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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짐 진 공정위…영화관객만 '부글부글'



영화

    뒷짐 진 공정위…영화관객만 '부글부글'

    • 2015-02-10 06:00

    [한국 영화 안녕한가요 ⑧] 공정위, 담합 조사 요구에 8개월 동안 '묵묵부답'

    한국 영화산업이 3년 연속 관객 1억 명을 넘어서며 최고의 호황입니다. 그렇다면 한국 영화는 지금 안녕할까요? 그렇지 못합니다. 관객들은 잔뜩 화가 나 있고 좌절한 영화제작자들도 울분을 삼키고 있습니다. CBS 노컷뉴스가 화려함 속에 감춰진 한국 영화의 불편한 민낯을 연속 보도합니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누구를 위한 영화관인가…빼앗긴 '볼 권리'
    ② 돌려쓰는 극장용 '3D 안경'…이대로 괜찮나?
    ③ "왜 영화 상영시간에 광고를 끼워넣죠?"
    ④ "극장 팝콘값 뻥튀기 담합?"…울며 겨자 먹는 관객들
    ⑤ "영화 대기업 횡포? 짜증을 드러내야 바뀌죠!"
    ⑥ [단독] CGV, '선택권' 앞세워 '영화값 6%' 편법 인상
    ⑦ 프리미엄관에 가봤더니…영화 관객은 '봉'
    ⑧ 뒷짐 진 공정위…영화관객만 '부글부글'

    "즉석 콤보세트가 1만1000원이다. 사진 옆 어린 학생들이 2시간 동안 일해야 저거 한 개 살 수 있는 게 너무 슬픈 사회라 느껴진다"

    "요즘 비싼 영화관람료와 대형 멀티플렉스들의 꼼수 영업을 생각하면 잘못인 줄 알면서도 친구들에게 불법 다운로드를 권하게 된다"

    '한국 영화 안녕한가요'라는 CBS 노컷뉴스의 연속 기획 보도에 달린 댓글 가운데 일부다. 영화 관객들이 화가 나도 아주 단단히 났다.

    9일 오후 서울 종로 롯데시네마 피카디리 앞에서 참여연대·민변민생경제위원회·청년유니온 주최로 열린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멀티플렉스 3사의 불공정거래행위 공정위 신고’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황진환기자

     

    ◈ 뿔난 영화 관객 '부글부글'…잇따른 공정위 신고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청년유니온은 9일 서울 종로에 있는 롯데시네마 피카다리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형 멀티플렉스의 횡포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공정위 신고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팝콘 등 부당한 판매 가격 문제(시장지배적 지위남용)'와 '3D 안경 끼워팔기(불공정거래행위 중 거래강제)', '부당한 광고 상영(거래상 지위남용)', '포인트 주말 사용 제한 금지(거래상 지위남용)', '상영시간에 광고 시간 포함(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요약된다.

    영화진흥위원회의 '2014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극장 356개 중 82.8%에 해당하는 295개가 멀티플렉스 극장이다. 멀티플렉스의 관객 점유율은 총 관객 수의 96.9%, 총 매출 점유율의 97.5%에 달한다.

    특히 3대 멀티플렉스인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의 극장 수는 288개로 전체의 80.9%를 점유하고 있다. 이들 3사의 스크린 수는 전체(2,281개)의 92%인 2,098개로 그 비중이 절대적이다.

    대형 멀티플렉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지난해 6월 한국 소비자단체협의회는 복합상영관들이 운영하는 팝콘, 음료 등 매점 상품의 원가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소비자들의 구매 비중이 가장 높은 콤보의 경우 판매가격이 원재료 가격에 비해 4.7배나 비쌌다. 또 3대 멀티플렉스의 영화 관람료와 매점가격이 동일하게 형성돼 가격담합이 의심된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철저한 조사를 의뢰했다.

    지난해 11월 19일 오전 서울 명륜동 CGV대학로점 앞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다룬 영화 ’다이빙벨‘ 에 대한 멀티플렉스 차별행위 공정위 신고 기자회견’ 에 참석한 영화·예술·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황진환기자

     

    ◈ 공정위, 담합 조사 요구에 8개월 동안 '묵묵부답'

    하지만 공정위는 8개월이 지나도록 소비자단체의 조사요구에 묵묵부답이다.

    한국 소비자단체협의회의 한 관계자는 "3개월 이상 회계사 등 각계 전문가들이 모여 조사한 결과를 공정위에 전달하며 신속한 조사를 요구했는데 아무 소식이 없어 너무 답답하다"면서 "공정위가 조사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내용을 다시 한 번 확인해 보겠다"면서도 "아무리 담합의 소지가 있다 하더라도 담합으로 의결하기까지는 충분한 법적 검토가 필요해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참여연대와 영화배급사 '시네마달'은 지난해 11월에도 영화 '다이빙벨'에 대한 상영관 배정과 대관을 거부한 혐의로 대형 멀티플렉스를 공정위에 신고했지만 이에 대한 조사 역시 지지부진한 형국이다.

    조사를 맡은 공정위 서울사무소 측은 "사건 조사와 관련해서는 노코멘트가 원칙"이라면서 "구체적인 사항은 이야기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다른 공정위 관계자는 "공정위는 사후 규제기관이라는 한계가 있다"면서 "다양성 영화에 대한 보호와 지원은 먼저 정책적으로 상호 합의를 해 풀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영화 대기업의 횡포를 비판한 KBS 2TV '개그콘서트'의 한 장면

     

    ◈ 개그 소재로까지 등장한 영화관 '횡포'

    시간이 흐를수록 영화 관객들의 불만은 거세지고 있지만,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지는 않고 있다.

    문체부의 한 관계자는 "영화 소비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 할 방법이 있다면 적극 나서겠다"면서도 "개별 사기업의 가격정책과 영업방침에 대해 일일이 개입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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