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사드(THAAD) 논란, 누가 왜 키우나



국방/외교

    사드(THAAD) 논란, 누가 왜 키우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를 놓고 미국과 중국이 우리나라를 사이에 두고 양쪽에서 쥐고 흔드는 형국이 갈수록 노골화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사드 배치와 관련해 아무 것도 결정된 바 없다고 하는데도 막무가내 식으로 자기 입장만 얘기하는 강대국의 갑질인 셈이다.

    창완취안 중국 국방부장은 지난 4일 서울에서 열린 한중 국방장관회담에서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사드 문제는 당초 의제에 없었다는 점에서 창완취안 부장은 이날 외교적 결례를 감수하고 작심 발언한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지난해 7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사드 문제를 직접 거론하며 신중한 처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CBS 스마트뉴스팀 임금진]

     


    이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은 한결같다.

    외교부나 국방부 고위 당국자들은 계기 때마다 "(사드 배치에 대한) 미국 측의 결정이나 요청이 없었으며 협의도 가진 바 없다"고 토씨까지 바꾸지 않고 말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도 우리와 거의 같다.

    토니 블린켄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지난 9일 조태용 외교부 1차관을 면담한 뒤 기자들에게 "(사드 배치는) 결정된 바도 없고 실질적 협의가 이뤄진 적도 없다"고 말했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도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현재로선 한국 정부와 공식적인 협의 채널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행정부 내 다른 경로에선 전혀 상반된 메시지가 흘러나오고 있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10일 정례브리핑에서 사드 배치와 관련해 "한국 측과 지속적인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데이비드 헬비 국방부 동아시아 부차관보는 다음날 "양국 정부는 사드 배치와 관련해 어떤 협의도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지만 석연찮은 여운을 남겼다.

    미국 측 인사들은 행정부의 공식 입장과 달리 치고 빠지기 식으로 사드 배치 필요성을 제기하며 '군불 때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6월에는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이 "미국이 한국에 사드 도입을 요청했다"고 말해 논란을 키운 바 있다.

    이런 배경에는 미국 군산복합체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사드 배치는 한미 양국 중에서 먼저 거론하는 쪽이 불리한 게임이다.

    만약 미국이 먼저 사드 배치를 공식적으로 요구한다면 1개 포대(미사일 48발)에만 1조원이 넘는 고가 장비를 미국이 대부분 부담해야 한다. 아쉬운 쪽이 돈을 내야 하는 이치다.

    한미 양국이 사드 배치에 대해 다소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는 데는 이런 이유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미국이 주한미군 방어를 위해 사드를 배치하는 것은 전혀 반대할 이유가 없지만 우리도 장거리 미사일 요격 시스템을 개발중이기 때문에 굳이 앞장서서 도입을 요청하는 것은 국방전략과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아직 결정도 협의도 이뤄지지 않은' 사드를 계속 문제 삼는 것은 또 다른 이유에서다.

    중국 측 우려와는 달리 사드는 중국의 대륙간탄도탄(ICBM)을 요격할 수 없다.

    중국이 만약 미국을 향해 ICBM을 발사할 경우 한국 상공에 도달하기도 전에 성층권보다 더 높이 솟아오르기 때문에 고도 150km가 한계인 사드로는 타격이 어렵다. 궤도 자체도 한국 상공을 지나가지 않는다.

    다만 사드 시스템의 한 부분인 X밴드 레이더가 한국에 배치될 경우 중국의 미사일 배치는 물론 주요 시설까지 노출될 위험은 있다.

    그러나 이 문제 또한, 설령 X밴드 레이더가 배치되더라도 탐지 방향은 중국 쪽이 아니라 북한 쪽을 향하게 될 것이고 이를 중국 당국이 확인, 감시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