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감사원 "공공기관 국책사업 '묻지마' 참여 제동건다"



총리실

    감사원 "공공기관 국책사업 '묻지마' 참여 제동건다"

    잘못된 투자에 면죄부 주는 관행깨고 국책사업도 손실나면 민.형사상 처벌

    (자료사진)

     

    감사원이 정부가 주도하는 대형 국책사업이라 하더라도 부실 투자에 대해서는 전임 공공기관장에 대해서도 경영 책임을 묻기로 했다.

    이에따라 자원외교나 4대강사업 처럼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대형 국책사업에 대한 공공기관들의 소위 '묻지마' 투자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 감사원, 자원외교 관련 강영원 전 석유공사 사장 고발

    감사원은 지난달 2일 석유공사에 대한 경영관리실태 감사 결과 석유공사의 캐나다 하베스트사(社) 인수는 부적절했다며 강영원 전 사장을 검찰에 고발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도록 관련 부처에 요구했다.

    감사원은 강 전 사장이 하베스트社의 정유부문 계열사가 부실자산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인수를 추진했고 이 과정에서 왜곡된 사업추진계획 작성 등을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수사결과 하베스트社 인수 과정에서 강 전 사장의 잘못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강 전 사장은 형사처벌을 면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천문학적인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이처럼 감사원이 전임 공공기관장의 잘못된 경영 판단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기로 한 것은 대형 국책사업으로 인한 공공기관의 부실이 도를 넘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그동안 전 정권에서 진행한 대형 국책사업 등에 대해 감사를 벌이기는 했지만 이미 자리를 떠난 전직 공공기관장에게는 면죄부를 주는 것이 관행이었다.

    이는 대형 국책사업 참여는 해당 공공기관장의 자체 판단 보다는 해당 공공기관장을 임명한 대통령의 의지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그 결과 4대강사업이나 자원외교처럼 엄청난 예산이 투입되면서도 성과는 커녕 부작용과 논란만 양산한 대형 국책사업들이 매 정권마다 반복됐지만 책임지는 사람은 없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감사원의 판단이다.

    감사원 고위관계자는 "석유공사처럼 전 사장에게 배임과 관련한 경영책임을 묻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앞으로도 공공기관장의 부실 투자에 대해서는 경영책임을 묻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전임 기관장에게는 경영책임을 묻지 않다보니 공공기관의 잘못된 투자가 일상화된 측면이 있다"면서 "정권 차원의 국책사업 참여라도 앞으로는 신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 현재 진행중인 국책사업 부실부터 막아야

    (자료사진)

     

    하지만 전임 공공기관장에게 책임을 묻는다고 하더라도 자신을 임명한 대통령의 의지를 거스르고 사업 참여를 거부하는 것이 가능하겠냐는 회의론도 나온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국책사업은 대부분 사업성 보다는 정치적 판단에 의해 결정되고 공공기관은 이를 따를 수밖에 없다"면서 "잘못된 국책사업을 하지 않는 것이 먼저지 뒤늦게 전임 기관장을 처벌하겠다는 것 역시 미봉책으로 보인다"고 하소연했다.

    이 관계자의 지적처럼 감사원은 논란이 되고 있는 4대강사업과 관련해서는 MB정권 당시에도 감사를 진행했지만 문제 없다는 결론을 내놨다가 정권이 바뀐 뒤 결과를 뒤엎었다.

    자원외교와 관련해서도 MB정권 당시 많은 문제점이 제기됐지만 별다른 감사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가 정권이 바뀐 뒤 2년이 지나서야 뒤늦게 잘못된 투자였다는 감사결과를 내놨다.

    이 때문에 감사원이 정권이 바뀔때마다 정권의 입맛에 맞는 감사결과를 내놓는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따라서 잘못된 국책사업을 막기 위해서는 전 정권의 치부를 드러내는데만 골몰할 것이 아니라 현 정권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업에 대해서도 제대로된 감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감사원이 전임 공공기관장에게 경영책임을 묻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책사업에 대해서도 잘잘못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