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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수위' 넘은 대기업의 자사 영화 밀어주기



영화

    '위험수위' 넘은 대기업의 자사 영화 밀어주기

    • 2015-02-12 06:00

    [한국 영화 안녕한가요 ⑩] 멀티플렉스 스크린 독과점 실태 보고

    한국 영화산업이 3년 연속 관객 1억 명을 넘어서며 최고의 호황입니다. 그렇다면 한국 영화는 지금 안녕할까요? 그렇지 못합니다. 관객들은 잔뜩 화가 나 있고 좌절한 영화 제작자들도 울분을 삼키고 있습니다. CBS 노컷뉴스가 화려함 속에 감춰진 한국 영화의 불편한 민낯을 연속 보도합니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누구를 위한 영화관인가…빼앗긴 '볼 권리'
    ② 돌려쓰는 극장용 '3D 안경'…이대로 괜찮나?
    ③ "왜 영화 상영시간에 광고를 끼워넣죠?"
    ④ "극장 팝콘값 뻥튀기 담합?"…울며 겨자 먹는 관객들
    ⑤ "영화 대기업 횡포? 짜증을 드러내야 바뀌죠!"
    ⑥ [단독] CGV, '선택권' 앞세워 '영화값 6%' 편법 인상
    ⑦ 프리미엄관에 가봤더니…영화 관객은 '봉'
    ⑧ 뒷짐 진 공정위…영화 관객만 '부글부글'
    ⑨ "영화 만들기…이젠 행복 아니라 고통입니다"
    ⑩ '위험수위' 넘은 대기업의 자사 영화 밀어주기

    자료사진/황진환 기자

     

    대기업 멀티플렉스 극장이 그룹 계열사에서 투자·배급하는 영화에 특별히 많은 상영관을 몰아 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천만영화'이지만 '국제시장'은 되고 '변호인'은 안 되는 것이 있다. 역대 흥행 2위에 올라 있는 외화 '아바타'(누적관객수 1330만 2637명)의 기록에 도전하는 일이다.

    1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국제시장은 전날까지 누적관객수 1318만 6620명을 기록하며 아바타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7일 개봉한 이래 9주차를 보내고 있는 국제시장은 이 추세대로라면 이번 주말 아바타를 제치고 역대 흥행 2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 변호인이 국제시장을 넘을 수 없는 이유

     

    일주일에 수십 편의 영화가 개봉하는 치열한 극장 환경에서 국제시장이 이처럼 오랜 기간 다수의 스크린을 점유하면서 역대 흥행 2위를 목전에 두게 된 동력은 무엇일까?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인 CJ CGV와 국제시장의 투자·배급사 CJ E&M이 CJ그룹 계열사라는 데 있다는 것이 영화계의 중론이다.

    국내 영화 시장에서 CGV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영진위의 '2014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3대 멀티플렉스인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는 전체 상영관 2281개 중 92%인 2098개를 점유하고 있다. 이는 다시 CGV 948개, 롯데시네마 698개, 메가박스 452개로 나뉘는데, CGV가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영진위의 '멀티플렉스 체인별 상영현황 통계'와 '일자별 통계 정보'에 따르면 국제시장은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지난달 13일 상영횟수 점유율 27.5%를 찍은 이후, 한 달가량 지난 10일까지 꾸준히 11~21%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국제시장의 개봉 시점과 거의 동일한, 2013년 12월 18일 개봉한 변호인은 이듬해 1월 19일 1000만 관객을 넘어섰는데, 국제시장보다 5일 늦은 기록이다. 1000만 관객 동원 당시 변호인의 상영횟수 점유율은 17.1%로 국제시장보다 10.4%포인트나 낮았다.

    변호인의 상영횟수 점유율은 1000만 돌파 시점으로부터 5일 뒤인 24일 10%로 떨어지더니 1100만 관객을 넘긴 지난해 2월 1일 6.6%, 보름 뒤인 16일 0.9%로 급감했다.

    익명을 요구한 영화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변호인이 1000만 관객을 넘길 즈음 '겨울왕국' 신드롬이 분데다, CJ E&M에서 투자·배급한 '수상한 그녀' 개봉과 맞물리면서 CGV 상영관이 그쪽으로 몰린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 "자사 영화에는 관대…중소 배급사에는 엄격"

    자료사진/황진환 기자

     

    실제로 자료를 보면 변호인의 상영횟수 감소는 지난해 1월 16일 겨울왕국, 22일 수상한 그녀의 개봉 시점과 자연스레 연결된다. 문제는 CGV가 계열사 영화인 수상한 그녀에 대해 여타 멀티플렉스보다 폭넓은 기회를 줬다는 데 있다.

    수상한 그녀 개봉 첫날인 지난해 1월 22일 CGV에서의 상영횟수 점유율은 21.4%로 롯데시네마(18.6%), 메가박스(16.8%)보다 각각 3%포인트, 5%포인트 정도 높다. 이후 수상한 그녀는 개봉 한 달 반이 지난 3월 5일까지 10~20%의 점유율을 오가다가, 29일 0%대로 떨어질 때까지 두 달 넘게 꾸준히 상영되며 86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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