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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틀렸어, 먼저가" 난해한 차량 초보스티커



사회 일반

    "난 틀렸어, 먼저가" 난해한 차량 초보스티커

    초보, 노인, 아이탑승, 임산부 등 운전자 상태 알리는 문구 제각각

    차량 뒷유리에 부착하는 '초보운전' 문구는 운전자가 도로 상황에 익숙하지 않고, 미숙하다고 알리는 유일한 표시다. 최근 각자의 개성을 살린 각가지 모양과 서체, 문구의 스티커가 등장하면서 노인, 외국인 등이 이를 이해하지 못해 되레 운전에 혼란을 주는 애물단지가 됐다. (부산 CBS)

     

    차량 뒷유리에 부착하는 초보운전, 아이 탑승 스티커가 크기와 색상, 문구가 제각각이어서 운전자들에게 큰 혼란을 주고 있다.

    이 때문에 선진국의 사례와 같이 주행에 방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통일된 마크 제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0시간째 직진 중", "백미러를 안 봄", "초보에게 어쩌라고", "당황하면 후진함", "엉덩이에 뽀뽀 금지", "형, 먼저가" 등.

    요즘 도로에는 개성있는 문구의 초보 운전 스티커를 부착한 차량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하지만, 글자 크기, 서체, 모양, 내용이 제각각이어서 무슨 뜻을 의미하는지 이해하지 못할 경우도 많다.

    게다가 뒤따르는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해 되레 방어운전을 막기도 한다.

    운전자 이성훈(62)씨는 "비가 많이 오거나 안개가 낀 날, 도로가 복잡한 날은 차량 뒷유리 스티커에 써 있는 말이 뭔지 알아보기 힘들다"며 "너무 개성을 살린 문구는 이해가 안 될 경우도 있어 오히려 운전에 방해가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운전자 정희철(52)씨는 "차량 뒷 유리창에 운전자의 상태와는 상관이 없는 문구도 많이 부착돼 있다보니, 일단 유리창에 뭐가 붙어 있으면 신경을 안쓰게 된다"며 "지나치게 큰 문구는 시야까지 가려 불편할 정도"라고 말했다.

    정부는 1995년 7월, 초보운전자들의 빠른 적응과 다른 운전자들의 방어운전을 위해 규격이 일정한 초보운전 스티커 부착을 의무화하고 이를 어길 경우 범칙금을 부과했지만, 시행 5년 만인 1999년, 규제개혁의 일환으로 폐지했다.

    이후 운전자의 상태를 알려야 하는 관련 조항이 아예 없어 초보운전, 아이 탑승, 노약자, 임산부 등을 나타내는 문구가 제각각으로 변한 상황.

    문제는 이같은 복잡한 문구가 되레 도로의 안전을 위협하는 애물단지가 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본 등 선진국의 사례와 같이 원거리에서도 알아볼 수 있고, 이해하기 쉬운 모양, 문구의 차량 상태 알림 표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본에서는 운전자의 상태를 알리는 규격화된 마크 부착이 의무화돼있다. 면허를 딴지 1년 미만 운전자들이 부착하는 새싹마크(왼쪽). 70세 이상 노약자 운전자가 부착하는 단풍마크(오른쪽).원거리에서도 눈에 띄기 쉬운 색상과 도형으로 표현돼 있어 다른 운전자들이 방어 운전을 할 수 있다. (부산 CBS)

     

    일본의 경우 1972년부터 운전면허를 딴 지 1년 미만인 운전자는 의무적으로 통일된 초록색 새싹마크(와카바마크 わかばマーク)를 붙이도록 하고 있다.

    이 마크가 있는 차량을 추월하거나 위협하면 벌점 1점을 받게 된다.

    초보운전자 또한 이 마크를 붙이지 않으면 벌점 1점 처분을 받는다.

    노년층의 교통사고가 늘자 1997년부터 70세 이상 운전자들은 노란색의 단풍마크(모미지마크 もみじマーク)를 자율적으로 부착하도록 하고, 75세 이상은 이 마크를 의무적으로 부착하는 등 운전자의 연령별, 운전경력에 따라 규격화된 스티커 부착을 의무화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 부산지부 임창식 박사는 "'초보운전' 스티커를 부착한 차량이 인근에 있으면 다른 차량이 속도를 더 줄이고, 안전거리를 유지해 사고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초보운전 표시가 운전실력이 미숙하다는 것을 알릴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에 선진국의 사례 처럼 기호화하거나 알아보기 쉬운 표시로 바꿔 의무화하는 등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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