사장을 선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에도 금융권 인사를 앞두고 여러 차례 내정설이 제기됐지만, 내정설이 제기된 인사는 여러 비판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원안대로 확정되는 일이 이어지면서 이번 논란을 바라보는 금융권의 시각은 곱지 않다.

    은행연합회장 선임당시 하영구 후보에 대해 온갖 억측이 난무하자 금융노조가 회장 선출을 위한 총회를 저지하는 상황까지 이르렀지만 은행연합회는 인근 호텔로 옮겨 차기 회장으로 하영구 후보를 선출했고, 우리은행 행장후보추천위원회도 내정설이 파다했던 이광구 부행장을 결국 차기 행장으로 선임한 바 있다.

    ◇ 신관치·서금회 논란 일자 서강대 배제 기류도

    그러나 이번 내정 설에는 기류변화도 감지된다.

    남주하 교수가 차기 금융연구원장으로 유력하다는 소식이 알려지고 일각에서 서금회 논란이 일 조짐이 보이자 금융당국이 남 교수를 배제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차기 금융연구원장에는 이상제 금융연구원 연구조정실장 겸 금융산업 연구실장이 거론된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과 미국 컬럼비아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이 실장은 기획재정부 장관과 금융위원장 자문관을 역임했다.

    KB손보 신임 사장을 두고도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서금회 논란으로 KB금융에서 김병헌 사장을 초대 대표로 선임하는데 대한 우려가 나오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런 기류 변화에 은행장 등을 역임했음에도 서금회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 등이 언론에 부각되며 우리금융지주 회장에서 낙마했던 이덕훈 전 행장(현 수출입은행장)처럼 '역차별을 받는다'는 불만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서 교수는 서강대 출신이지만 서금회 출신은 아니고, 김병헌 사장 역시 박근혜 정권 출범 전인 2013년 6월 3년 임기로 선임돼 임기가 1년 이상 남은 상태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 대통령 지지율 20%, 정치금융 밀어붙이기에 제동거나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내정자를 강행했던 지난해와 달리 논란에 따른 인사 배제 움직임이 감지되는 것은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예전 같지 않은 상황이 고려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등 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40%대의 지지율을 유지했던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올해 초 연말정산 파동 이후 20%대까지 떨어지면서 금융권의 신관치·서금회 논란이 정권에 추가 악재가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됐을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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