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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골프장 다니며 호화생활" 교민첩보로 2년 만에 검거



법조

    "태국 골프장 다니며 호화생활" 교민첩보로 2년 만에 검거

    악성프로그램 심는 등 수법으로 관급공사 919억원 불법낙찰

    (사진=이미지비트 제공/자료사진)

     

    "지명수배 중인 홍00씨가 태국 현지에서 골프장을 다니면서 호화롭게 생활하고 있다"

    지난해 태국 교포들 사이에서 오가는 A4용지 반 쪽 분량의 '소문'이 현지 대사관을 통해 '첩보' 수준으로 검찰에 전해졌다.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 관급공사 불법낙찰 사건으로 수사망에 오른 일당들 가운데 해외로 도피한 홍모(43)씨의 거취가 불분명해 검찰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을 때였다. 홍씨는 수사가 시작된 직후인 지난 2013년 4월 출국한 상태였다.

    검찰은 소문 당사자인 홍씨와 나라장터 사건 도피범인 홍씨가 동일인인 것을 확인한 뒤 즉각 인터폴에 적색수배 조치를 요청했다. 적색수배는 청·녹·황·흑·적색 등 5단계의 수배 조치 중 살인이나 고액사기 등 중범죄자들에게 발효되는 것이다.

    검찰은 태국 이민국에도 홍씨의 강제추방을 요청했고, 태국 현지에 파견된 담당 경찰관의 협조 요청을 받은 이민국은 홍씨를 칸타나부리에 위치한 자택에서 검거했다. 태국 현지 법원은 홍씨를 검거한 다음날 강제추방 결정을 내렸다.

    홍씨가 해외로 도피한 지 약 2년 만인 지난달 27일, 검찰은 태국에서 홍씨의 신병을 인수 받았다.

    국내로 송환된 홍씨는 검찰 조사 당시 태국 현지에서 호화롭게 생활했다는 첩보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오히려 홍씨는 "어렵게 생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검찰은 홍씨가 국내에 있던 내연녀와 지인들을 통해 현지에서 현금을 수시로 전달 받은 점, 수천만원 상당을 지니고 도피했던 정황 등을 토대로 호화생활을 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홍씨는 태국 현지 지인들의 계좌를 통해 국내에서 송금을 받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검찰은 태국 현지의 우리나라 영사관에 홍씨의 현지 생활상을 확인해달라고 요청해 놓은 상태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이정수 부장검사)는 15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홍씨를 지난 13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홍씨는 총 50명의 나라장터 관급공사 불법낙찰 범행을 저지른 일당 가운데 해외 도피한 4명 중 1명으로 건설사 직원 출신 입찰브로커였다.

    홍씨 등은 지난 2011년 6월부터 이듬해 10월까지 낙찰 하한가를 조작해 경기, 강원권 관급공사 57건의 공사대금 총 919억원 상당을 불법 낙찰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홍씨 등은 지방자치단체나 입찰에 응하는 건설사 직원들의 이메일에 악성프로그램을 깔거나, 방문을 가장해 사무실에 들어간 뒤 컴퓨터에 CD를 넣어 몰래 정보를 빼내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로 인해 피해를 입은 기관들은 경기도 가평군, 포천시, 한국농어촌공사, 국토관리사무소 등 17곳이다.

    지난 2011년 6월에는 '가평도시 계획도로 개설공사'에서 47억 상당, 이듬해 10월에는 '군도 13호선 녹수지구 급경사지 정비공사' 35억 상당을 불법 낙찰 받는 등 기관들과 건설사들의 피해 규모는 상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RELNEWS:right}검찰은 지난 2012년부터 현재까지 이 사건과 관련해 홍씨 등 19명을 구속기소하는 등 모두 49명을 기소했고, 달아난 건설사 대표 1명을 추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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