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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상대 '갑질'하는 대학, 맞서기 시작한 학생들



사회 일반

    학생 상대 '갑질'하는 대학, 맞서기 시작한 학생들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본관 (사진=한국외대 홈페이지 캡처)

     

    대학들이 새 학기를 맞아 학생들에게 등록금 인상 등 불리한 학사행정 변경안을 일방적으로 강요하자 학생들도 반격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화여자대학교는 지난 5일 올해 법정 최고 인상률에 맞춰 2.4% 등록금 인상안을 내놓았다.

    최근 3년간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5배 이내로 제한되는 현행법에 따르면 2.4% 인상폭은 올해 대학들이 등록금을 올릴 수 있는 최대치를 꽉 채운 수치다.

    결국 반값등록금 열풍 이후 대부분의 서울 사립대가 등록금 인상을 자제해온 관행을 깨뜨리면서 '도미노' 등록금 인상으로 이어질 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또 이화여대는 정규 8학기 이상을 등록해 졸업 학점을 모두 채운 학생들은 학사학위를 수료한 것으로 보는 '과정수료제'를 신설하기도 했다.

    불필요하게 졸업을 미룬 재학생을 줄이고, 교육부의 대학평가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아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속셈이지만, 살길 막막한 취업준비생들 입장에서는 재학생 신분으로 인턴 등을 지원할 길이 막히게 됐다.

    이와 함께 경희대학교 등에서는 상대평가 여부를 강사 평가와 연계하는 등 사실상 상대평가 확대를 강요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학교를 그만둘 수도 없는 절대 '을'인 학생들을 상대로 이같은 대학들의 일방적인 학사제도 변경이 잇따르면서 참다못한 대학생들도 작지만 의미있는 행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화여대 박유진 총학생회장은 "등록금심의위원회 1, 2차 회의를 보이콧하고 3차 회의를 남겨뒀다"며 "지난 5일 학교 측에 제도를 원점부터 검토하라는 의견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한국외대 학생들은 상대평가 확대방안에 반발해 서울 북부지방법원에 '성적평가제도 효력 정지 가처분신청'을 내고, 지난달 23일부터는 일주일 가까이 학교 본관을 점거해 농성까지 벌였다.

    한국외대 김범 전 총학생회장은 "어문계열이 대다수인 한국외대 특성상 10여명씩 수업을 듣는 경우가 많다"며 "학생 수가 더 적은 몽골어과나 미얀마어과, 스칸디나비아어과 등에서는 5명 정도로도 무리하게 줄세우기를 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서강대학교 역시 학기당 재이수 과목 수를 두 과목에서 한 과목으로 줄이는 등 관련 요건을 강화하겠다고 밝히자 학생들도 대응에 나섰다.

    서강대 총학생회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 중 83%가 수강 과목 축소를 문제삼았다"며 "이달 말쯤 과대표들이 모이는 전체 학생대표자회의를 열고 대응방법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주변 원룸보다도 비싼 기숙사 비용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연세대학교에서는 총학생회가 다른 대학의 기숙사를 직접 찾아가 비교하는 동영상을 제작해 배포하는 '기숙사 원정대'를 꾸리기로 했다.{RELNEWS:right}

    최근 이른바 '땅콩회항'으로 우리 사회에 갑을논쟁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대학들의 일방적 학사행정 변경에 학생들의 작지만 의미있는 저항 움직임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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